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③ 효성-진흥기업] 효성의 ‘아픈 손가락’ 진흥기업, 이러려고 인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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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효자 건설사들의 행보 ③ 효성-진흥기업] 효성의 ‘아픈 손가락’ 진흥기업, 이러려고 인수했나
7년째 워크아웃 상태 ‘진흥기업’, 무혐의에도 비자금 조성 창구 의혹은 여전
국내 건설시장 정착 노리는 와중 각종 리스크, 올해 워크아웃 탈출의 핵심 난제될 듯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8.06.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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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효성이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각 사업별 독립경영체제 구축을 통한 경영효율 제고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로,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은 각각 사업회사로 분할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의지에 따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움직인 것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재판에 직면해 있어 공정위의 타깃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재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인수 이후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진흥기업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보이지 않아 ‘보여주기’식 경영체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흥기업 최대주주 효성그룹의 최대지분을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 회장이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검찰 수사 결과 지난 1월 무혐의 결론이 났음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 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각 회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경쟁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투명경영 활동에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사진=효성 제공

◆ 건설부문 중책 맡고 인수된 진흥기업, 제역할 못하고 7년째 워크아웃 못 벗어나

조 회장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효성은 건설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던 중견건설업체 진흥기업을 931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시기가 적합하지 않았다. 효성이 진흥기업을 인수한 때는 2006년 이후 쏟아진 각종 부동산 규제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금융회사들이 부실화를 막기 위해 국내 금융권에 자금 회수를 요청하면서 대규모 PF대출금 등을 빌린 국내 건설사들이 '자금 경색'에 걸려 휘청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진흥기업은 효성에 피인수 된이후 10년 동안 매년 순손실을 냈다. 인수 이듬해인 2009년엔 매출 6142억원, 영업손실 411억원, 순손실 1495억원을 기록하더니 2011년에는 순손실이 2137억원에 달했다.

당시 진흥기업은 운영자금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었고, 효성이 이중 지분 81%에 해당하는 13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인수 3년 만인 2011년 6월, 진흥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다.

워크아웃 후에도 순손실은 지속됐다. 2012년 순손실 856억원, 2013년 724억원, 2014년 175억원, 2015년 428억원, 2016년 752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로 인해 진흥기업은 워크아웃 졸업 시점을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나 연장했다. 현재 워크아웃 종료 예정 기한은 올 12월이다.

사진=진흥기업 홈페이지 일부 캡처.

◆ 만년 적자임에도 효성이 진흥기업을 통합하지 않는 이유…비자금 조성 창구 의혹 여전

진흥기업을 931억원에 인수해 유상증자액 등 10년 동안 약 4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효성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효성건설'과의 통합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다.

현재 진흥기업은 과거 주택브랜드 더 루벤스, 마제스타 등을 버리고 효성건설의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를 공동사용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종합건설사답게 토목, 건축, 플랜트 영역에서도 활발한 사업 활동을 해왔지만 현재는 주택 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2008년 3월 직전까지 진흥기업은 42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효성에 인수된지 10년만에 200여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때문에 동종 업계에서조차 이럴 거면 왜 진흥기업을 인수했는지 의아해한다. 일각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진흥기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진흥기업의 최대주주는 (주)효성(48.17%)으로,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14.57%)이다. 진흥기업 인수 이후 효성이 꾸준히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도 이 같은 데서 나온다.

이에 지난 2014년 발생한 이른바 ‘효성가(家) 형제의 난’을 통해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중공업PG 사장)는 이듬해인 2015년 조 회장이 건설PG를 통한 비자금 조성 정황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건은 여러 번의 사건 재배당 끝에 지난해 9월부터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검찰은 효성건설과 진흥기업이 2008~2016년 건축자재 업체 A사, 중간 납품업체 H사 등을 통해 유통마진을 유용한 것으로 의심했다.

효성건설PG의 도급거래는 ‘건설PG→중간 납품업체(H사)→건축자재 업체(A사)’ 순으로 이뤄졌다. 건설사가 H사와 계약한 뒤 A사에 재하청을 주는 구조였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자재업체와 직접 계약할 수 있었는데도 중간 납품업체를 끼워 거래가가 20% 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공덕동 효성 본사와 4개 관련업체를 압수수색해 내부 문건과 컴퓨터 저장 정보 등을 확보해 분석에 돌입하고 본격 수사에 돌입했지만, 시간의 경과로 증거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아 지난 1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효성과 진흥기업을 둘러싼 이른바 ‘유령회사 끼워넣기’ 혐의로 효성건설 박모 상무가 구속 기소된 데다가, 조 회장 역시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음과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마저 조 회장의 사익편취 행위를 두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오너 리스크 극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뉴스락>은 명확히 중간 납품업체가 있었음에도 증거가 수집되지 못했던 정황에 대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구조 개편으로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팀이 해체돼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 기사회생 노리는 진흥기업, 각종 리스크 넘어야 반등 가능하다

진흥기업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대비 30.1%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1.3% 줄어든 5733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18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 정착을 통해 2018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180% 밑으로 떨어져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권 속에서 진흥기업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문 대통령이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뉴스테이 공약으로 임기 내 공공임대주택을 총 65만 가구 보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에 효성은 진흥기업과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해 인천 송림1·2동 재개발 사업 등을 수주하며 뉴스테이 사업지에서 1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같은 해 인천 산곡 도시환경정비사업, 남양주 덕소5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수주한 것 역시 고무적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계열사와 관련된 각종 혐의로 한창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워크아웃 졸업을 향해 달리고 있는 진흥기업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올해의 절반이 지난 현 시점에서 지난해만큼의 활발한 수주 역시 거두지 못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올해 재개발 수주는 없으며 고덕역 효성해링턴타워 더퍼스트 분양 사업과 인천 산곡 도시환경정비사업 진행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앞서 비자금 조성 의혹 외에도 각종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검찰은 물론, 공정위까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올해 국내 건설시장 수주 성과를 좋게 거둬야 워크아웃을 벗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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