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공식화 했고, 롯데그룹도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진출 설이 꾸준히 나온다.

여기에 바이오 사업과 완전히 무관해 보이던 오리온 마저 중국을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바이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해 업계는 코로나19 등 영향을 꼽고 있다. 

당장 국내 기업들 중 재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삼성과 SK그룹 등이 바이오 사업 진출 이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윤 추구가 최대 목적인 기업들로서는 경쟁 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행보에 당연히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바이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변동성이 크기는 하지만 향후 성장에 대해선 부인하기 어렵다.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모습. 사진=각 사 [뉴스락]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모습. 사진=각 사 [뉴스락]

CJ제일제당, 네덜란드 바이오 업체 인수..."인프라 갖춘 곳, 시장은 커질것"

CJ그룹(회장 이재현)이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통해 네들란드 바이오 테크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바타비아)의 지분 76%를 2677억 원 인수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기존 대주주 등은 CJ그룹의 일원으로서 회사 경영을 참여하는 한편, CJ제일제당과의 협업 등도 예고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바타비아는 다가오는 12월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바타비아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을 위탁개발생산(CDMO) 하는 업체로, 얀센에서 백신 연구개발 등을 맡았던 경영진이 지난 2010년에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타비아는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를 비롯 벡터 바이러스 백신 등을 개발·제조·생산에 장점이 있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바이러스 창궐 상황에서 잠재성이 더욱 크다는 평가다.

특히 바타비아는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홍콩 등에도 연구개발(R&D)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 영업사무소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기업에 큰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바타비아의 사업 방향과 이미 확보된 인프라 등 성장성을 무시할 수 없고, 앞으로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도 내다봤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바타비아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규모가 작지는 않고 실제로 스위스 스타트업 스위스 로켓(Swiss Rockets AG)과 코로나19 연구용 백신에 대해 협력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전자 치료제 등 위탁개발생산 시장 규모가 매년 25% 가량 성장해 2030년에는 140~160억 달러(한화 약 16~18조 원)가 전망되고 있는 만큼 추후 수익성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차세대 바이오 신약 개발에 대한 목표와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제형 및 제조 기술에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라며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 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롯데, 계속된 부인에도 바이오 진출설 꾸준..."검토중, 결정된 건 없다"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바이오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경제는 "롯데,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롯데그룹이 바이오 업체인 엔지켐생명과학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국내 바이오 상장사인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주주에 오르고 롯데케미칼 등도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선 업계는 롯데의 바이오사업 진출에 대해 삼성과 SK의 성공 사례와 엔지켐생명과학의 사업부문에서 잠재성을 높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과 SK의 경우 바이오 시장 진출 이후 여러 비관론 가운데 부침을 겪다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제2의 반도체로 바이오를 점찍고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현재 글로벌신약개발과 원료의약품 부문 2가지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신약개발의 경우 녹용 유래 합성 신약EC-18의 작용기전을 활용해 미국과 한국에서 구강점막염·급성방사선증후군·호중구감소증 등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사업은 세파계 항생제 합성기술, 비세파 원료의약품 합성기술, MRI & CT 조영제 합성 기술 등을 통해 관련 제품 40여 종 품목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재 내수 중심에서 수출 위주로 시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롯데 측은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일련의 바이오 사업 진출 보도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의 천연물유래신약(녹용) EC-18의 효과·활용에 대해 의구심도 나오고 있는 만큼 바이오 사업에 대해 완전히 철회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롯데지주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재까지 바이오 사업에 대하여 검토 중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공시는 3월 보도에 대한 4차 해명공시다.

오리온, 중국기업과 바이오 사업 맞손..."국내업체의 중국진출 도움 역할" 

오리온 그룹(회장 담철곤)이 오리온홀딩스를 통해 지난해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의 합자계약을 통해 바이오사업 진출을 공식화 했다.

오리온홀딩스와 산둥루캉의약은 각각 65%, 35%의 지분 투자를 통해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리온홀딩스는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바이오 업체 기술의 중국 내 임상, 인허가를 도모하고 산둥루캉의약은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리온홀딩스는 국내 바이오 파트너사 '수젠텍'의 결핵진단 키트,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 백신전문 기업 '큐라티스'의 결핵백신 등을 중국 내에 인허가 될 수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내 3개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을 중국 내에서 상용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상비용 지원 등 협력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 오리온홀딩스는 큐라티스의 백신기술을 중국 내 도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노믹트리 대장암 진단키드 기술도입 본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두 회사에는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엔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 생산설비를 산둥루캉의약 공장 주변에 구축하는 등 사업이 가시화 되고있다.

이처럼 오리온 그룹이 바이오사업을 본격화 한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향후 바이오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더불어 오리온 그룹의 중국 내 입지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은 한국과 함께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고 병원에 대한 접근성도 낮다. 향후 고령화로 인해 노령층의 결핵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어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기차를 타고 이틀정도 가야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한국과 달리 원격진료가 합법화 돼 있고 인공지능 의료 분야에 대한 장려정책도 활발한 상황이다. 의료기관 대장 내시경 장비 보급률도 35%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시장 점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오리온의 중국 내 브랜드 파워와 시장 신뢰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선보이고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공동부유 등으로 인해 중국 자국 기업들 조차 위기인 상황에서 바이오사업에 대한 향후 사업 전개가 쉽지 않을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독자적으로 진입 했다면 어려운 부분이 있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진행한 것"이라며 "국내기업의 중국 내 진출을 돕는데 역할이 있으나 직접적 백신개발 등은 현재까지는 계획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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