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19년 만에 총파업'

KB국민은행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2000년 이후 19년 만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잠실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갖고 하루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 파업 참가 추산 인원은 1만명 가량으로 은행 업무의 차질이 우려됐다.

노사는 현재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임금피크제 연장 △성과급 등에 있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다만 노사는 지난 11일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의 희망퇴직에 합의해 임단협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일었다.

국민은행의 고객수는 3110만명. KB금융지주의 지난해 기준 자산은 477조7156억원이다. 우리나라 시중은행 중 대표직인 '리딩뱅크'로 평가받는 국민은행의 총파업으로 금융권을 넘어 세간이 떠들썩했다.

특히 노조의 성과급 300% 요구를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국민은행을 넘어 KB금융지주의 구설과 현안, 노동환경 등에 대한 적절한 파업이라는 시선과 성과급 등 이른바 '돈이 명분인 파업'이라는 시선 등이 분분하다.

노조는 사측이 이번 파업을 돈이 명분인 '성과급 투쟁'으로 폄하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채용비리와 산별교섭 등 파업의 여지가 충분하지만 단지 성과급만 비춰지는 것에 대한 성토다.

반대의 시선도 있다. 국민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억대'로 잘 알려져 있다. 억대 연봉을 받는 노동자들이 또 300%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시선이다.

실제 지난해 은행권 전반이 호실적을 거뒀지만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여타 은행들은 성과급 200% 지급으로 임단협을 마쳤다.

또한 노조는 사측이 유니폼을 폐지한 대신 피복비로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주장을 지속했다. 하지만 따가운 여론때문인지 노조는 피복비 연 100만원 지급안을 철회하며 한발짝 물러났다.

억대 연봉 직원들의 300% 성과급 요구와 피복비 연간 100만원 지급 요구로 차가운 여론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귀족노조'로 몰아붙이는 이들도 적잖다.

특히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8일 진행된 1차 총파업이 은행 업무에 큰 불편을 주지 않았다는 평가지만 노조의 2차 총파업 예고일이 설 연휴 직전과 맞물려 피해는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을 앞두고 은행 거래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임금피크 대상 직원의 희망퇴직에 합의점을 찾았지만 가장 대립각이 큰 성과급 부분에서는 여전히 이견차가 크다. 노사의 이견차 만큼이나 국민들의 시선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다만 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성과급 투쟁 폄하'라는 명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과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불편이라는 점을 노사 모두 공감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