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뉴스락] 파라다이스그룹의 전필립 회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부진해 전(全) 직원에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했던 지난해, 본인의 급여를 2.5배 올리는 방식으로 갭(Gap)을 메워 눈총을 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카지노 등 관광·레저 사업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4538억원, 영업손실 8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019년) 대비 매출액은 절반 가까이 줄고(9794억원) 영업이익은 2019년 518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국내 카지노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고(故) 전락원 창업주로부터 2005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전필립 회장은 건설 및 호텔업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최대주주(67.33%)다. 그의 맏딸 전우경씨 등 특수관계자가 2대주주(20.10%)로 있다.

오너 일가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이를 통해 종속회사 및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인천 카지노 복합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구조다.

전 회장은 2017년 복합리조트를 개장하며 본격적인 관광·레저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전 계열사 임원 20%를 내보내야 했고, 직원들 또한 유급 또는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상여금 또한 없었다.

그러나 전 회장의 급여는 오히려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 회장은 지난해 보수총액 27억62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금은 없었으며 모두 급여였다.

전년인 2019년에는 급여 11억400만원, 상여금 20억7000만원을 받아 보수총액 31억7400만원을 수령했다.

전체 보수총액 기준으론 소폭 감소했지만, 1년 사이 급여가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급여가 올라 전 회장은 예년과 비슷한 보수총액을 받는 효과가 생겼다.

실제로 해당 공시에는 전 회장의 급여 인상에 대한 사유 등 설명이 없다. 급여 산정기준 및 방법에 ‘급여 총액 전년 대비 87% 수준’이라는 설명만이 있었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임원의 급여와 상여금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 하에 2020년 공시 내부 지침이 바뀌어 구분 없이 보수총액으로 지급하도록 한 것”이라며 “실제 급여 총액은 전년 대비 87%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자본시장법에선 임원 개인별 보수와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유 등에 대해서까지 상세히 기재하라는 세부 규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유일하게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지난해에 돌연 급여 산정기준을 바꿔 보수총액으로 합산한 점과, 전 직원이 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유·무급 휴직을 단행하고 있는 현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실상 꼼수가 아니냐는 도의적인 지적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임원의 보수는 중요한 공시 내용으로, 공시 지침이 바뀐 것이라면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면서 “전년 대비 보수총액은 소폭 감소했다지만 전 회장은 사실상 상여금이 포함된 규모의 보수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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