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다. 

최근 창업 세대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가하면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ESG 경영 바람을 타고 오너 일가의 도덕성 등이 부각되면서 차기 회사를 이끌 젊은 오너들의 경영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 뿐만 아니라 건강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면서 건강보조제 등을 제조생산하는 회사들도 덩달아 호조세를 보인다. 

이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오너 입장에서는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뉴스락>이 최근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주요 제약기업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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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 셀트리온, 오너2세 서진석 수석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과 오너2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 사진=셀트리온 [편집/뉴스락]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과 오너2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 사진=셀트리온 [편집/뉴스락]

셀트리온의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이 결국 자신이 세운 셀트리온에서 떠났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 2002년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의 계열사 벡스젠으로부터 에이즈 백신 기술을 이전(제휴)받으면서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서 명예회장은 2005년 인천 송도 바이오의약시설 공장 준공을 앞두고 백신 임상 3상이 실패하면서 사채를 빌렸 쓸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부도 위기까지 겪었다.

하지만 완공 직후 BMS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2007년 635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렸고 코스닥에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이어 허쥬마, 트룩시마 등을 선보이며 국내 선두권 제약바이오 업체로 올라섰다. 현재는 국내 1호 코로나1호 치료제를 만든 그룹 전체 시총만 60조에 이르는 대기업이 됐다.

여기서 서 명예회장은 잘 나가는 오너로서 회사를 더 이끌수 있음에도 과거 자신이 '2020년 말 은퇴하겠다' 말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제 은퇴 하면서 귀감이 되고 있다.

뒤를 잇는 오너2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셀트리온에서 제품개발부문의 부문장을 겸하고 있다. 최근 등기 이사로 선임되면서 서 명예회장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진석 부사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생명과학 박사 항위를 취득했다. 지난 2014년 셀트리온에 입사한 이래 연구개발(R&D)본부 과장, 생명과학 1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5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선 이후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선언했지만 회사의 중요 의사결정에서 사실상 회장이 직접 나선 바 있다. 때문에 서 부사장 또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참여하는 만큼 완전히 경영과 소유가 분리됐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일감 몰아주기 관련해 발생한 270억 원 가량의 증여세 환급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나, 99억 원의법인세부과처분취소 소송 1심 승소 이후 2심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서 부사장은 셀트리온 계열사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통해 내부 거래문제 해결은 물론 분식회계 의혹 해소와 과대 평가 받고 있는 재무구조도 깔끔하게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서 부사장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제네릭의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화장품 및 건기식의 제조 및 수출, 관련 연구 개발 등 사업목적을 추가한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여기에 진단키트 개발에 따라 관련 연구를 비롯 의료기기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알츠하이머, 치매에 적응증이 있는 도네페질 패취 등 신규 의료 품목 개발에도 투자를 예고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은퇴를 선언하면서 "나의 은퇴가 회사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서진석 부사장이 나 대신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상법상 승인 받아야 할 사항을 검토해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도록 하게 하고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 현대약품, 오너3세 이상준 사당 단독 대표이사 선임
오너3세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약품 홈페이지 캡쳐화면 [뉴스락]
오너3세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약품 홈페이지 캡쳐화면 [뉴스락]

현대약품의 오너3세 이상준 사장이 회사 단독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8년 이한구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자신의 아들 이상준 사장에게 넘기면서 이상준 사장과 김영학 사장이 각자대표로 회사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올해 초 김영학 각자대표가 돌연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오너3세인 이상준 사장이 단독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 것이다. 현대약품이 이상준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앞서 1세대 창업주인 고(故) 이규석 현대약품 명예회장은 지난 1965년에 현대소독화학공업을 상호로 회사를 설립하고 물파스를 필두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미에로화이바 등 음료사업까지 진출했다.

오너2세 이한구 회장은 이 명예회장이 지난 2006년 별세하면서 회장으로 취임했으나 슈퍼개미인 박성득 씨 지분이 한때 21.82% 까지 오르는 등 경영권을 가지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개인 주주들이 지분을 대거 매도하면서 해당 분쟁은 해소됐다.

이후 이 회장은 오송 생명과학 단지 투자 협정 체결, 경기바이오센터내 신약연구소 설립, 알츠하이머 치료제 타미린 발매,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등 투자를 통해 제약바이오 업체로서 입지를 넓혔다.

오너3세 이상준 사장은 동국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샌디에이고대 경영대를 졸업했다. 지난 2003년 경영수업을 처음 시작한 이후 9년 만인 2012년 현대약품 미래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오너3세 경영이 시작됐으나, 전문경영인이자 각자 대표였던 김영학 사장이 돌연 사임해 이 사장이 단독대표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이상준식 경영은 올해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회장의 경우 1948년생으로, 이미 경영전반에 대해 이 대표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우선 올해 주주총회에서 현대약품 매출액의 10%에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중추신경계(CNS) 등 약물 사업부의 두자릿 수 비율 성장률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약품은 지난 2016년 이래 연구개발비(R&D)가 꾸준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2016년 9.39%, 2017년 9.81%, 2018년 10.39%, 2019년 8.77%를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했다.

정부가 제약산업 유통과정의 투명화를 위해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속에 자체 윤리규정 마련 및 국제 윤리경영 인증(ISO 37001) 등 도입을 통해 투명한 시장환경 조성에 노력 중이다.

이 외에도 이 대표는 산부인과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현재 유통 판매중인 야로즈정, 라니아정 외에 벨기에 제약사의 경구용 사전 피임약 에스텔을 독점 공급 승인 받았고, 경구용 임신중단약물 '미프진'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독점 공급계약은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해 자기결정권 침해를 사유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낙태죄 개정 시한인 2020년 12월 말까지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낙태죄가 올해 1월 폐지된 것이다.

다만, 낙태죄가 폐지된 상태라도 '미프진'의 국내 유통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로부터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안전성 검증도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임신 6주 이상의 경우 효과가 미미할 뿐 만 아니라 패혈증,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 가능성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낙태죄가 폐지된 만큼 산부인과시장에서의 사전 피임약, 사후 피임약 등 입지를 넓혀가는 동시에 성장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중추신경계 약물의 생산성 향상을 약속했다.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0%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며 "중추신경계사업부 또한 6년 연속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 GC녹십자그룹, 오너3세 허용준·허은철 사장 형제경영 시대 개막
허일섭 GC녹십자 회장과 오너3세 허은철 GCS녹십자 사장, 허용준 GC(녹십자홀딩스). 사진=GC녹십자 [편집/뉴스락]
허일섭 GC녹십자 회장과 오너3세 허은철 GCS녹십자 사장, 허용준 GC(녹십자홀딩스). 사진=GC녹십자 [편집/뉴스락]

GC녹십자그룹 오너3세 허용준 부사장이 그룹 지주사 GC(녹십자홀딩스)의 사장으로 승진했다. 녹십자그룹은 고(故) 허영섭 GC녹십자 명예회장의 삼남 허용준 부사장이 지난해 말 지주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차남 허은철 GC녹십자 사장과 함께 오너3세 경영을 본격화 하는 모양새다.

창업주 고(故) 허채경 GC녹십자 명예회장은 지난 1961년 한일시멘트를 창업한 이후, 6년만인 1967년 지분 투자를 통해 수도미생물약품판매주식회사를 인수했다. GC녹십자의 전신이다.

허 창업주는 지금은 고인이 된 오너2세 허영섭 명예회장에게 물려줬으나, 지난 2009년 돌연 타계하면서 동생 허일섭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고(故) 허영섭 명예회장은 '국산 백신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큰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GC녹십자 경영권을 이어받은 오남 허일섭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허 회장의 장남 허진성씨는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로 재직중이다.

최근 GC(녹십자홀딩스) 사장으로 승진한 오너3세 허용준 GC(녹십자홀딩스) 사장과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오너가 형제로, 두 형제가 계열사 대표이자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우선 두 형제는 계열사 GC녹십자헬스케어 등을 통해 업계 최대 화두인 헬스케어 사업, 건기식 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헬스케어 관련해서 GC녹십자는 최근 교원그룹과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커머스 기업 넥스트플레이어와 건강기능식품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바이오 부문에서 헌터증후근, 혈우병 치료제 등 신약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고 호흡계 감염 질환 등 백신·치료제 개발에도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GC녹십자의 차세대 혈우병 항체치료제 'MG1113'의 연구가 SCI급 국제 학술지 ‘혈전지혈저널’에 게재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MG1113'은 혈액 내 부족한 응고 인자를 직접 주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항체로 만들어진 혈우병 치료제다.

최근엔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통해 m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신규 지질나노입자개발에도 속도를 내고있다. 해당 연구는 서울대·가톨릭대 등과 함께 진행중이다.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인 '지코비딕'의 경우 보건당국의 허가가 불발된 상황이지만 해당 제품을 의료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만성B형간염치료제, 대장암 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이 진행중이고, 백신 중에는 탄저 백신,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대상포진 등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제약사로서 시대적 사명과 역할 등에 대해 고민하고 그 속에서 성장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하며 GC녹십자 선대 회장의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일양약품, 오너3세 정유석 부사장 지분 대폭 확대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과 오너3세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 사진=일양약품 [편집/뉴스락]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과 오너3세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 사진=일양약품 [편집/뉴스락]

일양약품은 정유석 부사장의 지분이 계속 오르면서 오너3세 경영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일양약품은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이 지난 1946년 공신약업사를 사명으로 창립한 의약품 제조 회사로, 창립 초기 위장약 '노루모' 등을 필두로 시장을 진출한 이후 인삼자양강장제 '원비디', '영비천' 등 피로회복 음료로 영역을 넓히면서 실적이 극대화 됐다.

그러다 지난 1991년 일양약품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면서 본격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눈을 돌렸다. 1994년에 오너2세 정도언 회장이 당시 일양약품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너2세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은 1948년생으로, 사장 취임 이후 30년 가까이 일양약품을 이끌어왔다. 일양약품 취임 이후 차세대 위궤양 치료제 '놀텍'의 국내 14번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고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추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정 회장이 일양약품 사장에 취임한지 30년을 앞두고 다가오면서 오너3세인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과 차남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의 지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정 회장이 일양약품의 지분 21.84%(416만 7794주)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에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업계는 오너3세인 두 형제 지분이 늘고 있고 정 회장이 현재 고령인 점을 들어 경영승계가 사실상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오너3세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은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일양약품 마케팅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2년 만인 지난 2018년 일양약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취임 이래 지난 1년 간 일양약품에 대한 지분율을 조금씩 높이면서 4%가까이 지분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3.80%의 지분을 보유했던 정 부사장은 올해 3.96%(4월 기준, 75만 6511주)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장내 매수 주식수만 1만 3000주 가량이다.

차남인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이사는 계열사이자 비상장사인 일양바이오팜의 지분 20%를 일양약품으로부터 매수하면서 형제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정유석 부사장은 일양약품, 정희석 대표는 일양바이오팜으로 양분되는 형태다.

우선 두 회사와 두 형제는 기존 항궤양제 국내 14호 신약 '놀텍'에 대한 수출 확대를 비롯 백혈병 치료제 신약 '라도티닙(슈펙트)'의 다국가 임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미 놀텍의 경우 멕시코, 터키, 러시아 등에 기술 수출이 된 상태고 슈펙트의 경우도 중국, 러시아, 터키, 콜롬비아 등에 기술 수출된 상태다.

슈펙트 1차치료제는 현재 한국에서 허가 승인난 상태지만 2차 치료제는 한국 등 그 외 국가에서 임상이 진행중이다. 1차 치료제는 백혈병이 첫 발병한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제는 약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하는 치료제다.

이 외에도 합성신약인 프리온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이고 비뇨생식기 관련 개량신약인 IYHCR-17의 임상도 이뤄지고 있다. 일양약품에 대한 업계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다만, 일양약품은 최근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 실패를 공식화 하면서 회사 신뢰도가 일부 떨어진 것은 물론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일부 오너가의 행보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주주들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 한독, 오너3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 지분 대폭 확대
김영진 한독 회장. 사진=한독 [편집/뉴스락]
김영진 한독 회장. 사진=한독 [편집/뉴스락]

한독의 김동한 경영조정실장이 지난해 말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창업 1세대인 고(故) 김신권 한독 명예회장은 지난 1954년 연합약품(현 한독)을 설립하고 업계 최초로 독일의 글로벌 제약회사인 훽스트 등과 기술제휴 및 합작을 추진하면서 일찌감찌 빠른 세계화를 추진해온 인물이다.

특히 김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이후 독일로 넘어간 한국인 간호사와 광부들에 대한 어려움에 공감하며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사회공헌활동, 사람중심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직원들의 학자금 지원 등 복지정책을 펼쳐왔다.

이 외에도 김 명예회장은 의약학 사료를 보존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충북 음성에 기업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을 설립하고 동·서양 의약 역사와 지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김 명예회장은 2006년 경영권을 오너2세인 김영진 회장에게 넘겨주고 지난 2014년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오너2세 김영진 한독 회장은 지난 2006년 회장으로 승진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영진 회장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제약 기업인 사노피와의 합작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회사로 바뀌면서 한독약품의 사명을 한독으로 변경했다.

김 회장은 기존의 핵심 제품인 케토톱에 대한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 인수, 제넥신 공동투자를 이어왔다. 여기에 당뇨치료제 DPP-4 억제제에 대한 임상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고 있고 자체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3세인 김동한(KIM DANIEL DONG HAN) 경영조정실 상무는 지난 2019년 이사로 승진하면서 임원에 합류한대 이어 장내에서 한독 주식 일부를 매수하며 경영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한 상무는 한독 지주사격 회사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최대주주(31.65%)로 사실상 한독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한독의 지분 17.69%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진 회장의 한독 지분은 13.65%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경영승계 발판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김 상무는 한독의 알짜 사업인 케토톱을 비롯 전문 및 일반 의약품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바이오벡터, 합성신약, 의료기기, 건기식 등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 관련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라이브 커머스 진출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독은 제넥신과 함께 성인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인 'HL2356'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고 합성신약인 표적항암치료제 'HL5101'에 대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담도암치료제 등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스타트업인 웰트와 30억 규모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자사 제품인 숙취해소 음료 '레디큐'의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는 웹드라마 좋좋소 출연진이 참여한다.

김동한 상무는 최근 한독이 비바시스템즈 운영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한독은 '스마트 한독'에 목표를 두고 전사적으로 업무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데이터 기반의 일하는 방식을 확립하고 제품 및 서비스 향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제일약품, 오너3세 한상철 부사장 지분 대폭 확대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과 오너3세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 사진=제일약품 [편집/뉴스락]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과 오너3세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 사진=제일약품 [편집/뉴스락]

제일약품 한상철 부사장에 대한 사장 승진이 예고되면서 오너3세 경영이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창업주인 고(故) 한원석 제일약품 명예회장은 지난 1959년 제일약품산업을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1976년 현재 제일약품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 들었다.

한 명예회장은 사업 초기 해외에서 동물약품 등 의약품을 수입 판매하는 식의 경영을 이어오다가 지난 1971년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다가 지난 1985년 장남인 한승수 회장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1987년 별세했다.

오너2세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은 1975년 회사에 입사해 10년 만에 대표직에 오른 뒤 현재까지 회장으로서 제일약품을 이끌고 있다. 한 회장은 1988년 자본금 50억원으로 제일약품을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특히 한 회장은 지난 2000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경피흡수제로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5년 만에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신사옥 준공을 비롯 백암공장 등 증설을 통해 사세를 확장시켰다.

이후 제일약품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난 2016년 물적분할로 제일헬스사이언스를 설립하고 1년 만인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를 설립했다.

오너3세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제일약품 부사장으로 승진 이래 꾸준히 지분을 확보해왔다. 한 부사장은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사실상 승계가 예고된 상황이다.

한 회장이 제일약품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74세인 고령의 나이로 인해 경영승계의 초침이 빨라지고 있다. 한 부사장의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은 지난 2017년 4.66%에서 2020년 말 기준 9.70%(154만 9302주)까지 올랐다.

여기에 최근 제일약품이 임금체불 등 문제로 논란이 일면서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를 둘러싼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오너의 직접 경영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우선 한 부사장은 수입 의약품 의존적인 현 사업 형태에서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개량신약 등 개발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전체 의약품 등 상품 매출액 비중에서 자체 개발 약품보다 도입품목 의존도가 상당하다. 제일약품의 도입품 의존율은 80% 수준으로, 자체개발 제품인 넥실렌, 란스톤 등은 2%에 불과(2019년 기준)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제일약품의 제품 매출 비중(제일약품 제조 생산)은 1517억 원, 상품 매출 비중은 5369억 원(제일약품이 타사에서 구입 보유)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각각 22%, 77%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제일약품은 이런 구조를 개선하고자 현재 연구개발 조직 내 '개발본부', '중앙연구소', '제제기술연구소' 등을 설립하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신약 과제로 둔 품목으로는 뇌졸중 치료제 JPI-289, 당뇨병 치료제 JP-2266,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JP-1366 등의 국내외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자체개발 당뇨 치료 개량신약 JLP-1705 비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제일약품 신약개발 부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JPI-547의 임상1상 유효성 평가 결과를 다음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공개하기로 밝히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지주사로서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라며 "올해 일반유통사업 부문 제일헬스사이언스는 하반기 신 공장 준공 및 제품 생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삼진제약, 오너2세 최 전무 이어 조 씨 형제들 지분 대폭 확대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 사진=삼진제약 [편집/뉴스락]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 사진=삼진제약 [편집/뉴스락]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이 오너2세 조규석 상무, 조규형 상무에게 50만주를 증여하면서 2세 경영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삼진제약은 지난 1968년 공동 창업주 조의환 회장, 최승주 회장, 김영배 회장 등 세 사람이 함께 대한장기약품을 인수하고 삼진제약으로 상호를 변경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은 공동 창업주임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 없이 회사를 이끌어오며 대표 품목인 게보린 등의 성장을 도모했다.

두 창업주는 지난 3월 임기만료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장홍순,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에게 대표직을 위임했다. 창업주들이 고령인 만큼 경영승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두 회장은 1941년 생으로 올해 81세다.

현재 조 회장 지분율은 공동회장 최 회장의 지분율보다 높고 최근 조 회장이 자신의 지분 3분의 1 가량을 오너2세 조규석 전무(장남), 조규형 상무(차남) 등에 각각 25만주 씩 증여하면서 승계에 있어 조 씨 형제가 우위에 있는 형태다.

다만 최 회장의 장녀이자 오너2세인 최지현 전무 또한 그동안 경영에 참여해왔고 지분율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보돼 있는 만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조 씨 형제의 지분율은 3.06%, 최 전무의 지분율은 2.45%다.

특히 최 전무의 경우 이미 지난 2019년 조 씨 형제가 지분이 없던 상황에서 오너2세로서는 나홀로 삼진제약 지분을 확보해 나가면서 경영승계 구도가 최 전무를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바 있다.

우선 오너2세인 조 전무 등은 기존 해열진통제 게보린을 필두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한편, 설비 신설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개량신약, 복제약 등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충북 오송공장에 680억 규모의 주사제 및 원료의약품 생산 시설을 구축했고 마곡동에 400억 원 규모의 중앙연구소 건립을 시작해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 성장독력 및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착공식에는 조 전무와 최 전무가 기념사진을 찍는 등 직접 참여해 신규 주사제 라인에 대한 홍보는 물론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생산 시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연구개발진행 중인 신약에는 화학합성 신약 중 안구건조증 치료제 SA001, 항암 치료제 SJP1604 등에 대해 임상이 진행 중이고 혈액암, 등 항암제에 대한 미국 임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진제약 측은 오너2세 경영승계와 관련해 두 회장이 여전히 회장직을 맡고 있고 사내이사로 있는 만큼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오너2세의 지분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승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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