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상호금융 중앙회는 조합 내부 사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조합 내부에서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중앙회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일고 있다.

상호금융은 서민들의 원활한 경제생활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각 조합은 조합원의 예금을 받아 대출 금리 등의 혜택을 조합원에게 제공한다. 각 조합별로 운영되는 형태를 띠고 있어 시중은행 대비 경영이 자유로운 특징이 있다.

자율적인 경영은 조합원들의 상황에 맞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내부 통제에 취약해 조합 신뢰도에는 독이 됐다. 부정채용, 횡령, 직장 내 괴롭힘, 성범죄 등 광범위한 유형의 범죄가 상호금융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무위 양정숙(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권 횡령 중 상호금융사의 횡령건은 13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액도 256억원에 달한다.

횡령뿐 아니라 부정채용도 상호금융 조합 내에서 고질인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신협 경북지역 이사장들이 서로의 자녀를 부정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새마을금고 내에서도 임원 친인척 채용 등 사적 채용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비위 사건도 끊임없이 발생한다. 지난해 상반기 신협 전주 모 조합에서는 면접 과정에서 면접자에게 불필요한 발언을 하며 춤을 추라고 요구해 논란이 됐고 부산에 위치한 조합에서는 60대 남성 임원이 같은 조합 내 직원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해 고소당한 바 있다.

조합 내 임원들의 권위를 이용한 갑질과 괴롭힘도 빈번하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남원 모 조합에서는 밥짓기와 설거지 등을 여직원에게 강제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전북 모 농협 조합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농협 조합 사건은 내부 조사 당시 고용된 노무사가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과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이같이 상호금융 조합 내에서 곪아온 문제들이 속속 터져나오고 있지만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중앙회는 소 닭 보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각 중앙회는 사건이 나올 때마다 "조합 내부 문제는 조합 관계자가 잘 알고 있다"면서도 "내부 통제를 강화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며,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은 횡령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일탈'이고, 성비위 사건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하며, 조합에서 중앙회로 사건을 보고하는 시스템은 잘 돼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어떤 시스템'이냐며 되물었다. 

조합 내부의 사건은 해당 조합 내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맞다. 그러나 중앙회의 면피하는 태도는 옳지않다. 개인의 일탈과 조합의 문제임과 동시에 중앙회가 개선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중앙회는 그들의 미온적 대응이 자양분이 돼 조합 내 문제들이 고쳐지지 않은 채 매달, 매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한다.

相互(상호)는 '서로'라는 뜻이다. 조합원들의 출자금 등으로 서로의 경제적인 성장을 돕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상호금융조합이지만, 정작 조합과 중앙회는 서로를 돕지 못하고 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상호'금융으로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 중앙회는 말뿐인 '내부 통제 대응책'을 내놓기보다 진정성 있게 내부 문제를 들여다보고 설립 취지에 맞는 경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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