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BNK금융지주의 수장 자리가 또 이르게 공석이 되며 그룹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1967년 부산은행으로 시작해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BS금융지주에서 BNK금융지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BNK자산운용과 BNK벤처투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등 덩치를 키워 지방 금융 1위 굳히기에 나선 듯 했다. 

그러나 전임 회장 등 임원의 채용비리와 주가 조작 등 끊임없는 논란으로 지방금융 1위의 이름에 연거푸 먹칠을 하고있다.

지난 의혹들에 이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르게 사임 의사를 밝히며 차기 회장 인사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있어 BNK금융지주의 행보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0년 역사의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한 BNK금융지주를 흔들고 있는 연이은 회장직 자진 사임을 <뉴스락>이 짚어본다. 

(왼쪽부터) 이장호 전 회장, 성세완 전 회장, 김지완 전 회장. [뉴스락 편집]

 

3대 회장 김지완, 금융지주 사유화해 아들 실적 챙기기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일 임기가 5개월 남은 시점에서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과 건강상의 이유에서다.

사실상 김지완 회장 중도 사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금감원 조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안과 공익제보에 대한 조치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 아들에 대한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지완 회장 아들이 한양증권의 대체투자업 센터장으로 이직한 뒤 BNK계열사의 발행 채권 인수 물량이 급증했다는 지적으로, 한양증권은 지난 2019년 기준 1000억원 규모의 BNK발행채권을 인수했지만 김씨 이직 후 올해 8월까지 총 1조 1900억원의 채권을 인수해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은행 발행 채권의 경우 리스크는 적고 성과급을 챙기기는 좋아 황금알이라고 불린다"면서 채권을 인수하며 생기는 실적이 곧바로 김지완 회장 아들의 실적으로 책정돼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같은 날 국감에서 지난 2018년 김지완 회장 아들의 전 직장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BNK자산운용이 만든 핀테크 사모펀드가 환매 불가능해지자 BNK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에 50억원의 우회대출을 통해 처리했다며 부당 내부거래를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BNK금융지주,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에 대해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김지완 회장 등 관계인에 대한 징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대 회장 성세환, 채용비리에 주가까지 만지작...검찰 기소 불명예 퇴장

2대 회장인 성세환 전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사퇴했다.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BNK금융지주를 2020년까지 국내 5위의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지난 2013년 취임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바람과 달리 채용비리와 주가조작 혐의로 지난 2017년 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성세환 전 회장은 부산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11월 부산시 시금고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산은행이 선정되도록 편의를 봐준 담당자 아들을 채용하도록 한 혐의가 드러났다.

또 지난 2017년 4월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2016년 유상증자를 공시한 뒤 주가가 급락하자 발행가액 산정 기간인 2016년 1월 부산은행 거래처를 동원해 주식을 매수하게 하는 등 그룹 전체가 시세 조종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후 2017년 8월 성 전 회장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으며 지난 2020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벌금 700만원을 확정받았다.

한편 성 전 회장은 해운대 엘시티 사업 과정에서 300억원의 부실대출을 실행한 혐의도 받았으나, 지난 2021년 재판부는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1대 회장 이장호, '장기 집권' 하려다 금감원 사퇴압박에 퇴진

BNK금융지주의 전신인 BS금융지주의 이장호 초대회장도 2013년 6월 금융감독원의 사퇴 압박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임했다. 

이 전 회장은 부산은행 행원 출신으로, 지난 2006년 부산은행장을 맡으며 2011년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한 BS금융지주의 경영을 맡았다.

당시 금감원은 이 전 회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BS금융지주의 경쟁력 약화 우려로 이 전 회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당시 총 8년간 수장으로 재직하던 이 전 회장이 모교 출신 임원들과 친정체제 구축 가능성이 높으며, 임기 만료 후 후계프로그램이 구축되지 않은 점이 장기적으로 BS금융지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유에서 사퇴 압박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거취에 관한 문제가 불거져 조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BS금융지주에 압박 수위를 높이며 낙하산 인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치 의혹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한편 지난 14일 BNK금융지주는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정성재 BNK금융지주 전무를 일시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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