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리에 출렁이던 2022년이 저물고 2023년이 밝았다.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며 금리를 인상시켰고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과 금리역전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역머니무브 현상이 계속돼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금리 하락은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만큼 극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은행이 이자수익으로 호실적을 견인하기는 힘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위기를 이겨나가기 위해 각자의 전략들을 선보였다. 비이자수익 부문 강화, 고객과의 접점 증대 등 3고 시대의 풍파를 넘기위한 의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5대 은행의 신년사를 중심으로 <뉴스락>이 올해 은행의 방향성을 살펴본다.

(왼쪽부터)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왼쪽부터)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금융업은 고객신뢰 바탕..."위험은 통제돼야"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모두 위험통제를 위한 시스템 강화를 요구했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을 비롯해 약 20여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강민국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의 금융권 횡령액 790억 9100만원 중 91%인 722억 5420만원이 은행권 횡령액인 것으로 밝혀져 은행권에서도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위험이 없는 사업은 없지만 위험은 통제돼야한다"면서 "위험을 통제하는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직원의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이라고 말하며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용구 신한은행장도 "고객 중심 내부통제 체계를 금융소비자와 임직원을 보호하며 상호신뢰를 두텁게 쌓아갈 것"이라면서 고객 신뢰도 향상 포부를 밝혔다.

새로 취임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고객 눈높이에 맞춘 신뢰 경영을 주문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금융업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서 "한순간의 방심으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만큼 각종 사고와 부실을 예방하기 위한 내부토제 및 소비자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 강화해 경쟁력 제고

지난 3년 여간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코로나19 거리두기를 발판삼아 성장했다. 고객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자 은행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디지털 부문 성장에 힘을 쏟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신한 쏠을 전면 개편한 뉴 쏠을 선보이는 등의 행보를 보인데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용구 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은 계속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 뉴 쏠을 비롯한 뱅킹시스템은 고객 중심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자신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재근 행장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분야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역량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 차별적인 고객가치 제공에 앞설 것"이라고 말했으며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한 노력이 잘 추진되고 있다고 본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근 행장은 "고객 상황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KB스타뱅킹 플랫폼이 KB국민은행의 강점"이라면서 "스타뱅킹, 리브넥스트, KB월렛, KB부동산 등 서비스 역량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이업종과의 제휴와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디지털과 IT는 금융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을 선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영업현장과 손님 지원을 위한 디지털 하나은행을 완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고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은행과 비은행의 경계를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면서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석용 은행장은 "올원뱅크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는 동시에 농협은행의 업무프로세스를 재분석하고 디지털화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 할 것"이라고 세부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경영 앞다퉈 다짐..."고객과 사회 위한 발걸음"

ESG가 기업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자 기업들은 차별화된 ESG경영에 열을 올리고있다.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KB국민은행은 본사 사옥 옥상에서 양봉을 하고, 신한은행은 청각장애인이 카페에서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창의적인 ESG 경영을 선보이고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ESG는 기업의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특히 이제는 환경 부분에 더욱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용구 행장은 "친환경 금융을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와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등 본연의 업을 통한 ESG 실천으로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다 함께 기여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ESG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가름하는 핵심요소가 되고있다"면서 "새해에는 관련 금융상품 출시하고 기업 컨설팅 지원 등으로 ESG경영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모두가 신뢰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 이라면서 "ESG경영을 통해 신뢰받는 탑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겠다"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혔으며 ESG실천의 일환으로 이취임식에 소요되는 비용을 간소화해 절감 비용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지속성장이 가능한 농식품기업 지원과 생명·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농업금융 전문기관, 더 나아가 ESG 선도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야한다"며 농협은행이 할 수 있는 ESG경영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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