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뉴스락] 재계1,2위 삼성과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선이 안갯속이다. 삼성은 기존 7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해소했지만 여전히 4개의 고리가 남아있고 현대차는 야심차게 내놓았던 개편안을 온갖 잡음 끝에 철회했다.

이에 자연스레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결단에 이목이 쏠린다. 두 부회장 모두 오너 3세로 경영승계에 막바지 작업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 재벌기업들이 속속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만큼 두 오너 3세가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에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삼성, 이재용 시대 준비 언제쯤?…금산분리 원칙 관건

삼성은 앞서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1%를 매각해 7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해소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기,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블록딜 매각을 통해 남은 4개의 고리를 해소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30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2298만 3552주, 401만 6448주의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 매각해 지배구조 개선에 신호탄 격 행보를 보였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7.92%와 1.38%로 줄어 삼성전자가 연내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해도 금산법에 접촉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여전한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의 지분은 20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재계에서는 당장의 지분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 분석한다. 20조원이라는 거액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그룹 내 전체적인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은 지분 매각에서 오는 그룹 내 후유증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삼성의 개혁 의지가 분명한 만큼 단순한 순환출자 고리를 먼저 해소한 후 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에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전면 재검토…“주주 및 시장의 요구 겸허히 받아들일 것”

현대차는 지난 3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전격 발표했다.

개선안의 핵심은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다.

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개선안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미국 해지펀드 앨리엇을 비롯한 주주들이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이 정 회장 부자에 유리하게 책정되었다며 반발한 것.

현대차는 이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반박하며 지난달 29일 예정이던 모비스 임시주총 표대결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우호지분은 30%를 웃돌지만 외국인 주주 비율이 49%에 육박해 표대결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에 9.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다시금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마저 이에 난색을 표하며 부결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으로 치닫자 현대차는 개선안을 전면 철회하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라는 큰 틀은 유지한채 문제가 제기된 합병비율을 손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선 부회장 또한 “주주 및 시장에서 제기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합병비율 수정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당국의 요구와 압박에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며 “두 부회장 모두 경영승계에 있어 지배구조 개선을 가볍게 여길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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