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검찰은 시중 6개 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인 결과 4명의 은행장을 포함해 총 38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주목할 점은 지난 3월 끊임없는 잡음에도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이었다. 이들은 이른바 ‘채용비리의 몸통’이라 불리는 두 금융지주의 수장이다.

하지만 사정당국은 윤 회장과 김 회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피의자 심문을 받아 채용비리 수뇌부에 대한 기소 및 조사가 활기를 띌 것이라는 분석이 일었지만 단지 뜬구름일 뿐이었다.

채용비리는 은행권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뿌리깊은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정당국은 매번 이러한 채용비리에 대해 칼을 뽑지만 크게 근절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 또한 두 총수의 구속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윤 회장의 경우 종손녀가 특혜로 합격해 현재까지 국민은행에 재직 중이고 김 회장 또한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연루돼 있다.

검찰이 두 회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꼬리자르기 식 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채용에 관련한 실무자들이 이른바 ‘총대’를 매고 모든걸 떠안을 가능성 또한 적잖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 입사를 위해 밤을 지새우는 취업준비생들이 더욱 안타깝게 보인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높은 급여 등의 요소로 많은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장이다.

취준생들은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해 금융권 채용의 문턱에 주저 앉고 있다. 이들은 사내이사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장님의 손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은행에 입사할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

금감원 또한 채용비리가 국민적 실망으로 번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의 검찰이라 불리는 금감원마저 이같은 의지를 드러낸 만큼 검찰 또한 ‘채용비리의 몸통’을 단죄해야 할 시기다.

땅에 떨어진 금융권의 신뢰도는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르는 올바른 사후 처벌이 가능할 때 비로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검·경을 비롯한 사정당국은 경영공백에 따르는 금융지주의 리스크보다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도와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이 더욱 엄중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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