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샘표식품 본사,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사진=샘표 홈페이지, 네이버 로드뷰

[뉴스락] 샘표간장으로 유명한 샘표식품이 2014년에 이어 또다시 대리점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오너 일가는 이유모를 주가급등으로 250억원의 차익을 챙기게 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정종환 샘표 영업총괄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대리점 경영에 대해 답변했다. 정 본부장은 박진선 샘표 대표 대신 실무 임원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번 국감 증인 채택은 앞서 지난달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샘표가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샘표는 이미 지난 2014년 대리점 갑질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7억6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이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국감에서 샘표가 특정 대리점에 전국 공통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보복출점을 한 것에 대해 질의했다.

추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공통으로 각 대리점에 배포되는 본부행사에서 ‘창영상사’ 대리점은 샘표로부터 가장 주력이 되는 간장상품의 프로모션 항목 자체가 제외된 리스트를 받아 해당 프로모션을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창영상사는 이러한 거래조건 차별행위가 5년 전 자사가 다른 업체의 상품도 취급하는 복합 대리점임이 본사에 알려지면서부터였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근처 신도시가 생겼다는 이유로 창영상사 인근에 보복출점까지 해 거래처를 빼앗고, 본사에서는 지역 거래처들을 인계하라고 압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출석한 정 본부장은 이와 관련된 질의에 대해 “행사 프로모션은 물량이 한정적이고 대리점에서 주문이 들어올 경우 내보내는 구조인데 창영상사가 발주를 넣은 적이 없어 보내지 않은 것”이라면서 “샘표는 대리점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만큼 대리점주와의 상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리점 밀어내기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보복출점 의혹에 대해 정 본부장은 “이는 신규 출점에 해당하는 사항인데 그쪽 지역이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인구가 2배로 늘었다”며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서 슈퍼마켓 등 2차점에 상품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자주 접수되는 상황이라 지역권 보호와 경쟁 사이에서 고민이 크다”는 입장을 호소했다.

한편, 샘표는 이와 동시에 주가급등으로 오너 일가가 약 250억원의 차익을 거둬 주가조작 의혹도 받고 있다.

샘표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신고가를 경신한 샘표는 최근 주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 8월 16일(3만950원)과 비교하면 무려 7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11일 ‘검은 목요일’로 불렸던 주가 대폭락 흐름에도 상승세는 여전했다. 17일 현재 주가는 5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2일 최근 현저한 주가급등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샘표는 지난 4일 “현재 주가에 영향을 미칠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이유 모를 주가급등으로 오너 일가는 약 25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기게 됐다. 박진선 샘표 대표는 샘표 지분 34.05%를 보유해 2개월 만에 주식평가액이 209억원 늘어났다. 4.83%의 지분을 보유한 아들 박용학 씨는 같은 기간 상승분 3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검은 목요일’에도 샘표 주가는 끄떡없었다”면서 “주가 상승으로 오너 일가에 차익이 발생한 상황에서 사유를 모른다는 것은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샘표는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미성년자 보유 상장회사 주식 및 배당금 현황’ 자료에서도 0세 주주가 10억4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어 주식시장 내 불안한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은 “합법적 증여나 상속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주식증여와 배당금을 통해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도 미성년자가 성인보다 많은 소득을 거둬들이는 부의 대물림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며 “우리사회 양극화를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러 의혹들에 대해 샘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당사는 IT업계나 제약업계처럼 신기술·신제품이 발명되는 것도 아닌 꾸준히 성장하는 유통회사로써 급등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회사 내에서도 주가급등 원인을 파악하고자 노력했지만 정말로 아무 사유가 발견되지 않아 발표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샘표 주식 10억원을 보유한 0세 주주에 관련해 관계자는 “오너 일가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확인할 수 있지만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공시되지 않은 개인 주주의 정보는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잇따라 불거진 대리점 갑질 논란에 대해서 관계자는 “전국 80여개 대리점을 보유 중인 샘표는 평균 11년 이상 또는 2대째 협력을 이어가는 대리점이 많다”면서 “그 중 불만이 발생하는 대리점은 당연히 있겠지만 갑질은 절대 없었고,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입장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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