[뉴스락]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첫 재판에 참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23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1994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다스의 자금 339억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횡령 혐의와 대통령 재직 당시 삼성전자로부터 미국 다스 소송비 67억원 대납 등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수감된지 62일 만에 재판장에 선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에게 억울함을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러달라 했다”며 관련된 혐의를 부인했다.

다스와 관련한 횡령 혐의에 대해선 “형님과 처남이 만든 회사”라며 본인 소유의 회사라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선 “삼성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는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에 대해선 “평창 올림픽 유치에 세번째 도전하기로 한 삼성 회장이 아닌 IOC 위원으로서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검찰을 빤히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대통령의 딸 주연, 승연, 수연씨를 비롯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417호 법정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형을 선고받은 법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은 417호 법정에 선 네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남았다.

또한 재판이 열린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였다.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었던 만큼 두 전직 대통령의 엇갈린 운명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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