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남양기술연구소) 전경. 사진 현대차 제공 [뉴스락]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남양기술연구소) 전경. 사진 현대차 제공 [뉴스락]

[뉴스락]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원인을 두고 상사의 폭언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 연구원 A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 14일 출시된 신형 투싼(4세대 투싼 NX4)의 디자인을 맡기도 했던 A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4월 병가를 낸 후 치료에 전념했으나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동료 직원 253명은 지난 5일 공동으로 낸 ‘현대디자인센터 디자이너 사망에 대한 추도사 및 호소문’을 통해 “2010년 1월 입사해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묵묵하게 열심히 일했던 A씨가 올해 초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으로 병을 얻었다”면서 “A씨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투싼 NX4도 보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이어 “회사는 사규 ‘단, 사망 시 사회적 풍속을 저해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이유를 들어 사내 호소문 전달 채널 사용을 불허했지만,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가 본 그의 죽음이 너무나 가슴 아팠기에 이러한 방식으로라도 추도사 및 호소문을 작성해 알린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 상사의 폭언 때문에 생긴 마음의 병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 앱에서는 A씨의 상사 B전무가 “너는 나 회사 나가라고 디자인을 이렇게 하는 거냐”, “X만도 못한 X, 니가 디자이너냐” 등의 폭언을 자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은 일부 공감과 확산을 거듭하며 사실확인을 요구받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신 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고, 일반인이시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유족들에게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 주장하는 폭언에 대한 내용은 전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며, 사고원인이나 경위 등에 대해 현재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호소문 전달 채널 사용을 불허한 사규에 대해 관계자는 “해당 게시글은 같이 근무했던 분들이 추모의 목적으로 한 것이고, 사규에 따라 게시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부적인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은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폭언 의혹이 제기된 B전무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자동차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설계, 플랫폼 등 모든 부문의 ‘종합 예술’과도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연구소 직원들이 게시한 추도사 및 호소문. 사진 제보자 제공 [뉴스락]
현대차 디자인센터 연구소 직원들이 게시한 추도사 및 호소문. 사진 제보자 제공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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