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 서울시 제공 [뉴스락]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 서울시 제공 [뉴스락]

[뉴스락] 시공사 재입찰 중인 2020년 재개발 최대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조합이 현대건설의 불법홍보 행위를 지적하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일각에선 현대건설 입찰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대의원 A씨는 조합 대의원들에게 ‘긴급 대의원회의’ 개최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회의 안건으로는 현대건설 입찰무효 및 선정자격 박탈에 따른 입찰보증금 몰수 건을 제안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긴급 대의원회의를 요청했으나 무산됐고 그 결과 우리 구역은 입찰 중단 사태를 맞았다”면서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고자 긴급 대의원회의를 요청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입찰에 참여한 3개 시공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중 현대건설은 모델하우스 설치, 디에이치한남 카톡 채널 개설, 이주비 관련 카다로그 배포, 마스크 배포, 사업조건 언론 도배 등 불법홍보 행위를 벌여왔다”며 “‘시공사 홍보지침 및 준수 서약서’와 ‘시공사 질의사항에 대한 조합의 답변’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이러한 행위는 입찰무효 및 선정자격 박탈, 입찰보증금 몰수 등 제재가 가해져야 하나, 언론 보도문제에 대한 경고 조치를 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이는 추후 타 시공사에게 법적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고 시공사를 적법하게 선정하지 못할 경우 총회를 또 열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면서 “따라서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고 현대건설 입찰무효 및 선정자격 박탈, 이에 따른 입찰보증금 몰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남3구역 조합 대의원 A씨가 조합 측에 현대건설 불법홍보 의혹과 관련해 긴급 대의원회의 개최를 제안한 서신 일부 캡쳐. 사진 조합원 제공 [뉴스락]
한남3구역 조합 대의원 A씨가 조합 측에 현대건설 불법홍보 의혹과 관련해 긴급 대의원회의 개최를 제안한 서신 일부 캡쳐. 사진 조합원 제공 [뉴스락]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m²에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동 총 5816가구를 재개발하는 이번 사업은 공사예정비만 1조8881억원으로, 총 사업비 약 7조원의 역대 최대 정비사업이다.

사업규모만큼 건설사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지난해 말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불법홍보 및 제안 위법성 시비로 국토교통부가 나서 입찰 중단을 명령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3월 27일 재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4월 합동설명회 등 일정을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고, 오는 4일 1차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 수주전에 나설 전망이었다.

문제는 지난달부터 제기됐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9일자로 사업제안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는데, 여기에 공사비와 이주비 조건, 분담금 납부 등 사업제안 안내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조합이 각 시공사에 배포한 입찰지침서에 따르면, 합동설명회 외 입찰자의 임직원,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홍보 등을 위해 계약한 용역업체의 임직원 등은 토지등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홍보를 금지하고 있다.

당시는 입찰제안서 미개봉 상태였고 따라서 홍보시기도 아니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과 타 건설사에서 강력히 항의를 했고, 서울시와 용산구 등은 지난달 25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위반 소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조합은 논의 끝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현대건설이 몇 달 전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을 당시 조합원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모델하우스 설치, 디에이치한남 카톡 채널 개설, 이주비 관련 카다로그 배포 등 이미 여러 불법홍보 행위를 해왔다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자료는 참조자료였고 여타 내용도 일각의 주장일 뿐 당사는 불법홍보를 하지 않았다”며 “문의를 하려면 조합 측에 문의를 하라”고 말했다.

이에 <뉴스락>은 한남3구역 조합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합동설명회를 앞둔 터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조합은 오는 2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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