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주요 보험사 CEO의 재선임 결의 건이 주총 안건으로 오르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음을 알리고 있다.

이들 CEO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CEO 연임을 통해 조직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사외이사 등용도 눈에 띈다. 생명보험협회장과 보험연수원장에 정치인 출신이 임명된 후 정치권의 보험업계 진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또한, 보험사들은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서둘러 상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뉴스락]
사진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뉴스락]
◇삼성생명, 조배숙 전 의원 영입으로 ‘삼성생명법’ 피하나

삼성생명은 3월 18일 서울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제65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번 주총에는 재무제표 승인 및 이익배당 결의 건이 상정된다. 이와 함께 장덕희 FC영업본부장 부사장 사내이사와 현재 이사회 의장인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 조배숙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조 전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는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의 뒤를 이어 사외이사에 자리하게 됐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전 의원은 사법고시 제22회에 합격해 서울지검 검사와 서울고법 판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엔 정치계에 입문해 16, 17, 18,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16대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해 20대 국회에서는 민주평화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맡았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의 이번 사외이사 선임이 일명 ‘삼성생명법’ 처리를 앞두고 이사회와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법'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이용우 의원 등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으로,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500원이며 배당총액은 4489억원 규모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조2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최대 규모 순이익을 달성했다. 보험이익은 2019년 대비 15.1% 증가한 1조6050억원을 기록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첫 연임 성공...제판분리에 ‘안정‘ 택해

한화생명은 3월 15일 서울 한화금융센터(63빌딩)에서 제7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재무제표 승인 건과 함께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이경근 사업지원본부장 상무·김중원 컴플라이언스 클러스터 상무 사내이사와 황영기·이인실·조현철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은 2019년 선임돼 차남규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다가 차 전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지난해부터 홀로 한화생명을 이끌었다.

여 사장의 재선임 논의는 호실적 달성과 경영 안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8% 증가한 1969억을 시현했다. 손해율 완화와 보장성 상품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주효했다.

또 제판 분리를 위해 오는 4월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있어 변화보단 ‘안정’을 중점에 두고 있다.

한화생명은 제판 분리와 디지털 전환에 대비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달 주총에서 조현철 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과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을 재선임할 계획이다. 이는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과 박승희 전 정리금융공사 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다.

특히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인실 전 통계청장의 선임 여부가 주목된다. 안건이 통과되면 한화생명은 첫 여성 임원을 맞이하게 된다.

또한,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신설을 위한 개인영업본부 분할계획서를 승인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이 개인영업본부 산하 모집 및 지원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임직원 1400여명과 보험설계사 2만여명이 소속 될 전망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달 23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초대 대표이사에 구도교 한화생명 영업총괄 전무를 내정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업계 1위 지켜 ‘연임’...사외이사에 ‘관료출신’

삼성화재는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71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는 재무제표 승인 및 이익배당 승인 건이 상정된다. 이와 함께 최영무 대표이사 사장·홍원학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홍성우 경영지원실장 전무 사내이사와 김성진 외국인투자옴부즈만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9% 증가한 7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코로나19로 자동차 및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됐고, 미래 이익의 재원이 되는 신계약 내 보장보험료 비중은 79.4%로 전년보다 8.7%p 늘어난 영향이다. 최 사장은 지난달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사외이사에 금융관료 출신을 두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김성진 외국인투자옴부즈만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김성진 사외이사는 제19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국제업무정책관, 조달청장,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등을 역임했다.

이 외에도 현재 삼성화재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박대동 전 국회의원이 있다. 박 전 의원은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 과장으로 일했고 금융감독원 감독정책국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거쳤다.

삼성생명의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8800원, 우선주 8805원이며 배당총액은 3741억원 규모다.

◇‘업계 최장수 CEO'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5연임...여성 임원 등용

DB손해보험은 3월 26일 서울 DB금융센터에서 제54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재무제표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승인의 건과 함께 김정남 대표이사 부회장·정종표 개인사업부문장 부사장 사내이사, 문정숙·최정호·김성국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 5일 DB손해보험은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 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부회장은 손해보험업계 최장수 CEO다.

김 부회장은 1979년 DB그룹(舊 동부그룹) 입사 이후 1984년 DB손보(舊 동부화재)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지원총괄 상무, 개인사업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2010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김 부회장은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530만명이었던 DB손해보험 보유 고객을 1000만명까지 늘린 주역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DB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 늘었다. 매출액은 2019년 18조6761억원에서 지난해 20조1104억원으로 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2% 늘어난 7329억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로는 김성국 전 IBK신용정보 대표이사와 최정호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재선임하고, 문정숙 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문정숙 사외이사의 영입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여성 임원 모시기’로 풀이된다. 안건이 통과되면 DB손해보험은 상장이래 처음으로 여성 임원을 선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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