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생활경제팀 기자.
최진호 생활경제팀 기자.

[뉴스락] 쿠쿠홈시스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쿠쿠홈시스 중앙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한 40대 직원 A씨는 지난달 초 사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유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를 통해 쿠쿠홈시스 한 직원은 A씨가 상사로부터 ‘인격모독’, ‘폭언’ 등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는데, A씨의 성품이 사내에서 좋은 편에 속했다는 주장도 일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블라인드 글을 작성한 직원은 A씨에 대해 폭언 등을 겪으면서 정신과 치료, 우울증 약 복용, 수면제 처방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쿠쿠는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해당 부서에서 지속적인 폭언 등이 있었는지, 또 해당 폭언 등에 의해 실제로 사고가 일어난 건지 조사에 나섰다. 해당 부서 팀장은 직무정지 처분내리기도 했다.

문제는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진상조사위원회로부터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말하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당초 업계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분명한 만큼 수 주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쿠쿠는 현재까지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조사 중이다’ 라는 말을 되풀이 할 뿐이다. 실제로 쿠쿠 관계자는 불과 1~2주 전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진상조사위 조사 진행 여부는 물론 쿠쿠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은 있는지 의구심이 나오는 지점이다.

우습게도 이런 상황에서 쿠쿠는 상호동반 성장 업무협약 체결, 친환경 제품 출시 등 ESG 관련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SSG닷컴과 파트너십을 통한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업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쿠쿠와 관련해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A씨 외에도 내부에서 직장 내 갑질 등 피해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의 상호동반 성장이라는 단어는 가히 모순적인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어떤 결과도 내놓고 있지 않은 현재의 쿠쿠가 말하는 동반성장에 자사 직원들은 배제돼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표리부동이다. 

지금 쿠쿠에게 우선순위는 협업을 통한 동반성장, 상생 이전에 내부 직원들에 대한 믿음과 결속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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