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위기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3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시대의 불확실성 가득한 기업경영 환경을 반영하듯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 키워드에 ‘위기’가 부상했다.

지난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 키워드 분석에 따르면 이번 신년사에서 ‘위기’의 빈도수가 4위로 치고 올라왔다.

‘경제성장률 1% 시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긴축과 경기침체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에 일부 기관에서는 저성장을 넘어 역성장까지 전망하는 상황이다.

10대 그룹은 2023년 검은 토끼해를 맞아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으로 고객 중심의 가치를 제고해 위기를 뛰어넘을 생각이다.

특히 새해를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 등 내실을 다지고 위기를 발판삼아 성장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한 해를 보내자고 입을 모았다.

윗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아랫줄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
윗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아랫줄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

기본으로 돌아간 재계, '기술·혁신' 강조...'도전과 과감한 투자' 필요

재계는 2023년 위기를 극복할 자구책으로 ‘기술력’을 강조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이 되는 기술력이 생존과 미래성장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도전과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시무식을 열고 신년을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시무식에 참석하지 않아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신년사를 대신했다.

이날 한 부회장은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위상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자”고 역설했다.

특히 “어려울 때일수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인 품질력을 제고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한화, HD현대(구 현대중공업그룹) 등도 기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문하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신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 영입과 기술 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그는 “영구적 위기의 시대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함께 도전한다면 올해가 새로운 롯데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부친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며 회사를 성장하게 하는 열쇠 또한 혁신하는 용기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창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그룹 역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내실을 다지면서도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역량을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메이저사업으로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 생존은 현장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안으로는 디지털 혁신, 밖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토대가 갖춰졌다”며 “이러한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을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최근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을 다짐한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새해 기술·환경·조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권오갑 회장은 “친환경 디지털 안전에 초첨을 맞춘 기술 개발을 지향해야 한다”며 “기술의 진보를 넘어 ESG경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며 “사회와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SG경영은 당연한 기본..."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이제 세계가 지향하는 도달점이 아닌 당연한 기본이 됐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신년사에도 ESG는 빠지지 않았다.

특히 ESG경영을 주창하며 재계를 리더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기후변화와 질병·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 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도 ESG경영을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7대 핵심 사업 성장전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기본적으로 ESG 가치 제고와 조직문화 혁신이 선행되야 한다”며 “포스코 그룹은 안전·환경·탄소중립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성 고객 확보', 위기 돌파 핵심..."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마다 재계 신년사에 1위에 등극하는 키워드는 ‘고객’이다.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기 위해 기술력과 품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평생 과제다.

그중에서도 고객에 집착하는 총수는 LG의 구광모 회장이다. 2018년에 취임 후부터 연일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구 회장은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들에 “저의 고객은 LG의 이름으로 고객감동을 만들어 가는 여러분이며 모든 고객가치 크리에이터 한 분 한 분이 고객감동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만드는 고객가치”라며 “여러분의 실천과 도전들이 인정받고 더 큰 기회와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고객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는 “고객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기본은 고객과 상품이라고 강조하며 “고객과의 대화에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소재는 상품과 서비스”라고 말했다.

또한 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레이더같은 역할을 한다”며 “불이 나면 누구 책임이냐를 이야기하기보다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며 위기 대응 방식의 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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