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유통업계 주요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산업 전반에 걸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고 상황. 

예기치 못한 시장 재편에도 유통업계에선 오히려 '혁신'을 주창하며 대응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일부 플랫폼 업체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며 '위기 속 혁신만이 살 길'이란 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래선지 코로나19로 적지않은 피해를 받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 기반을 둔 대형 유통기업들도 '경영 지속성', '새로운 먹거리', '혁신'을 찾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바로 CEO 교체를 통한 신사업 발굴이다. 

<뉴스락>이 주요 유통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하송 위메프 대표이사,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이사, 나영호 롯데온 대표이사.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하송 위메프 대표이사,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이사, 나영호 롯데온 대표이사. 사진=각 사 [편집/뉴스락]
◆ 농심, 오너형 유통대기업 세대교체에 지분조정 등 불가피...신사업 '건기식' 방점

'라면왕'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지난달 27일 별세했다.

신춘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아 농심을 이끌어 가게 됐다.

고인이 된 신 회장은 지난 1963년 농심을 창업한 이래 라면사업에 있어서 국내에서 선두를 놓지지 않았다. 시장 점유율도 '신라면', '짜파게티' 등을 필두로 현재까지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 2018년 중국에서 농심 제품이 인정받은 데 이어 지난해엔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 농심 '신라면 블랙' 제품이 꼽혔다. 

신춘호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 "거짓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 속의 농심을 키워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원 부회장이 자연스레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변화도 빨라질 전망이다.

우선 신 부회장은 올해부터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분정리가 시급하다. 상속 지분에 대한 세금,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과제도 남아있다.

신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하고 있어 농심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경영 참여 등 그룹 총괄 위치에 있다. 현재 주력 자회사 농심은 농심홀딩스가 32.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 부회장 지분은 없다.

때문에 신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5.75%, 35만주)을 승계하면서 신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셈이다. 1000억원 이상의 지분, 재산을 상속 받게되면서 상속세 부담도 남아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지분 승계는 절반에 달하는 중과세가 불가피하다.

준대기업집단은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내부거래,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대상이 된다. 농심은 올해 자산 규모가 5조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 개정 사익편취 규율대상에 따르면, 지원을 받았다고 판단되는 계열사로서 상장·비상장 관계없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 및 (총수 회사)이들 회사가 50%의 지분을 초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는 규제대상이 된다.

내부거래 비중이 연 매출의 30%를 넘을 경우 수혜법인(일감 받은 기업)의 지배주주나 친인척 가운데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이들은 증여세를 부과받는다.

또, 매출이나 이익을 끌어올린 뒤 상장시키는 등 부를 취득하거나 승계자금을 편법으로 마련해온 행태가 드러난다면 적발된 총수는 3년 이하의 징역,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일감을 받은 기업은 3년 평균 매출액 5%까지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농심 그룹 내 비상장 회사인 태경농산은 매출액 3485억 원 가운데, 1936억 원(55.5%)을 농심으로부터 기록했다. 태경농산은 농심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부회장 지분이 42.92%다. 차남 신동윤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66.60%다. 

사실상 태경농산의 이익이 총수 일가에게 그대로 흘러가는 구조다.

결국 농심으로서는 지주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낮추거나, 지주사의 계열사 지분을 최대한 낮추는 식의 대응이 불가피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수익성을 이어 가기에 큰 무리는 없지만 지분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이 외에도 농심은 함께 건기식 브랜드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가 필요하다.

특히 신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농심의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 태경농산의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라면에 이은 새로운 먹거리로 건기식을 점찍은 상태다.

신 부회장은 주총에서 "신사업은 건기식이 유력하다"라며 "지난해 콜라겐 제품 출시를 알린 건기식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대체육은 지난해 론칭한 이후 올해 제대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홈플러스, 임일순 대표 사임 이후 후보자 물색 난항...노사갈등·실적부진 등 악재 여전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만인 지난 1월 자진 사임했다.

임일순 전 사장은 홈플러스 대표이사 자리에 취임할 당시 대형마트업계 사상 첫 여성 사장으로서 주목 받았으나 끝내 코로나19 파고를 넘지 못한 채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임 전 사장이 사임한 것과 관련해 홈플러스가 사모펀드 소유 회사라는 점을 근거로 노조와의 갈등, 사업 다각화 등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후 홈플러스는 임 전 사장을 대신해 연태준 대외협력 준법경영 부사장을 임시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신임 대표 후보군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점포 부진으로 온라인몰 고객 유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최근 각종 온라인 이벤트, 행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만, 이미 온라인 마켓에서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와 오픈마켓 강자 네이버 등이 굳건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힘을 받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선지 MBK파트너스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해, 현재 인수 적격 후보자(숏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M&A를 통한 홈플러스 살리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오픈마켓에서 네이버, 쿠팡에 이어 홈플러스를 업계 3위에 올리는 것과 동시에 기존 매장을 활용한 부가가치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있다.

문제는 오프라인 정통 유통강자인 신세계, 롯데가 홈플러스보다 한박자 앞서 자체 온라인 유통계열사를 별도로 설립해 이커머스 시장 쟁탈전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계열사 롯데쇼핑, 이마트 등을 통해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상황에서 과연 홈플러스에게 기회가 돌아갈 지 의문 부호가 따른다.

여기에 홈플러스 대표이사직이 사실상 공석으로 4개월차에 들어섰는데도 이렇다할 후보자가 없다는 점도 암울하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과 임일순 전 사장의 사임 그리고 후임 후보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상당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홈플러스의 경우 앞서 언급한 사모펀드 회사로, 장기적 투자보다 눈앞의 수익성 개선에 몰두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대표가 갖기 쉽지 않다. 임 전 사장이 혁신이 뒤늦은 이유인 동시에 사임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결국 MBK파트너스는 후임 후보자를 모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와의 갈등도 홈플러스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도 홈플러스는 폐점포 수를 늘리는 등 노사 갈등이 끝나지 않을 기미다.

결국 업계 내에서도 홈플러스를 비롯 사모펀드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나오고 있고 대표이사의 교체로 인한 반등 효과도 사실상 미미할 것이고 대표 교체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임일순 전 사장의 경우 예상치 못한 시기에 사임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극구 만류했던 상황"이라며 "때문에 적절한 후임 대표에 대해서 충분히 준비할 시기가 부족했던 것이고 계속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2월 중순 페이팔 출신 디눅프라산나매튜라나싱이를 비상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복선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 위메프, 하송 부사장 대표이사 선임..."유저중심 기술 고도화에 투자할 것"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은상 전 위메프 대표는 지난해 6월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를 비운 이래 최근까지 복귀하지 못하면서 결국 하송 위메프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으로 승진 선임됐다.

앞서 업계는 위메프 대표 자리가 수개월 째 공석으로 남아있는 것에 대해 하송 부사장이 결국은 대표직을 맡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송 부사장이 대표이사 대행을 맡아 왔기도 했고 허민 위메프 창업주의 측근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맡을 거라는 분석에 힘이 더욱 실렸다.

업계 예상대로 위메프가 지난 2월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하송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본격적인 이커머스 경쟁의 서막이 오른셈이다.

우선 위메프는 기존 이커머스 업계 내의 초저가 경쟁력을 살리는 한편, 큐레이션 서비스 및 기술 기반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최저가, 특가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고객, 사용자 확보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위메프는 현재 고객을 유지, 확보하는 동시에 백화점 등 각종 전용관을 론칭해 유저 중심 서비스를 고도화 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진출이 쉽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 촬영장비, 스튜디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W아카데미'를 오픈하는 등 입점업체 확대에 공격적인 투자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배달 및 픽업서비스 '위메프오'를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분사, 출범해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 배달에 대해 2시간 내 가능한 점을 내세우며 배달전쟁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가 네이버, 쿠팡, 티몬, 이베이코리아 등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고 업무협약 등도 활발하기 때문에 위메프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위메프가 이커머스 업계 내 초저가를 표방하고 있고, 대표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포털 네이버가 검색 기반 서비스를 통해 초저가 쇼핑몰을 추천하는 등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국내 유통 공룡 기업인 롯데, 신세계 등이 온라인 오픈마켓, 이커머스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양한 저가 이벤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당장은 직매입을 줄이고 오픈마켓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쿠팡, 티몬과 달리 업계 내 차별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위메프의 차별화 전략 등 대응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하송 신임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하게 유저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라고 밝혔다.

◆ 이베이코리아, 신규 선임 전항일 대표이사 매각 키맨으로 부각...신사업 후순위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변광윤 대표는 지난 2000년 이베이코리아에 평직원으로 입사한 이후 13년만에 대표이사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변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 옥션과 지마켓 등이 인수된 후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작년엔 네이버 쿠팡 등에 이어 업계 3위를 유지하는 등 선방했다.

스마일배송, 스마일페이 등을 국내 오픈마켓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마케팅, 전략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변 대표와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나오기 이전 이미 새로운 도전을 위해 후임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 전 대표는 퇴임 전 마지막 선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 카드와 작은 텀블러 한 개를 선물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작은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 나오기도 했다. 텀블러에는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항일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 2003년 입사한 이후 2018년 이베이재팬 대표로 취임했고,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전항일 신임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관 패션스퀘어를 오픈하는 등 고객유치에 나서는 한편,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협상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네이버, 쿠팡에 이어 오픈마켓 3위를 달리는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신세계, 롯데, SK텔레콤(11번가), MBK파트너스 등이 입찰에 참여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앞두고 대표가 교체된 만큼 전 대표가 주도적 역할을 맡을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아직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당장 신사업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5조원의 이베이코리아 매각 가격을 두고 일부에서는 각각의 회사가 가격만 올려놓고 발을 빼지 않겠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이 확보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겠냐는 것이다.

이미 신세계, 이마트는 네이버와 전략적 협력을 맺은 상황이고 SK텔레콤의 경우도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과의 협력이 예고된 상태다. 롯데의 경우 롯데온이 사실상 실패한 상황에서 거금을 들여 이베이를 인수한다고 시너지를 내는게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전 대표로서는 국내에서 오픈마켓 업계 3위로 입지가 공고한 이베이코리아 인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레이스가 완전히 마무리 될 때까지 잠을 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이베이코리아는 새로운 전략, 신사업 등과 관련해 <뉴스락>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쟁업체가 어떻게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보다 현재 우리가 어떻게 해야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후순위로 미룬 모습이다.

전 대표는 최근 아모레퍼시픽과의 업무 제휴 협약을 진행하고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등 이베이코리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 대표는 한국온라인쇼핑협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전항일 신임 대표이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건전한 시장 발전과 성장을 위해 더욱 앞장설 것"이라며 "ESG 경영에도 힘을 쏟으면서 코로나로 지쳐있는 국민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롯데온, 신임 대표이사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본부장 선임...M&A 폭격 '이베이'도 포함?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사업부장이자 대표이사가 결국 사임했다.

조영제 롯데 이커머스 대표는 롯데쇼핑의 온라인 통합몰 ‘롯데ON’ 등 이커머스 사업을 이끌어왔으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면서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입장에서 더욱 탐탁치 못했다. 롯데마트 폐점 등 물적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이른바 뉴롯데를 표방한지 몇 해가 지나고 있음에도 '롯데온'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등 폐점 매장이 110~120여 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롯데온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지난 2001년 이래 처음으로 3000억 원대로 떨어졌다. 20년만에 역대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결국 롯데쇼핑은 신임 롯데쇼핑 이커머스 대표이사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선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롯데온을 정상으로 올릴 외부 전문가로 나영호 신임 대표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전언이다.

나영호 대표는 지난 1996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후 LG텔레콤과 이베이코리아를 거친 이커머스 분야 전문가로, 롯데온 대표로 선임되면서 다시 롯데로 복귀하게 된 셈이다.

우선 나 대표는 롯데온으로의 판매자 입점을 2배로 늘리고 온라인몰 충성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온 내 패션 전문몰을 한 곳에 배치한 뒤 새로 론칭하는 등 프리미엄관의 확보도 진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롯데온이 과거 매출액 목표의 단순히 수익성에 골몰해 있던 상황에서 개발자를 늘리는 등 최근에서야 고객 편의성 확보에 눈을 떴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에 있던 나 대표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복선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 대표 선임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지 3일 만이다.

롯데쇼핑은 국내 오픈마켓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으로써 기존에 부족했던 온라인으로의 사업에 물꼬를 틀수 있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등을 통한 시너지도 극대화 될 수 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인수 금액이 무려 4~5조원에 이른다는 점과 인수 이후에도 쿠팡, 네이버 등이 건재하다는 점은 우려점으로 남아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이미 중고나라 인수에 10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쓸 계획이고 엔지켐생명과학 등 바이오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이기 때문에 5조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금액은 충분히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엔 롯데그룹이 5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3조원을 책정하고 그 이상의 투자, 베팅은 하지 않을거라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 고도화 등을 예고하고는 있지만 쿠팡 등에 쏠려있는 고객을 다시 끌어오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지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서버 불안정, 배송속도 등 불만이 나오고 있고 네이버, 쿠팡, 티몬 등과 경쟁하기에 이미 늦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경쟁 업체들에 비해 특별히 부각되는 장점이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 롯데그룹이 유통 등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M&A가 유일하다는게 업계 전반적인 평가지만 이마저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강희태 롯데쇼핑 총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주주들에게 송구하다"라며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역량을 강화할 것이고 이베이코리아에 대해서는 현재 충분히 관심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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