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압박보다 국민의 시선이 더욱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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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압박보다 국민의 시선이 더욱 엄중하다
  • 김영수 기자
  • 승인 2018.06.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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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재벌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당겨온 재벌개혁 기조에 화답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재계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시장과 주주의 요구가 아닌 결국 오너일가에 유리한 개편안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끊임없는 잡음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개선안의 핵심이었던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이 정몽구 회장 일가에 유리하게 책정되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을 비롯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마저 이에 난색을 표하자 현대차는 결국 개편안을 전면 철회하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효성그룹 또한 지난 1일 지주사 시대의 서막을 알렸지만 많은 재계 전문가들은 물음표를 던진다. 

조현준 회장이 떠안고 있는 오너리스크는 물론이거니와 효성의 지주사 전환을 둘러싼 의구심은 여전하다. 

효성은 경영투명화와 객관성을 강조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 일가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사주를 대거 매입해 의결권과 지배력을 강화했다. 일각에서는 경영투명화 보다는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노렸다고 분석한다.

효성캐피탈의 지분 처리 또한 안갯속이다.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효성은 금융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2년 내에 매각할 계획”이라는 말만 할 뿐 구체적이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들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자 지주사 전환에 나서며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와 내부거래의 근절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등 떠밀리는 식의 지배구조 개선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나기를 잠시 피하고 보자는 식의 개선안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개선안을 보다 신중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재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개선안을 철회한 현대차의 경우, 개선안에 대해 신중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러한 지적을 예상하지 못했을리는 없을 것이다.

재벌개혁의 바람을 잠시 피하고 보자는 식의 개선안이 아닌 진정으로 시장과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필요한 시기다. 

재벌기업들은 경영승계와 지배력보다 국민의 요구가 더욱 무겁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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