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사진 강원도개발공사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사진 강원도개발공사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뉴스락]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공개 입찰의 담합 의혹을 둘러싸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7일 경찰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공정위는 앞서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KH강원개발 등을 대상으로 입찰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민단체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가 공개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의심된다며 지난 7월 공정위 신고 및 8월 강원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공정위 현장조사에 강원경찰청 관계자도 동행해 동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조6000억원을 들여 설립한 알펜시아리조트는 2009년 완공 이후 설계변경, 공사기일 연장, 분양 저조 등 여파로 10년 넘게 지방채를 발행해 빚을 충당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7733억원의 부채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지난해 10월부터 공개매각을 추진했지만 네 차례 유찰됐고, 지난 5월 5차 공개경쟁입찰에서 KH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 자회사 KH강원개발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매각가는 7115억원이며, 잔금 완납 및 소유권 이전이 내년 2월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알펜시아리조트는 매각 직후부터 투입 자금 대비 헐값 매각 논란과 함께 임찰 담합 의혹 등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 2곳이 모두 KH그룹의 계열사로 의심돼 강원도 등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면서 공정위 조사 및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도의회 야당의원들을 중심으로도 이와 같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심상화 강원도의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공개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2곳인데 사실상 한 회사일 뿐 아니라, 사전에 도청과 협의를 했다는 의혹까지 있지만 관련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단독입찰로 인한 유찰 방지를 위해 두 업체 사이 또는 업체와 강원도 사이에 모의가 있었는지, 낙찰가 조정을 위한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러한 담합 의혹에 대해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입찰 과정은 국가공매시스템인 온비드와 회계법인 주도하에 적법하고 유효하게 이뤄졌고 사전 담합 등은 없었으며, 어떤 기업이 응찰했는지, 탈락한 업체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KH그룹 역시 과정이 적법했다는 입장이나, 따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부품 소재, 제조기술 부문, 건설, 바이오,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KH그룹은 2019년 서울 용산구 소재 그랜드하얏트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다. 자산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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