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K-방산은 한국의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용어로, 세계적인 수준의 무기체계와 기술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를 말한다.

K-방산은 최근 전쟁과 긴장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 동맹국과 신흥 시장에 무기를 수출하며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폴란드에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124억달러 (약 17조원) 상당의 무기를 수출하면서 세계 방산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올해에는 호주,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등과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서울 근교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의 지상군 분야 방산 전시회인 ADEX에도 K-방산의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돼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스락>은 K-방산의 성장과 도전에 대해 조명해본다.

첫 번째 이야기는 <풍산그룹>이다.

 

'총알 기업' 풍산, 방산 스펙트럼 확장...5.56mm 소구경탄부터 고폭탄까지

류진 풍산 회장. [뉴스락 편집]
류진 풍산 회장. [뉴스락 편집]

풍산은 1968년 류찬우 창업주가 '풍산금속공업'을 설립한 데서 시작했다.

초기에는 동판, 동파이프 같은 신동제품류를 만들다 1970년 7월 경제공업화 5대 핵심업체로 지정돼 동전을 한국조폐공사에 납품하거나 수출했다.

1973년에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총알 같은 탄약류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1978년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후 1989년 초 안강공장 총파업으로 248억 원의 적자를 내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해 3월 풍산으로 상호를 변경해 이미지 쇄신을 시작했다.

1991년에 풍산정밀을 설립해 반도체 부품사업을 개시했고, 1992년 5월 풍산기계를 세워 기계산업에 진출했다.

1997년에는 미국 머스코 사와 합작해 머스코풍산을 세우면서 사업다각화를 하기 시작했다.

2008년 7월에 기존 풍산이 '풍산홀딩스'로 출범되면서 지주회사 총괄구조가 됐고, 2011년에는 서울 충정로 3가에 신사옥 '풍산빌딩'을 준공해 자체 사옥을 처음 가졌다.

풍산은 5.56mm 소구경탄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고폭탄, 대구경탄, 각종 지능탄까지 방산 영역 스텍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동이 난 미국의 탄약 재고량을 채우기 위해서 풍산이 생산한 155㎜ 곡사포탄 10만 발을 수출하기도 했다.

폴란드 현지 입지 강화 및 생산 기대

풍산 ADEX 전시장 부스.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풍산 ADEX 전시장 부스.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풍산은 지난 9월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3)에 참여해 곡사포탄과 전차탄을 중심으로 각종 소·중·대 구경탄을 선보였다.

120mm 전차탄은 다양한 무기 체계에 적용 가능해 호환성이 크다. 지난 8월 개발에 성공한 155mm 곡사포탄과 사거리 연장탄도 소개했다.

K9 자주포에 신형 155mm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하면 기존 포병탄 대비 사거리가 50%나 증대돼 사거리가 약 60km에 달한다.

이는 한국 탄약 기술력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이 전시회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와 여러 구경의 탄약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풍산이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폴란드 현지에 탄약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풍산 관계자<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폴란드 건과 관련해서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서울 ADEX 2023서 다양한 '전투드론' 선봬 '주목'

풍산 ADEX 전시장 부스 전경.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풍산 ADEX 전시장 부스 전경.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풍산은 국내에서 유일한 종합탄약 생산 기업으로 K-방산의 수출 호조에 따라 탄약과 포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탄약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그 범위를 넓혀 다양한 전투드론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

풍산은 '서울 ADEX 2023'에서 탄약뿐만 아니라 탄약투하 드론, 개인휴대 전투 드론 등 다양한 전투드론을 선보였다.

풍산은 전시 부스를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최신 무기인 드론으로 꾸렸다.

수류탄을 담고 날아가 적 기지에 떨어뜨리는 '탄약투하 드론'은 3~4개 모듈로 분리해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60㎜ 박격포 탄의 신관을 개조해 이 드론에 부착할 수도 있다. 살상 반경이 25m에 달해 전술적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다.

풍산의 드론은 동축로터형 드론으로 일반적인 프로펠러형 헬리콥터 드론과 달리 원통형 몸통에 프로펠러 2개를 장착했다.

원통형 몸통에 프로펠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바람에도 더욱 잘 견딜 수 있고 소음도 훨씬 적다.

또 원통형 몸통의 모듈을 손쉽게 바꿔 낄 수 있어 감시정찰용뿐 아니라 탄약투하용, 파편고폭용 등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풍산은 개인휴대 전투드론도 전시했다.

개인휴대 전투드론은 탑재부와 동력부분으로 나뉘어 지는데, 동력 부분은 이중 반전 로터를 장착한 원통형 디자인으로 작은 공간에 많은 드론을 적재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개인 휴대 드론은 정찰, 공격은 물론이고 통신지원과 조명지원까지 가능한 모듈을 갖추고 있다.

풍산그룹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풍산그룹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의 사업은 크게 소전을 만드는 신동사업과 총알과 포탄을 제조하는 방산 부문으로 나뉘는데 매출 비중은 각각 72.5%, 27.5%다.

풍산의 2022년 연결 매출은 4조 3729억원으로 2021년(3조 5094억원)보다 22.8%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3141억원) 대비 26.3% 하락한 23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 2195억원, 영업이익은 13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14.9% 하락했다.

풍산 관계자는 "내수 판매 계절성 및 일부 수출 계약 지연 영향으로 매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자주국방 K방산 발전 기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류진 풍산 회장은... “세계 최고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

류진(사진) 풍산 대표는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류 회장은 1982년 풍산금속공업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뒤 부친인 류 창업주가 별세하자 이듬해인 2000년 풍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평소 언론 노출이 적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며 방위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 회장은 2005년 창립 37주년을 맞아 ‘첨단소재산업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고의 전문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 제39대 회장도 맡고 있다.

류 회장은 “전략적 시장확대를 통해 기업역량을 극대화하고,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확장과 도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풍산은 ‘첨단소재산업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고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