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와 다각화로 엔데믹시기 실적 상승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자 울상을 지은 타 업계와는 달리 게임업계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활동 범위를 좁히자 국민들은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놀잇감을 찾았다. 게임업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신규 유저 유입에 열을 올렸고, 실적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유발한 언택트 기조를 타고 순항하던 게임업계는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집 밖으로 이동하면서 이용자 감소세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뉴스락>이 게임업계 빅3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3N’을 통해 엔데믹시대 전략과 실적 상승 기조 유지 가능성을 살펴본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은 게임업계, 실적 고공행진

게임업계 빅3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의 도움닫기로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이 전년대비 5.8%증가한 20조 991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산업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최초로, 2022년 시장 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가 2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유행전인 2019년 넥슨(대표 오웬 마호니)의 매출액은 2조 6840억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3조 1306억원을 달성했다. 이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면서 한국 게임사로서 최초로 3조 클럽에 들어갔다.

2021년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매출은 상승기조를 회복해 3조 394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9%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9952억원을 달성했다.

넷마블(대표 권영식, 도기욱)도 2020년 매출이 전년대비 3000억원 이상 늘고 영업이익이 약 7000억원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 성장은 꾸준히 이어져 지난해 매출 2조 6734억원을 찍고 창사이래 최고 매출액을 올렸다. 그러나 전년과는 달리 영업손실 1044억을 기록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신작 출시 지연 및 출시작 흥행 부진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게임산업이 코로나19 수혜 업계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급격한 매출액 변화를 보였다. 2020년 매출액은 2조 4161억원으로 전년대비 700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3000억원 이상 상승했다.

2021년에는 넥슨과 마찬가지로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2조 5718억원의 매출과 5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1%, 영업이익은 49% 증가해 성장세를 회복했다. 

엔데믹 맞은 3N, 2023년도 실적 유지할까

국내 게임 3사 매출 추이. [뉴스락 편집]
국내 게임 3사 매출 추이. [뉴스락 편집]

게임업계는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업계로, 3년간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면서 성장했다. 매출로는 호시절을 보냈지만, 게임업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명암도 존재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시대를 맞아 게임업계도 재택근무를 실시해 방역과 실적 향상 두마리 토끼를 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재택근무 과정에서 신작 출시를 위한 개발에서는 어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현장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이 시작돼 유저 이탈 등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3N은 미뤄졌던 신작 출시 등의 방법으로 2023년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넥슨은 2023년 첫 출시작인 나이트워커를 이어 오는 30일 프라시아 전기를 출시해 MMORPG에 훈풍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넥슨은 지난해 진행해오던 유저 친화적 운영 기조를 이어간다. 올해 게임을 테마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는 오프라인 레스토랑인 ‘웡스토랑’을 오픈하고, 유저를 초청해 음식을 대접할 예정이다.

또 신규 IP게임과 PC, 모바일, 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라인업을 추가한다. 모바일 신작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의 전략을 이어가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유저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넥슨게임즈에서는 최초로 PC & 콘솔 멀티 플랫폼의 게임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글로벌 지역 동시 출시 예정이며 지난해 10월 베타테스트를 마쳤다.

넥슨 관계자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게임에 반영하는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국내 출시 예정인 타이틀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커뮤니티 콘텐츠 강화, 세계관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코로나19의 유행시작 시기인 지난 2020년 2월 말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지난해 6월 기점으로 전사출근체제로 전환하며 신작 출시에 대한 적극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신작 출시 지연과 흥행부진 등으로 인한 아쉬운 성적을 올해는 복구할 예정으로, 신작 9종과 중국 판호 발급 타이틀 4종 등을 바탕으로 반등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넷마블은 대표 IP에 블록체인이 더해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수집형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지스타2022에서 선보여 호평받은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와 MMORPG '아스달 연대기', 전략 MMORPG인 원탁의 기사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모두의 마블의 후속작인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가 지난 8일 글로벌 사전등록을 실시해 출시 초읽기에 들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국내와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라면서 다양한 장르와 게임성을 앞세워 신규 유저 유입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도 지난해 실적 발표장에서 “위기 상황에서 인력과 비용을 철저히 관리해 선별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기대 신작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와는 별개로 신작출시에 초점을 둔 경영을 지속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탈리니지를 통한 IP다각화로 새로운 유저 유입을 목표로 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신작을 올해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PC·콘솔 MMORPG인 '쓰론 앤 리버티'를 비롯해 캐주얼 퍼즐인 '퍼즈업:아미토이',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BSS'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IP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공개된 ‘퍼즈업:아미토이’는 글로벌 퍼즐 게임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3매치 캐주얼 퍼즐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다. 배틀 크러쉬는 30명의 플레이어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닌텐도 스위치, 스팀, 모바일에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배틀크러쉬는 엔씨소프트 사상 최초의 닌텐도 스위치 신작 게임으로 콘솔 시장 입지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또 쓰론 앤 리버티는 아마존 게임즈가 글로벌 서비스를 맡았다. 양사는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며, 엔씨는 원활한 글로벌 서비스 운영과 마케팅비 부담 감소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신작을 올해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확률조작’ 등 논란...게임 열풍에 찬물

(왼쪽부터) 넥슨의 프라시아전기, 넷마블의 아스달 연대기,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자료 각사 제공 [뉴스락]
(왼쪽부터) 넥슨의 프라시아전기, 넷마블의 아스달 연대기,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자료 각사 제공 [뉴스락]

게임업계는 코로나19이후 견조한 실적을 보이며 기세등등한 경영을 이어갔다.

그러나 높아지는 실적과 별개로 각종 논란은 끊임없이 불거져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확률조작 의혹’, ‘해킹 프로그램으로 인한 부당이득 취득에 대한 미진한 대응’, ‘유저들과의 소통거부’가 이용자들이 게임업계에 원성을 표한 주요 이유다.

유저들은 트럭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전광판을 부착해 본사에 보내는 ‘트럭시위’와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불매운동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플레이할 게임을 지정해 단체로 이동하는 ‘집단이동’도 이뤄졌다.

넥슨은 P3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문제, 개발자 대기발령 등 규모와 비례한 다수의 논란이 일어났다.

지난 2021년 2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아이템을 무작위로 뽑는 확률형아이템의 추첨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어난 바 있으며 같은해 개발자 대기발령 논란도 불거졌다. 

또 최근에는 신규 프로젝트였던 P3 영업비밀 등이 고의로 유출됐다는 의혹을 포착해 수사기관에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수사기관에 형사고발하고 법적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오더의 유통사로서 유통 운영을 부실하게 했다는 질책을 받았다. 한국서버에서 지난 2021년 진행하던 캠페인이 중단되면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왔고, 이용자들의 트럭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대표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에 흠집을 냈다. 일명 문양논란으로, 리니지M에서 지난 2021년 1월 말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얼마 되지않아 2월 1일 시스템을 롤백했다. 유저들은 이 과정에서 환불 등 문제가 생기자 트럭시위와 엔씨소프트 불매운동에 나섰다.

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더 이상의 리니지는 없다"고 발언해 '탈리니지'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바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TL이 '쓰론 앤 리버티'로 이름을 바꿔 공개한 인게임 플레이 영상을 본 일부 유저들은 리니지와의 유사성이 짙어 결국 리니지 시리즈가 아니냐는 여론도 일었다.

한편 국회는 지난달 27일 게임 내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 공개 의무화의 내용인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가결해 내년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까지 1년의 유예기간을 가지며,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물의 범위와 의무 위반 시 시정 방안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증권가 “매출액 감소 예상되지만 신작발표 기대감”

넥슨(3659. 도쿄증권거래소 1부),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의 올해 희비는 기대작 흥행과 신작의 성적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오프라인 활동이 늘어난 점은 약점이 돼 지난 3년만큼의 실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신작 출시에 대한 용이성이 높아져 실적 개선에는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특수를 맞았던 2021년 모바일게임시장 특수로의 회귀는 어려울 전망이며 신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도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PC와 콘솔 준비 흐름에 동참해 유사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높은 수준의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작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할 만하다”고 전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올해 3분기부터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이 출시되고 4분기에는 제2의 나라 중국 출시로 인한 로열티 수익까지 더해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NC소프트는 2분기 쓰론앤리버티와 블레이드앤소울S, 프로젝트R등 최대 5종 신작게임을 출시할 계획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리니지 IP비중이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게임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다각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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