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위기의 증권사들이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개인투자자 폭증이 기반이 돼 증권가는 대호황 시기를 보냈다. 코스피는 3000을 돌파했고, 증권사들은 리테일 성적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대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호시절을 향유했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각종 변수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증시는 악화일로를 거듭했다. 증시 하락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의 실적도 브로커리지를 포함한 리테일과 부동산 PF, IB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타격을 입었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 5131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이익인 9조 896억원보다 4조 5765억원 감소했다. 2021년의 당기순이익 대비 50.3% 감소한 수치다.

금감원은 시장 전체의 순이익 급감의 원인으로 위탁매매수수료 감소, 이자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 긴축정책의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제 불안요인이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22.5% 하락했다. 그중 수탁수수료 부문 감소폭이 37.9%로 가장 컸으며 자산관리부문 수수료, 기타수수료, IB부문 수수료도 모두 하락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실적 악화가 가시화 된 가운데, <뉴스락>이 10대 증권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증권사의 실적 개선 전략을 살펴본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대표 나서 직접 WM관리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신한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뉴스락]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은 WM하우스를 중점으로 고객관리에 집중한다.

지난 2월 신한투자증권은 자산관리부문을 신설해 WM 3개 그룹을 부문 하에 통합했다. 자산관리 그룹에 편제된 자산관리영업그룹, IPS그룹, 디지털 그룹은 고객 중심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를 추진한다.

또 고객관리 체계를 세분화하고 맞춤 서비스와 상품을 연결해 경쟁력도 키운다. 신한투자증권의 WM에 대한 포부는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자산관리 부문장을 별도로 선임하지 않고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WM부문 고객자산가를 영업의 중심에 두고 전략을 세웠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광화문금융센터와 청담금융센터를 확장이전해 차별화한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와인셀러와 카페가 구비된 라운지를 초고액자산가를 위해 제공하고 상담과 상품가입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상담실도 마련했다.

모든 상담실에는 화상상담 기능도 갖춰 외부 전문가와도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청담금융센터에서는 씨티은행의 최우수자산관리 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고객 니즈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기업 자금운용, 상속증여, 세무, 부동산 상담 등 토털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상태 대표의 WM하우스에 대한 애정도 돋보였다. 김 대표는 광화문금융센터와 청담금융센터에 직접 방문해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한편 영업 선배로서 조언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WM 등 전 분야에 고객을 중심으로 한 강화를 위한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 새 먹거리 ‘펀드수탁업’선정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뉴스락]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뉴스락]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펀드수탁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펀드 수탁은 증권사나 은행 등이 고객에게 판매한 펀드 자산을 관리하고 보관하는 업무를 뜻한다. 펀드수탁사들은 자산운용사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취득및처분하고 운용 감시 등의 역할도 맡는다.

은행 중심으로 과점 형태를 띠고있는 수탁업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은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 사업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펀드 수탁업에 진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NH투자증권은 수탁시장 진출로 WM과 IB사업부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에서 해당 업무 전문인력을 확보했으며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수탁업무에 공을 들였다. 그뿐만 아니라 펀드 기준가 산출 및 검증, 자금결제 및 실물관리, 운용감시 등 수탁에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고 해외자산을 수탁할 수 있는 인프라고 구축 중이다.

공들여 만든 인프라를 기반으로 NH투자증권은 직접 수탁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한편 지난 2일부터는 외화자산으로 구성된 수탁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현재 WM사업부가 판매하는 일반 사모펀드와 IB사업부에서 셀다운하는 물량을 편입하는 펀드에 대해서도 수탁계약 수임을 진행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펀드수탁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한지 일주일 만에 자체 수탁 펀드 4개를 런칭하는 성과를 냈으며, 6개월이 지난 현재 25개 펀드를 총 5000억원 규모로 수탁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올해 초 신년사에서 플랫폼의 효율화를 강조하면서 “혁신과 차별화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사람이 돼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수탁시장 진출로 기존 수탁서비스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시장환경이 개선됐다”면서 “직접 수탁 물량과 외화 자산 수탁서비스 등 적극적 수임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KB증권, 글로벌 사업 총력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뉴스락]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뉴스락]

KB증권(대표 박정림, 김성현)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집중 육성해 아시아 시장을 확장한다.

경제 성장에 따라 회사채, IPO, M&A등 IB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본사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의 IB 시장지위를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KB증권은 우리나라 증권사의 글로벌 진출 시기에 비해 해외사업 진출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 법인인 KBSV 안착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사업도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KB증권은 지난 2019년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KB금융의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맞춘 것으로, 2021년에는 베트남 MB증권과 IB, 채권 등 베트남 자본시장에서의 협력강화를 골자로 한 MOU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상위 10곳에 선정되면서 성장세를 인정받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법인의 성과에 이어 인도네시아 시장의 문도 두드렸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 법인 발부리증권을 인수해 KB발부리증권을 출범시켰다. KB발부리증권은 KB증권이 인수하면서 약 1년 만에 점유율이0.7%p 오르는 성과도 보였다.

인도네시아 업체의 상장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IPO딜을 마무리하는 등, KB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IB영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대한 열정은 KB증권 임원 출장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김성현 대표의 첫 해외 출장지가 인도네시아였던 것에 이어 KB증권의 IB부문 성장을 이끌어낸 박성원 부사장도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확대 전략은 필수적”이라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디지털 역량 강화를 하는 한편 홍콩 등의 선진국 시장에서의 수익을 확대할 계획이다”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카사‘인수해 부동산 특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뉴스락]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뉴스락]

대신증권(대표 오익근)이 속해있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영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분야가 토큰증권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5일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코리아를 인수했다. 카사의 경영권과 지분 90%를 매입해 한국부문 사업 전체를 맡아 경영한다.

대신증권은 카사 인수로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대안을 제시하며, 다른 니즈를 가진 투자자도 확보해 대체투자 리더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인원 한남 등을 비롯해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한 바 있는 대신증권은 이에 이어 투자가 유망한 부동산의 추가 공모를 진행해 투자자들에게 상업용 부동산 간접투자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이 품에 안은 카사는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사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거래소를 운영해왔다. 카사는 상반기 중 대신증권 계좌를 도입해 연동되게 하는 한편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전자증권 개발에 대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사의 새로운 대표로는 홍재근 대신증권 신사업 추진단장이 선임돼 토큰증권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경영 전반을 안정적으로 이끌되 카사가 한식구가 된 만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하나증권, IB강자 기반 글로벌 도약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뉴스락]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뉴스락]

하나증권(대표 강성묵)도 글로벌IB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투자와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포부를 밝힌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 5조 8000억원을 달성해 초대형IB 규모를 갖췄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며, 해당 자본을 이용해 기업 대출과 해외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다각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6호 초대형IB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금융위원회 인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인사에서도 IB강화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 지난해 하나증권은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IB그룹장으로 선임했다. 성영수 하나증권 IB그룹장은 하나은행에서 영업1부장과 외환사업단 본부장 등을 맡으며 영업 전문 인력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전통적인 인사 관행인 하나은행 CIB그룹장과 하나증권IB그룹장 겸직 구조가 1년만에 되살아나면서 IB에 그룹차원의 힘이 실릴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도 나온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부문별 핵심 역량을 성장시켜 시장 회복기에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질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증권은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강성묵 대표를 선임했다. 강성묵 대표는 자산운용 등의 경력을 토대로 IB를 기반으로 한 균형있는 사업확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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