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로나 시절, 렌털업계는 집콕족들이 늘어나면서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렌털업계는 순항중이다.

많은 업계에서 곡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렌털 대표 업체 3군데 모두 지난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매출이 증가했다.

최근 갑작스러운 빈대의 출몰로 위생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이들이 렌털 업체를 찾는 등 '빈대믹'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렌털 시스템은 일시불로 결제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어 업계에서는 경기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잇따른 경기 침체로 인한 불안감에 따른 수요 위축을 경계해야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각 렌털 업체는 제품군 확대와 해외 사업 강화 등 기존 사업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모색중이다.

이에 <뉴스락>에서는 각종 스펙트럼을 넓히며 변신을 꾀하는 렌털업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왼쪽부터 각사 사옥과 김완성 SK매직 대표이사,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각사 사옥과 김완성 SK매직 대표이사,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뉴스락 편집] 

불황에 강한 렌털업계...3분기까지 선방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뉴스락 편집]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뉴스락 편집]

렌털 업계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코웨이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코웨이의 2분기 매출액은 1조62억 원이었다. 3분기 코웨이 국내 환경가전사업 매출액의 경우 정수기 등 주요 제품과 비렉스 제품군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6011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법인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3631억으로 성장 흐름세를 보였다. 해외법인에서는 미국·태국 법인의 매출액이 각각 532억 원, 2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57.0% 상승했으며, 특히 태국 법인의 경우 첫 흑자 전환을 했다.

꾸준하게 성장해온 말레이시아 법인은 소비경기 침체 및 원화 강세 환율을 이유로 매출액이 감소했으나 미국과 태국 법인이 성장하면서 해외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성장의 주요 지표인 국내 계정 수는 674만개를 달성했다. 렌털 계정이 18만7000개 늘어난 반면 계약 만료 이후 케어 서비스에 가입하는 멤버십 계정은 1만9000개 줄어들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에 외형 성장이 약해지고 연체율 증가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나 코웨이가 확보한 약 1000만 개의 계정을 통해 창출되는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김완성 SK매직 대표이사. [뉴스락 편집] 
김완성 SK매직 대표이사. [뉴스락 편집] 

SK매직 역시 전년동기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SK매직의 3분기 매출액은 2702억 원, 영업이익은 13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액 3.7%, 영업이익 147.3% 상승했다.

해당 매출을 상세히 들여다봤을 때 렌털 매출은 1820억 원, 가전 매출은 594억 원, 글로벌·기타 매출은 288억 원을 기록했다.

SK매직의 누적 렌털 계정은 241만 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9만 개에 불과했던 글로벌 렌털 계정 수는 3분기 18만 개로 2배 증가하며 순항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안정적 렌털 유지와 글로벌 렌털 계정 수 증가로 인한 매출이 증가했다"며 "렌털부문을 견고한 수익성을 지속했고 글로벌 부문은 분기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뉴스락 편집]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뉴스락 편집]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청호나이스가 올해는 반등을 꾀했다. 미국, 싱가포르 등 주요 해외 사업지에서의 존재감이 커지며 글로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하는 등 순항했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미국 시장 매출은 작년 매출을 넘어섰으며, 싱가포르 시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00% 이상 빠른 성장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B2B(기업간 거래) 관리 계정도 30% 증가했다.

업소용 정수기 슈퍼아이스트리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인기를 얻으며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제빙기 시장이 활성화된 현지 상황에 맞게 일일 제빙량 18kg의 얼음 생산 성능을 갖춘 점이 인기 비결로 손꼽혔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해외 부분의 경우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올랐다"며 "올해 2배 성장 달성 목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해 주목 키워드 '해외시장'과 '스펙트럼 확장'

올해 렌털 3사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해외시장'과 제품군의 '스펙트럼 확장'이다.

현재 국내 렌털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진입하면서 렌털 이용자 수는 한정돼 양적성장이 어려워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렌털 시장의 주요 제품군이었던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도 매출 상승에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며 각 렌털 업체에서는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여 이용자들이 추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거나 이미 이용자 포화상태가 된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시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웨이에서 주력하고 있는 브랜드 '비렉스' 컴포트 프레임 이미지. 코웨이 제공. [뉴스락] 
코웨이에서 주력하고 있는 브랜드 '비렉스' 컴포트 프레임 이미지. 코웨이 제공. [뉴스락] 

지난 2일 코웨이는 오전 서울 구로동 본사 지타워에서 경영진과 전사 리더를 대상으로 2024년 시무식을 진행했다.

해당 시무식에서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2024년에도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과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코웨이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을 강조했다.

이날 서 대표는 "슬립&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며 '글로벌 코웨이'로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실제 코웨이는 기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렌털 제품군에서 나아가 2022년 12월 Bed & Relax를 의미하는 슬립 및 힐링 케어 통합 브랜드 '비렉스'를 론칭했다.

브랜드 비렉스의 성장에 힘입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2조 9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성장하는 등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코엑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힘입어 오는 8월 트렌디한 디자인의 가구형 안마의자 '비렉스 페블체어'를 출시하고, 10월에는 침상형 안마기기인 '비렉스 안마베드'를 출시하며 비렉스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1인 가구를 타깃 겨냥한 청호나이스 ‘러블리트리’. 청호나이스 제공 [뉴스락]
1인 가구를 타깃 겨냥한 청호나이스 ‘러블리트리’. 청호나이스 제공 [뉴스락]

청호나이스를 이끄는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강조했다.

정 회장은 "베트남, 멕시코에 글로벌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에 다양한 신규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할 것이다"며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고정적이고 획일화된 생각의 틀을 버리고 창의적인 사고와 남다른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청호그룹은 베트남에 '청호 비나', 말레이시아에 '청호 말레이시아' 법인을 각각 두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매직과 경동나비엔 로고. [뉴스락] 
SK매직과 경동나비엔 로고. [뉴스락]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에 이어 SK매직도 주력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군의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SK매직은 운영 품목 효율화의 일환으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총 3개 품목의 영업을 경동나비엔에 매매대금 400억 원에 양도하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

이번 주방가전사업부 일부 매각은 오는 2월 중 본계약을 체결한 뒤 3월 중으로 매매대금 수취로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다.

SK매직은 해당 매각대금을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렌털 주력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매직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기존 주력제품들의 품질, 디자인 및 고객서비스 혁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AI 및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스펙트럼을 넓혀 미래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렌털 시장, 주요기업은 활짝, 중소는 울상....양극화 우려

한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외에도 여러 렌털 상품들을 통해 실적을 주도하는 주요 렌털 업체들과 달리 중소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으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미세먼지 수치가 크게 높아지며 공기청정기 시장은 1조 원 규모를 돌파했다. 필수가전으로 부각된 공기청정기 시장에는 중견‧중소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했다.

이후 대기질이 꾸준히 개선되며 공기청정기 시장규모가 7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불황에 유명한 브랜드 제품을 먼저 찾게 되는 소비자 심리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하위권 업체들의 경우 성장세 둔화를 겪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제조 및 판매는 상대적으로 용이해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했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통해 안전하다고 느끼는 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불황으로 인한 대형업체들의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견‧중소업체는 주요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점뿐 아니라 성능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어 더 큰 양극화가 예상된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검사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공기청정기 제품. 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스락] 
한국소비자원에서 검사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공기청정기 제품. 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스락]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한국과 중국 중소·중견기업이 생산한 10만~20만원대의 공기청정기 8개 제품 성능을 평가한 결과 4개 제품이 유해가스 제거·탈취효율이 기준에 미달했으며, 2개 제품은 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점을 적발했다.

1개 제품에서는 필터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누전‧감전 등의 전기적 안정성과 오존 발생량은 모든 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했지만, 씽크웨이 제품의 필터에서 사용금지 유해 성분이 발견됐다.

씽크웨이 제조사인 웨이코스는 유해 성분이 검출된 공기청정기 씽크웨이 제품의 필터 등에 대해 폐기 조치했으며 기존 판매된 제품에 대해 유해 물질 불검출 필터를 무상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락>에게 "중소업체의 경우 소비자가 대형업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영세업체의 경우 코디서비스 등의 비용 절감을 위해 지역별로 컬래버레이션을 하거나 공동브랜드 등을 만들어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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