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대조1구역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뉴스락]
은평 대조1구역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뉴스락]

[뉴스락] 지난 2022년 이른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지역이라 불렸던 '둔춘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공사 중단 사태는 국내 도시정비 역사에 아픈 획을 그었다.

둔춘주공사태는 현재에도 재건축사업 역사 상 최고 화두로 꼽히는 사건 중 하나다.

둔촌주공사태가 불거진지 약 2년이 지난 최근, '제2의 둔촌주공사태'가 우려되는 사업장이 나타나고 있다.

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3.37로 잠정 집계됐다. 3년 전인 2020년 11월(120.2)과 비교해 27.57% 상승한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공사비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공사비 급등은 사업진행에 직접적인 차질을 불러온다.

최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의 전면 중단이 현실화됐다.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조동 일대 11만2천㎡ 부지에 지상 25층, 28개동 2451가구의 아파트(힐스테이트 메디알레)를 짓는 사업으로, 2022년 10월 착공했다.

그러나 이후 조합 내분, 건축비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조합원 분양, 일반분양이 잇따라 지연됐다. 착공 이후 1년여간 공사비 약 1800억 원을 받지 못한 현대건설은 지난 16일 조합에 공사비 연내 지급을 요청했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해 공사 중지 선언에 나섰다.

공사가 멈춘다면 둔촌주공 사태 이후 2년 만에 서울의 대규모 정비사업 '셧다운'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이달 유치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지급이 완료되는 대로 재착공 계약 협의를 통해 재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핵심 사업장에서도 공사비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에 총 공사비를 1조 4492억(기존 7947억) 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기존 공사비의 약 82.4%가 오른 금액으로, 시공사의 요구에 따라 조합이 총회를 개최하고 '공사계약 변경 약정서(2차)' 안건을 상정했지만 조합 측이 공사비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부결됐다.

지난해 12월 잠실진주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조합집행부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총회를 개최해 공사비 인상 추인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 4분기 일반분양 예정이었던 분양도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분양 시기가 늦춰지면 실수요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준공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후분양'이 시작될 경우 목돈마련이 힘든 수요자는 분양대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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