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의 위기를 넘겨 한숨 돌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11일 오전 9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분식회계 결정을 내려 거래가 정지된지 26일만이다.

한국거래소는 “경영의 투명성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나 기업계속성과 재무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고발 의지를 밝혔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행정소송으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반응은 엇갈린다. 바이오 시장 전체의 침체를 우려했던 업계와 소액주주들은 안심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삼성 공화국’의 면모가 다시 나타났다고 비난한다.

4조 5000억원이라는 거액의 분식회계를 저질렀음에도 업계와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상장 유지 결론을 내린 것을 두고 ‘재벌 봐주기’ 식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상장실질심사 기준이 증선위의 판단 기준과 달라 한국거래소가 분식회계를 중점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될 당시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현재 상황만을 두고 판단하기 때문.

상장 유지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소명할 길은 험난하다. 예정된 법정 공방과 검찰 수사 등 당국과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내린 김태한 대표이사의 해임권고와 검찰 고발 등 당면 과제도 산적하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 과정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금융당국과의 정면 대결이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과 더불어 사실상 삼성의 동일인인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사장의 돌연 사임 등 그룹 내부의 잡음도 적잖다.

특히 이 사장의 사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통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끌어올려 이 부회장이 합병에 있어 주도권을 잡았고 그룹 내 지배력을 끌어올렸다는 의혹에 이 사장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장님이 평소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그룹 차원에서 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어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를 완전히 벗기 위해선 길게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행정소송의 경우 1심에서 대법원까지 길게는 2년 이상이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다.

아울러 대표이사 해임권고에 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집행정지를 서울행정법원이 기각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해임권고안을 상정해 표결을 붙여야 한다.

하지만 대표이사 해임안이 표결로 이어지더라도 삼성물산(43.44%), 삼성전자(31.49%)가 75%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해임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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