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 중인 스퀴시의 형태/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스락] 말랑말랑한 촉감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장난감 ‘스퀴시’ 일부 제품에서 점막 자극, 현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간독성 유해물질 ‘디메틸포름아미드’가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완구 ‘액체괴물’에서 독성물질 ‘붕소 화합물’이 검출된 지 한 달만의 일이다.

21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스퀴시 제품 12개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방출 시험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코, 인후, 눈, 피부에 자극과 함께 점막 자극, 현기증, 홍조,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간독성 물질 디메틸포름아미드가 방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유럽연합(덴마크)이 스퀴시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방출돼 다수 제품을 리콜한 데 따른 한국소비자원의 후속 조사로, 시험 결과 12개 제품 전체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가 시간당 54㎍/㎥~16,137㎍/㎥ 수준의 농도로 방출됐다.

6개 제품의 방출량은 3세 이하 어린이에게 간 손상과 점막 자극 등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수준이었고, 이 중 2개 제품은 여러 개의 스퀴시에 노출될 경우 6~12세의 어린이에게도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위해 우려가 확인됐지만, 현재 스퀴시 등 어린이 완구에 대한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 기준이 없어 완구의 재질·용도·사용연령 등에 따른 안전기준 마련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사 대상 12개 전 제품에 KC마크는 표시돼 있었으나 이 중 10개 제품에는 KC마크가 있었음에도 필수 기재 요소인 사용자 최소연령, 품명 등 일반 표시 사항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제품의 사업자에게 판매중지 및 회수 등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회수 조치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기술표준원에 어린이 완구의 재질·용도·연령에 따른 휘발성 유기화합물 방출량 기준 마련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냄새나 향기가 있는 스퀴시의 구매를 피하고, 특히 3세 이하의 어린이가 스퀴시를 가지고 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어린이 완구의 주요 소비자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은 날로 쌓여만 간다. 앞서 지난 1월 스퀴시와 비슷한 장난감인 액체괴물에서도 생식·발달독성을 가진 물질 붕소 화합물이 검출돼 논란이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액체괴물은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확인돼 물질 사용이 금지되고 대규모 리콜조치가 진행됐었지만, 지난 1월 이번에는 독성물질 붕소 화합물이 검출됐다.

그러나 관련 규정이 국내에 없었다가 올해부터 적용됐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액체괴물 조사 제품에서도 KC마크만 부착돼 있는 제품이 발견되면서, 국가인증제도에 대한 허점이 또다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붕소 화합물 검출 문제의 경우 당시 조사결과 발표 이전부터 완구안전기준법이 개정돼 규제가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이것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는 이번 년도 내 검사를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간독성 물질 ‘디메틸포름아미드’에 대한 기준은 국제적으로도 없는 상태여서 국내 유관기관에서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C마크 제도의 허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관계자는 “KC마크에 대한 조사는 담당기관 뿐만 아니라 소비자감시단까지 나서서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나 유통업체와 유통되는 제품이 워낙 많다보니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단속을 해 제도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퀴시 위해성 평가 결과표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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