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유진 생활경제팀 기자.
현유진 생활경제팀 기자.

[뉴스락] 올해 쿠팡은 이커머스 업계를 넘어 유통 업계 1인자로 자리잡고 있다.

연간 흑자 전망 등 쿠팡의 약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쿠팡 CLS 하청업체 임금 미지급 등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쿠팡은 자사의 문제가 아닌 하청업체의 문제라는 입장을 일관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임금을 못 받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쿠팡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책임 전가나 외면이 아닌 문제를 포용하고,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시기다.

29일 쿠팡 자회사의 하청 업체를 통해 일하는 화물차주 120여 명이 운송료 10억 원대를 지급받지 못한 문제가 보도됐다. 피해자로 확인되는 120여 명의 사람이 피해를 입은 금액은 약 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월부터 쿠팡 하청업체를 통해 업무를 수임하는 화물차주 박 모 씨는 두 달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리점으로 물건을 운송하는 업무 10여 건을 진행했다. 해당 업무에 대한 운송료만 대략 500만 원이 넘으나 피해자인 박 모 씨는 현재 아무 비용도 받지 못한 상태다.

현재 운송 업무 임금을 미지급한 하청 업체 A사의 대표는 부실 경영으로 상장 폐지된 뒤 자금난으로 화물차주들에게 운송료를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다.

원청인 쿠팡CLS 측은 하청업체에 운송료 전액을 이미 지급했으며 밀린 운송료를 해결할 수 있도록 문제가 발생한 A사에 정식 요청했으므로 자사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은 중개 앱 운영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피해를 입은 화물차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민·형사 고소 등 법적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쿠팡은 공룡기업이다. 국내에 대항할만한 업체가 거의 없을 만큼 쿠팡의 몸집은 점점 불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OTT 시장과 배달 시장까지 섭렵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플랫폼 '파페치'까지 인수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쿠팡이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락인 효과를 통한 활성 고객 2000만 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쿠팡이라는 기업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바탕일 것이다.

다만 지난 10월 쿠팡 하청업체 배달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이어 이번 하청업체 임금 미지급 등 쿠팡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이 없다"고 일관하는 태도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크게 부각되는 시대에 소비자의 신뢰를 깨버릴 수 있는 큰 요소다.

쿠팡이 유통공룡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거대기업으로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몸집 키우는 것뿐 아니라 좀 더 세심한 상생 경영을 통한 내실이 단단해져야한다.

기업의 윤리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대체 가능한 플랫폼이 나올 때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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