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잇단 악재와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정 사장은 한신증권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한국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30년간 한우물을 파며 증권가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다. 신입사원에서 투자은행 전문가로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 기업공개 주관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지난 2018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정 사장의 수십년간 쌓아올린 금자탑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불거진 불법 공매도와 사내강령위반 기간이 정 사장 재임기간과 상당기간 겹치며 일각에서는 대표 책임론마저 불거져 나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회사는 여럿 악재로 실적부전의 늪에 빠졌는데도 정 사장은 51억원의 보수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입방아에 올랐다.

정 사장의 증권가 샐러리맨 신화가 이대로 막을 내릴 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한국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 한국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성희롱 직장내 괴롭힘 등 사내윤리강령 위반 32건 적발...증권사 최다 불명예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의 사내강령 위반이 증권사 중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전체 사내강령 위반 98건 중 30%를 넘는 32건이 한국투자증권에서 일어난 것. 

한국투자증권의 윤리강령 위반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졌으며 위반 유형은 성희롱, 폭언, 금품수수, 고객과의 금전거래 등으로 다양하게 일어났다.

특히 지난 2018년은 성희롱 2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윤리강령 위반이 있었지만 성희롱 외의 위반건은 주의, 견책, 감봉 등의 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솜방망이 처벌이 사내윤리강령 위반을 계속되게 한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었다.

공매도 규정위반, 금감원 10억원 과태료 부과...잇단 전산 장애로 보안 시스템도 위태

사내 윤리강령 위반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지 한 달만에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월 금융위에 공매도 제한 위반과 공매도 호가 표시 위반으로 금융위로부터 1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금감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3년여 간 938개 종목의 공매도에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자증권이 규정을 위반하고 공매도한 종목으로는 삼성전자가 2552만 주로 압도적이였으며 SK하이닉스가 285만주 ,미래에셋대우 298만주로 뒤를 이었다.

3년의 기간 동안 행해진 규정위반에 최근 금융위는 한국투자증권에 1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실제로 낸 금액은 20% 감경된 8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주식투자자들은 3년간 공매도로 얻은 이익대비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의 과태료 부과라며 분노에 찬 비난 목소리를 낸다. 

뿐만 아니라 8월 초 시스템 장애문제도 불거졌다. 지난 8일 오후부터 9일 오전까지 15시간동안 MTS와 HTS 모두 마비돼 투자자들이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유튜브 채널에 사과문을 올리고 정일문 사장이 대고객 사과까지 하며 사건 수습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스템 전원공급 장치의 합선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고 밝혔지만 금융당국이 사태파악에 나선 상태다.

잇단 악재와 실적부진에도 상반기 보수만 51억원 챙겨... 대내외 입방아

이처럼 한국투자증권이 끊임없는 구설에 오르고 거액의 과태료를 냈음에도 정 사장은 상반기에만 50억 8916만원을 보수를 받았다.

증권가 CEO 중 최고 액수이며 역대 최고 액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에 의한 성과급이라고 밝혔지만 올해 어려운 증시상황과 대비되는 상황에 일반 투자자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악화와 금리 인상 여파 등 전 세계 각국의 긴축 정책 강화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도 반토막 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33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켜냈지만 전년 동기(5546억원) 대비 39% 급감했다. 

이 여파로 올 상반기 기준 점포수는 82곳으로 전년 6월말 대비 8.9%(8곳) 줄었다.

일각에서는 잇단 악재와 논란 그리고 실적하락으로 정일문 사장의 내년 연임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다. 

정 사장은 2019년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을 연임해 수행해오고 있다. 임기는 올해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악화로 주식 시장 거래가 침체된 상황에서 비단 한국투자증권만의 악재는 아닐 것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잇달아 발생한 성비위 사건부터 보안시스템 부재 등 각종 논란 등은 고객 신뢰를 추락시키고 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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