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뉴스락DB
신동빈 회장. 뉴스락DB

[뉴스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본격 IPO(기업공개)를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2015년 9월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사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당초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이갑 등 5인 체제로 운영돼오던 호텔롯데는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등 4인 체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그룹,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3곳으로 줄었다.

롯데그룹 측은 “지난해 신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이며, 계열사 책임경영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호텔롯데 상장이 머지않아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IPO 과정에선 경영진의 도덕성이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기에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한다는 점에서다.

당초 호텔롯데는 지난해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상장을 추진했지만 올해로 미루게 됐다.

그러나 올해 역시 업황 불황이 지속돼 최근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약 700곳 점포 중 200여곳을 폐점하는 등 뼈를 깎아냄과 동시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악재 등장으로 실적 개선이 불투명해지면서 상장에 악재가 꼈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의 호텔롯데 대표직 사임은 상장을 위한 초강수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신 회장님의 대표직 사임 사유는 그룹 측에서 밝힌대로이며, IPO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언론에서 정황을 토대로 그렇게 추측하는 것이지, 저희는 IPO를 언제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호텔롯데 대표직을 내려놓은 만큼 롯데그룹 외 대표직을 맡고 있는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대표직의 연임 여부도 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지주와 계열사 전반에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각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원톱(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한 것이 그 예다.

신 회장의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대표직은 오는 3월 이사 임기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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