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윤 산업건설팀 기자.
박소윤 산업건설팀 기자.

[뉴스락] 지난해 큰 파문이 일었던 '부실시공' 논란은 해당 기업들에게 '순살 자이', '통뼈 캐슬' 등 다소 민망한 별칭을 선물했다.

안전과 직결돼있는 만큼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건설기업의 무책임함이 내 집 마련을 꿈꾼 사람들의 터전을 짓밟은 결과다.

건설업계가 '안전시공'을 외치며 새해가 밝은지 1개월도 채 흐르지 않았지만, 미운오리새끼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최근 고도제한 위반으로 사용허가가 불발된 김포 고촌 '양우내안애' 아파트 예비입주자들은 엄동설한의 날씨에 거리로 내몰렸다.

이 아파트는 양우건설이 시공하는 김포 고촌읍 신곡리 일원 총 8개동, 399가구 규모 단지로, 2020년 착공돼 지난 12일 입주 개시를 앞두고 있었다. 

단지는 김포공항 반경 4km 내에 위치해 공항 시설법상 고도제한 대상이다. 법령에 따라 기준인 57.86m보다 낮게 지어져야 하지만 7개동의 높이가 이보다 약 63~69cm 높게 지어지면서 승인이 무산됐다. 

문제는 시공사인 양우건설이 고도제한 기준을 명확하게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있다.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9년부터 김포시에 '8개 동 15층 아파트가 해발 57.86m 내에 지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과 '제한 높이 이상의 장애물이 발견될 시 관련 법에 따라 고발 및 제거 조치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김포시 역시 이 점을 수차례 시공사에 전달했다. 하지만 양우건설은 해당 사항을 철저히 '무시'한 결과를 내놨다.

시공사의 무책임 시공으로 입주가 미뤄지면서 예비입주자들은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실제 근처 공인중개업소에는 '월세 방' 금액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예비입주자들의 보상 요구가 빗발치면서 양우건설도 보상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내놓은 보상안은 △재시공 △이사계약 위약금 △이삿짐 보관비용 △임시 숙박이용 등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금액과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보상안을 모두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실적으로 미뤄봤을 때, '충분한 보상'을 할만한 여력이 부족해 보이는 탓이다. 

양우건설의 지난 2022년(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직전년인 521억 원 대비 92.7% 곤두박질쳤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247억 원에서 460억 원으로 63.1% 떨어졌다.

해당 실적이 공시된 2022년 시장 상황이 올해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점을 생각하면 양우건설의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양우건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확실한 보상과 재시공' 뿐이다. 

또한 건설업계는 화려한 설계나 다채로운 조경 시설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끊이지않는 무책임 논란을 수습할 방법은 '안전한 내 집'을 만들어내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