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여행업계가 뚫린 하늘길을 통해 실적 회복을 위한 야심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자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국경의 빗장을 걸어잠그고 내·외국인의 입출국을 제한했다.

지난 2018년을 정점으로 차츰 하락세를 겪어오던 여행업계는 코로나 확산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추락을 거듭, 끝내 최저점을 찍었다.

여행업계는 희망퇴직 등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면서 고정 비용 축소로 살길을 모색하며 버텼고, 암울한 상황은 지속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코로나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입국 가능 국가가 확대되고 우리나라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반등만 남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뉴스락>이 여행업계 빅 3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을 통해 팬데믹을 이겨낸 전략과 올해 실적 반등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막힌 하늘길에 추락한 여행업계...업계 1위 하나투어마저 곤두박질

국내 여행업 3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뉴스락]
국내 여행업 3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뉴스락]

여행업계 빅 3라고 불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맥없이 무너졌다.

5년 전인 2018년과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에는 3사 통합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반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거리두기가 강화된 2020년 이후에는 3사 통합 매출이 2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통합 100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여행업계의 지난 3년간의 가시밭길이 더욱 눈에 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대표 송미선)는 지난해 연결기준 11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8년 매출액 8283억원, 2019년 매출액 6146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지만, 매출액은 지난 2021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손실도 감소세를 보여 2021년 대비 200억 이상 감소했다.

모두투어(대표 우종웅)도 지난해 매출 상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모두투어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77억원으로 2021년 매출액보다 247% 증가했으며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노랑풍선(대표 김진국)은 지난해 연결기준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21년 매출액인 29억원 대비 약 10배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다만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와는 달리 2022년 영업손실은 208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선제적 인력 충원과 영업비용 등 지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 또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3년, 줄이고 아껴도 추락 거듭...업계 빅3, 저마다 안간힘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

2020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각국에서는 해외여행 자제를 권하거나 출국 금지 기조를 이어갔다.

노선 운항이 중단돼 뉴질랜드 등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비싼 항공료를 부담하고 급히 귀국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해외 여행 경보 발령, 노선 운항 중단 등이 이어져 여행업계는 팬데믹의 타격을 온몸으로 받았다.

어려워진 상황이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중소 여행사들은 감원으로 시작해 폐업까지 이르렀다.

한국여행업협회가 발표한 '2021년 전국여행업체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2020년 8월 말 여행업등록 기업체 수인 17664곳 중 폐업이 완료된 여행업체는 202곳, 사실상 폐업 상태인 여행업체는 3953곳에 달했다.

여행업계 빅 3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궁지로 몰린 3사는 지점을 폐쇄하거나 무급휴가를 단행하기도 했으며,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건비를 절감했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4개월간 전 직원 무급휴직을 진행했으며 2021년 1월에는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다.

모두투어 역시 2021년 7월 창사 32년만에 처음으로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자회사인 자유투어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모두스테이 사업을 접는 등 적자사업과 지점 등을 정리해 고정비용을 줄였다.

노랑풍선도 지난 2020년 3월 4개월간 유급휴직을, 6월부터 12월까지는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인력 감축뿐만 아니라 같은 해 11월에는 주력 거점 지역인 부산지사도 폐쇄하는 등 버티기 위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내부 분위기 쇄신 등을 통해 흩어진 조직을 추스러 코로나19를 타파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나투어는 새 CI와 브랜드 슬로건을 도입하는 한편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하나가 새롭다' 캠페인 등 새로워진 하나투어를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 활동과 고객 소통을 진행했다.

모두투어는 소비자의 여행 심리 회복을 목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운영을 진행했다.

지난 2021년 6월 희망퇴직 공시와 함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배송사업을 이용해 매출을 신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휴직 중이던 전 직원의 복직을 진행해 선제적인 인적 투자를 단행했다.

온라인 사업본부와 IT 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조직도 개편했다. 마케팅팀에 고객관리팀을 신설해 확장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마케팅 강화도 꾀했다.

엔데믹 속 되살아나는 여행심리...여행업계도 덩달아 어깨춤

(왼쪽)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닫던 2021년 3월, 김포공항은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 뉴스락DB (오른쪽) 최근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 제공
(왼쪽)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닫던 2021년 3월, 김포공항은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 뉴스락DB (오른쪽) 최근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 제공

이처럼 코로나19 시기임에도 생존을 건 노력을 해온 여행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먼저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났다.

이어 트래블버블 권역(비격리 여행지역)이 확대되고 국가 간의 빗장이 풀리자 해외여행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유행초기 여행을 두고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에 출국을 꺼려온 국민들도 참을 만큼 참았다는 반응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여행사들은 보복심리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도 각사각색의 전략을 내세웠다.

하나투어는 온·오프라인의 균형 있는 성장을 꾀하고 있다.

공식인증예약센터를 비롯한 전국 7천여 곳의 판매대리점 영업 정상화를 지원하고 하나투어 닷컴과 모바일 앱을 개편했다. 또 하나투어 대표 온라인 커머스 채널로 자리잡은 라이브커머스 '하나LIVE'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무엇보다도 고객이 여행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다.

쇼핑센터 일정을 배제하고 선택관광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여행 본질에 초점을 맞췄다.

모두투어는 상품 운영 측면과 영업 측면, 마케팅 측면 모두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상품 등급 운영을 통해 구매 용이성을 높이고 MZ세대, 매니아 층 등을 위한 상품 확대를 진행한다. 고객 이용 경험 개선을 위한 홈페이지 개편과 현지 서비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고객 참여 콘텐츠도 확대할 예정이다.

노랑풍선도 변화와 혁신으로 재도약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공금, 상품, 마케팅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자체 판매 채널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들이 엔데믹 시대에 원하는 여행 유형이나 동반인 유형 등을 세분화해 니즈 충족 상품을 출시한다. 또 테마형 여행 상품을 다양화해 출시하는 등 충성 고객층 확보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다짐이다.

또 내부 직원 직무 만족도를 위해 1분기 직원 대상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의 복지제도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심리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경기침체 항공 공급석 부족 등의 이유로 완만하게 증가해 2019년의 약 70% 회복 수준을 보였다”며 “올해 상반기부터는 노선 확대와 중국 여행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해외여행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글로벌 정세 불안정 고려해야"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코로나19로 악재를 맞은 가운데, 때 한때 ‘일베’ 논란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및 하나투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락]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코로나19로 악재를 맞은 가운데, 때 한때 ‘일베’ 논란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및 하나투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락]

증권가에서는 올해 여행업계의 실적이 코로나 이전보다는 아니지만 상당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노랑풍선(104620)은 모두 상장사로 매출 실적 등은 주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2020년에는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증시 호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맞물려 오히려 여행주는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출국자수가 2019년 대비 60~70% 회복하면 패키지 여행사들의 가파른 실적 레버리지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하나투어 신규 예약의 30~40%가 일본행이기때문에 항공권 공급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딤에도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길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1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양 사 모두 예약율이 폭증해 패키지 송객수는 각각 7.5만명과 5.5만명 내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해외 송출객이 꾸준히 늘었다"면서 "해외 송출객 비중이 높은 동남아와 일본 지역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억눌려있던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경제 부담이 동시에 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재조명돼 수요 회복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성비 있는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패키지 여행객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가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며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전 세계 정세가 불안정해, 국내 여행사들의 대내외 추이를 면밀히 고려한 돌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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