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유진 생활경제팀 기자.
현유진 생활경제팀 기자.

[뉴스락] SPC계열 공장에서 또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터졌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리프트와 배합볼 사이에서 작업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했다. 해당 노동자는 사고 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뒤인 10일 숨졌다.

SPC계열 공장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사망 소식은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평택 SPC그룹 계열 공장인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SPC그룹은 사고 안전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질타를 받았다. SPL 제빵공장 내에 있는 9대 기계 중 인터록이 설치된 기계는 단 2대였다. 인터록은 사람이나 사물이 끼었을 경우 자동으로 가동을 멈추는 장치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샤니 제빵공장 측은 규정에 따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안전장치는 모두 갖추고 있었다고 전했으나 지난 16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사망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당시 기계에서 울려야 할 경보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해 지적했다.

지난 3년간 SPC그룹 계열사에서 다치거나 사망한 노동자의 수는 약 568명이다.

지난해 발생한 SPL 제빵공장 사망 사고와 샤니 성남 공장 손가락 끼임사고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SPC 계열 상품 불매 운동을 진행했다. '피묻은 빵'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SPC 불매 운동이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기어코 사고가 또 터졌다. 이에 SPC계열사 관련 상품 불매 운동은 재점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6일 샤니 성남공장에서 진행된 환노위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는 "SPC그룹의 3년간 1000억원 안전경영 투자 계획중 180억원 투자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약 40억 이상 조기 집행했다"며 "남은 금액도 당초 목표인 3년보다 더 앞당긴 2025년까지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안전경영을 위한 투자가 진행됐다고 언급했으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들은 해당 투자들이 투명하고 정확하게 재발방지대책을 위해 사용했는지 의문점을 남기게 한다.

지난 17일 국회 전체회의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작년에 SPL 사고 이후 SPC 계열 사업장 52개를 전수감독을 했고 유사한 유해위험기계장비 14만 개를 다 조사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고가 난 데만 방호장치가 제대로 작동이 안 돼서 고민했는데 위험성 평가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노동위원회는 이 장관에게 산재 예방을 위한 조치 촉구와 SPC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을 요구했다.

이번 사고는 사고 발생을 억제하는 시스템이 구축됐거나 사고 발생시 빠른 조치가 취해지는 등의 기업의 재발방지대책과 정부기관의 철저한 조사 평가 시행으로 기업의 관리감독이 제대뤄 이뤄져야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또한 어처구니 없는 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의 기업 및 정부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의견이 필요하다.

모든 부조리는 '무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사고는 기업과 정부기관의 '무관심', 그리고 우리들의 '무관심'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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