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2월, 하늘길은 얼어붙었다.

코로나 이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의 월 이용객 수가 최저 250만명을 기록했다.

항공업계가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때쯤 불행 중 다행히도 엔데믹으로 사태는 전환됐다.

최근 정부가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코로나 관련 규제가 풀려가면서 그동안 악화 일로를 걸어온 항공업계의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비롯된 미-중-러 등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속 국제 정세 분위기 험악해지고 상황이다. 그리고  요동치는 유가와 세계 경제 침체 등 고환율에 업계는 비상 활로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뉴스락>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한 제주항공, 티웨이, 에어부산, 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들의 코로나 3년을 돌아보고 올 한해 전망과 돌파전략 등을 살펴본다.

뉴스락 특별기획 K산업 코로나를 이겨내다 [뉴스락 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K산업 코로나를 이겨내다 [뉴스락 편집]

지난해 항공업계 흑자전환 신호탄... 대한한공, 영업익 2조8307억

국내 주요 6개 항공사 매출 및 영업이익 5개 년도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각 사 제공 [뉴스락]
국내 주요 6개 항공사 매출 및 영업이익 5개 년도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각 사 제공 [뉴스락]

항공업계가 잃어버린 3년의 하늘길 수복에 나섰다. 

코로나로 긴 적자의 터널에서 좀 처럼 헤어나오질 못했던 업계는 지난해 흑자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회장 조원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조966억원, 영업이익 2조83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6.3%, 99.6%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발발 이전 평균 영업이익 약 7000억원대 정도였던 것에 비해 오히려 4배에 가까운 수익성 개선을 실현했다.

코로나 감염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에는 매출 7조6105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대표 원유석)은 지난해 매출 6조2093억원, 영업이익 5981억원을 기록했다.

저비용 항공사(LCC)들 역시 코로나를 딛고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1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적자 폭을 크게 감소시켰다.

제주항공(대표 김이배)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994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기록하면서 15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진에어(대표 박병률)도 별도기준 매출 2254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15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연간기준으로 보면 LCC 4사 모두 적자의 늪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진 못했다. 

티웨이항공(대표 정홍근)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5259억원, 영업손실 105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적자폭을 433억원 줄였다.

에어부산(대표 안병석)도 연간 기준 매출 4049억원, 영업손실 807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1200억원 가량 적자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코로나 활로 화물운송에 집중... 무착륙 국제관광 이색 전략

오른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대행,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진에어 박병률 대표, 정홍근 티웨이 대표, 안병석 에어부산 대표. 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오른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대행,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진에어 박병률 대표, 정홍근 티웨이 대표, 안병석 에어부산 대표. 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이처럼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코로나 사태 장기화 속에서 빠르게 흑자 전환하거나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는데는 '화물운송' 신장이 한몫했다. 

대한항공은 여객 운송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운송 비중을 대폭 늘였다.  

2019년(2조5574억원) 전체 매출의 21.3%였던 화물운송 사업은 2021년 매출 6조694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76.5%을 차지했다. 

이에 화물에 집중한다는 역발상의 기지를 발휘한 조원태 회장은 최근 글로벌 항공 전문매체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로부터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로 선정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7대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화물 운송에 주력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

2019년 전체 매출의 19.3%(1조3116억원)을 차지했던 화물 부문은 2021년 72.5%(3조1493억원)까지 증가했다.

반면 LCC도 화물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대형항공사(FSC)만큼의 효과는 보지 못했다. 

LCC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라는 이색전략과 함께 국내선 확보에 주력했다.

에어부산이 2020년 12월에 처음 선보였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해외 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해외 지역 상공을 선회한 후 다시 출발공항으로 돌아오는 여행상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수요 감소에 운용되지 않는 항공기를 활용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국제선 항공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여권이 필요하고,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면세 쇼핑 비행'으로 여행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주요 LCC뿐만 아니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무착륙 국제관광상품에 선보였다.

무착륙 국제관광은 엔데믹과 함께 여객 회복에 따라 지난해 6월 모든 항공사에서 종료됐다.  

코로나19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자 LCC들은 국내선 노선 확보에 나섰다.

2020년 5월 진에어가 B737-800(189석) 한 대를 대구국제공항에 새롭게 취항하면서 '대구~제주' 노선 운항에 첫발을 내딛었다. 또, '광주~김포' 노선에 일일 왕복 두편을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4월 청주공항에 신규 취항했다. 매일 4회 운항하는 '청주~제주' 노선을 추가했다. 6월에는 LCC 최초로 '부산~양양' 노선도 추가했다.

LCC는 3년의 보릿고개를 버텨내기 위한 이색전략과 국내선 확보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누적 손실을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 4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누적 결손금은 1조8227억원에 달한다.

에어부산 5683억원, 제주항공 5047억원, 티웨이항공 4101억원, 진에어 3396억원  순이다.

4사는 늘어나는 부채를 영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버텨냈다.

LCC업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대형 항공사들에 비해 LCC는 화물운송같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았다"며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으로 연명해 온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엔데믹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하늘길 노선 정상화에 힘입어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봄바람 분다고 긴장 늦춰선 안돼"... 올해 LCC 실적 강세

FSC LCC 일본 및 동남아 수송객 수 추이. 사진=한화투자증권 리포트 발췌 [뉴스락편집]
FSC LCC 일본 및 동남아 수송객 수 추이. 사진=한화투자증권 리포트 발췌 [뉴스락편집]

증권가에서는 항공업계에 부는 봄바람에 긍정과 우려가 공존한다. 

FSC는 화물운송으로 불황에 선방했지만 유가 및 환율 등의 불확실성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올해 화물 수요와 단가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화물업황의 급격한 하락에 따라 올해 화물 수송량은 지난해 대비 17.8% 감소하고 화물 단가도 4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물 단가가 정상화(하락)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대한항공(003490)이 올해 연간 매출 13조9919억원, 영업이익 1조64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CC의 경우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089590)은 올해 사상최고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연간 매출액 1조3424억원, 영업이익 1503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연간 매출 1조 1127억원, 영업이익 867억원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봤다.

에어부산(298690)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연간 매출액 7990억원, 영업이익 823억원의 실적을 예상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LCC의 1월 일본 노선 수송객 수는 2018년 수준을 상회했으며, 동남아 노선 실적도 2019년에 거의 근접했다”며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LCC 국제선 수송 실적이 FSC를 앞지른 상황으로 앞으로도 2개 노선 위주의 LCC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달 8일 입국자 격리를 폐지하는 등 항공여객시장을 개방함에 따라 여객시장 정상화가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봤으나,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항공여객시장의 빗장을 풀었으나, 이웃국가들의 대중국 방역조치는 강화되고 있다”며 “당초 올해 2분기를 항공여객시장 정상화시기로 예상했으나, 4분기까지로 2분기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