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생활경제팀 기자.
최진호 생활경제팀 기자.

[뉴스락] 기업 내부 회삿돈 횡령 문제가 요즘 최대 화두다.

롯데 하이마트·신라젠부터 금영엔터테인먼트·오스템임플란트·우리은행까지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횡령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트렌드 같기도 하다.

하이마트는 선종구 전 회장이 하이마트를 매각하는 과정서 2400억 원대의 횡령·배임, 오스템임플란트와 우리은행은 회사 직원이 각각 2000억 원, 600억 원을 횡령하면서 기업 내·외부적 피해가 큰 모습이다.

최근엔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징역 5년 판결 직전에 해외로 도피했고, 금영엔터테인먼트 김 모 사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해외로 도피하면서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 관련 재판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 여 횡령에 대해서도 각종 찌라시가 난무한다.

이처럼 과거 횡령 문제도 끝나지 않았는데 새로운 건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 마치 트렌드와 같다. 그리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는 몰랐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 "회사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별개처럼 보이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최악의 환경참사 가습기살균제 사태다. 최근 옥시와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비난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애경산업과 옥시는 조정안에 대해 '종국적'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보상을 했고, 제품을 회수·폐기 했고, 추가 피해에 대해 명확히 증명할 수 없고, 유해성은 '몰랐기' 때문이다. 

두 사태의 공통점은 이기주의는 차치하고 회사는 회사대로, 오너는 오너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충분히 했다는 안일함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책임있는 사과와 대책은 요원하다. 곱씹어 생각을 해봐도 진정성은 없다. 

피해자는 절대 다수인데, 책임진 사람은 극히 일부다. 가습기살균제 문제의 경우 사과가 허울에 가까운 모양새다. 말은 있었지만 행동은 글쎄라는 느낌이다. 일반 시민들 조차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대로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은 고사하고 한국기업 '트렌드'를 유지할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그들은 얻을 만큼 얻었지만 피해자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기업은 스스로를 괜찮다고 말했지만 괜찮지 않았고,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같다. 안일함이다. 그놈의 '몰랐다'는 말은 마치 치트키다.

특히나 ESG시대가 중요해지는 시대, 왜 나는 이들이 앞으로 동일한 문제를 또 맞게 될 것을 지금 '알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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