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제공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제공

[뉴스락] 원정 도박 및 뇌물 공여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경영 복귀설이 재계 안팎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및 업계에 따르면 정운호 전 대표는 지난 7월 네이처리퍼블릭의 계열사 세계프라임, 오성씨엔씨의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세계프라임은 유통업을, 오성씨엔씨는 화장품 제조·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오성씨엔씨는 지난해 12월 청산을 목적으로 해산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해산을 번복함과 동시에 사내이사로 정 전 대표를 등재하면서 경영 복귀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내이사 등재로 정 전 대표는 그동안 계열사 전체 10곳 중 4곳(세계프라임개발, 쿠지코스메틱, 네이처리퍼블릭온라인판매, 에스케이월드)의 사내이사직을 수행해온 데 이어 계열사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앞서 2015년 10월 정 전 대표는 100억원대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돼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듬해인 2016년 6월 출소 예정이었으나, 자신의 사건을 맡은 변호사와 성공보수를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법조계 로비 및 횡령·배임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재수감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정 전 대표는 2016년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 전 대표가 사실상 옥중경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오래 전부터 내놓았다.

정 전 대표는 여전히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75.3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계열사 6곳 중 5곳이 ‘1인 사내이사’ 체제여서 사실상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의 부인 정숙진씨가 네이처리퍼블릭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도 정 전 대표의 경영 방식이 충분히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말 경 출소 예정인 정 전 대표가 계열사 2곳에 추가로 사내이사로 등재됨에 따라 경영 복귀를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기능이 멈춰있는 세계프라임과 오성씨엔씨의 해산 절차에 사내이사의 역할이 필요해 잠시 등재한 것”이라면서 “정 전 대표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경영에 복귀할 경우 복귀하자마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회사가 위기이기 때문에 정 전 대표의 조기 복귀설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놨던 2016년, 업황 불황 등 이유로 112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2분기(별도기준) 매출도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으며, 2분기만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해 분기 적자전환 했다.

창업자인 정 전 대표의 부재와 더불어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등 여파로 크게 타격을 입었다.

업계 침체의 최저점을 탈출한 현 시점에도 헬스앤뷰티샵, 온라인샵 등 새로운 형태와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금 투입에 밀려 ‘1세대 화장품 로드샵’ 신화를 써내려갔던 명성과 달리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론칭한 더페이스샵을 불과 7년 만에 2000억원에 매각하고, 2010년 적자였던 네이처리퍼블릭을 인수해 1년 만에 흑자전환 하는 등 경영 능력을 증명했던 정 전 대표가 복귀할 경우 또 한 번 반등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도박·뇌물 공여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정 전 대표의 과거 이력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만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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