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 5월 2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 및 이상직 의원 등 경영진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김재민 기자. [뉴스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 5월 2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 및 이상직 의원 등 경영진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김재민 기자. [뉴스락]

[뉴스락] 제주항공 피인수 무산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의 노조가 사실상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세포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검찰 고발했다.

29일 오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이하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이삼 노조위원장 명의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이자 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7%)와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33.3%)가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로, 설립 당시 이원준씨는 17세, 이수지 대표는 26세였다.

노조는 “이 의원이 자신의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이스타홀딩스에 사모펀드를 통한 자금 대여, 선수금 지원 방식 등으로 자금을 지원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도록 했다”며 “이 과정에서 상속세와 증여세법을 교묘히 빠져나가 조세포탈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 과정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등 선결 조건 해소를 요구하자,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대주주 이 의원 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언론 등을 통해 영업실적이 없는 이스타홀딩스가 설립 2개월 만에 자금 100억원을 차입, 이스타항공 주식 524만주(당시 기준 68% 지분)를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된 것을 두고 자금 출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측이 자금에 대해 “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 주식 취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당시 주식평가보고서 기준 주식가치가 1주당 0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논리적으로 납득이 어렵다”고 맞섰다.

논란이 종식되지 않자, 결국 이 의원 측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자녀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을 사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궁극적으로 인수 건은 무산이 됐다. 대주주 리스크만 회사에 안겨, 돌아선 제주항공의 마음을 더욱 확고하게 한 것.

이밖에도 노조는 이 의원이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 당시 공개 재산과 관련해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재산, 자녀의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 신고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조는 “재산 공개 당시 직계비속 재산으로는 4150만원만 신고됐지만 이 의원의 딸 이수지 대표가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탔다”며 “전 부인 재산을 빼고 계산했지만, 실제론 함께 거주하고 있던 점, 전 부인이 선거 과정서 배우자 역할을 수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혼인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타노조의 이번 고발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 건 무산에 따른 소송전이 촉발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이스타항공이 대주주인 이 의원을 대상으로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다음 단계는 인수를 포기하게 된 제주항공이 대상이 될 것이란 시각에서다.

한편, 이스타항공 약 1600명의 직원들은 지난 2월부터 약 5개월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인수 건 무산 이후 이스타항공은 전 직원 무급휴직을 추진했다가 체당금 등을 이유로 반발에 부딪혀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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