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형제의 난'이 촉발될 위기에 놓였다. 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뉴스락]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형제의 난'이 촉발될 위기에 놓였다. 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뉴스락]

[뉴스락]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차남에게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해 장녀가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타이어판 ‘형제의 난’이 점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차남에게 경영권을 넘긴 아버지의 행동이 자발적이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앞서 지난달 26일, 조양래 회장은 자신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유 지분 23.59% 전량을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조현범 사장은 기존 지분 19.31%와 합쳐 42.90%로 압도적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19.32%, 차녀 조희원씨는 10.92%를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당시 재계에서도 조양래 회장이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아닌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두 형제가 아직까지 경영적인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데다가, 최근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조현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조현식)을 선고받는 등 좋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양래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레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당혹스러워 했다”며 “이런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내려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조양래 회장의 지분 전량 매각 직전까지도 평소 그런 계획은 전혀 없었다”며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조희경 이사장 변호인 등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조희경 이사장 단독의 결정으로 조현식 부회장과 사전 조율 및 논의가 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파장이 클 수도 있는 결정에 대해 남매간 상의가 없었을 리 없다는 반응이다. 조현식 부회장이 조현범 사장과 공개적으로 반대 세력을 구축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해당 사실을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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