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 11일, 쌍용차가 1년 6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벗어나 KG그룹의 품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땠다.

KG컨소시엄이 지불한 3655억의 인수대금으로 채권 대부분을 갚았고, 유상증자 대금 5710억도 납입을 완료하면서 KG모빌리티가 쌍용차 지분 66.12%를 확보했다.

하지만 아직 경영 정상화까지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쌍용차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코란도, 티볼리, 렉스턴같은 굵직한 히트작들을 통해 견뎌왔다.

이번엔 토레스다.

<뉴스락>은 실적 및 판매 비중과 시장 점유율 등 전반에 걸쳐 집중분석, 쌍용차의 현주소를 조명해 앞으로 걸어야할 길을 밝혀본다.

자료 및 이미지 전자공시시스템  및 쌍용자동차, 산업통상자원부 등 제공 [뉴스락 편집] 

만년 적자... 높은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원인

쌍용차는 1994년부터 2021년까지의 전체 영업손실이 2조7650억 가량으로 영업이익 9840억의 약 2.8배 수준이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쌍용그룹 시절이었던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매출은 8050억에서 1조4410억까지 상승세를 보였고 영업이익 247억을 기록, 흑자전환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대우그룹 시기인 1999년 유동성위기로 인해 4890억이라는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과 함께 이듬해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오히려 주인 없던 약 5년의 이 기간이 쌍용차의 황금기(?)라고 볼 수 있다.

꾸준한 성장세로 2002년 3조4170억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약 2590억원의 적자를 개선하며 3180억의 영업이익까지 남기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후 상하이차에 인수되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상하이차가 떠난 2008년 2270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역시 2조4950억원까지 떨어지게 된다.

2009년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쌍용차 사태로 인한 장기간 파업 여파까지 몰려 매출은 60%이상 급감해 1조660억을 기록했고 적자폭도 2930억으로 늘어났다. 이듬해 매출도 점차 회복하며 흑자 전환했다.

2011년부터 2020년 마힌드라 시절에는 2016년도에 270억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전부 적자다. 특히 2019년부터 적자폭이 크게 증가하면서 마힌드라가 떠난 2020년에는 449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9년 유동성위기에 겪었던 적자에 버금가는 규모다.

다시 법정관리 처지에 놓였던 2021년 매출 2조4290억과 손실 2610억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2조4037억 영업손실 1102억을 기록했다.

쌍용차의 실적 부진은 높은 원가율 및 판관비율이 원인이다. 2020년 4490억의 적자를 기록했을 때를 보면 매출이 2조9500억, 원가가 2조8700억을 차지해 원가율이 97.2%이었고 판관비(판매수수료, 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등)도 5294억으로 판관비율이 17.9%에 달했다.

반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02년의 원가비율은 75.7%, 판관비율은 13.1%였다.

쌍용차는 원가절감과 판관비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가를 줄이기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최근 쌍용차판매대리점협의회와의 ‘판매수수료 인하’ 갈등은 비용 줄이기를 위한 자구책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에 편중된 판로·높기만한 시장 진입장벽... 토레스 해외 진출 '키포인트'

지난 7월 5일 토레스론칭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MEDIA SHOWCASE)’ 단체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차 제공 [뉴스락]
지난 7월 5일 토레스론칭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MEDIA SHOWCASE)’ 단체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차 제공 [뉴스락]

<뉴스락>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3분기 누적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쌍용차는 내수에 편중된 판매 비중을 보였다.

1월~9월까지 판매 수 64760대 중 47589대로 73%가 국내에서 팔렸고, 유럽 15%(9509대), 중남미 5%(3080대), 아시아·태평양 4%(2828대), 중동 2%(1272대), 아프리카 1%(482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완성차 기업 현대·기아의 승용차 부문 해외 비중을 보면 각각 50%에 육박한다. 경영 정상화를 비롯해 경쟁사들과 맞서기 위해서라도 해외 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이같은 쌍용차의 경쟁력 확보에는 차종 다각화도 빠질 수 없다. 현재 렉스턴 시리즈(스포츠·스포츠 칸)가 내수에서 48%를, 수출에서 47%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상황이다.

티볼리의 경우도 2015년 출시 당시의 열기 정도는 아니지만 내수에서 19%, 수출에서 23%로 준수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내수의 경우에 인기몰이 중인 토레스가 23%를 차지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쌍용차의 차종은 SUV 등에 국한돼 있다. 세단 등과 같은 타 차종 시장은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도 과거 고급 세단 체어맨이 각광받은 바 있다. 이후 SUV에 주력하는 모양새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SUV 차종도 적은 편이다.

새 차종을 위한 연구·개발비 등의 자금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쟁력을 갖춘다손 치더라도 쌍용차의 무기가 단단하게 굳혀진 국내 승용차 시장 진입장벽을 뚫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시장은 현대와 기아가 약 70%를 차지하고 근 10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벤츠와 BMW 등의 수입차들의 국내 점유율도 2021년 18.66%로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현대·기아와 수입차를 제외하고 전체의 약 10%를 쌍용차와 한국지엠(쉐보레), 르노코리아가 경쟁하고 있는 구도다.

토레스가 국내에서 몰고 있는 열풍을 그대로 해외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가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차는 토레스를 9월까지 148대를 해외로 보내 론칭을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 해외 론칭 단계에 대해 "선적해서 차량이동에만 기본적으로 2~3달이 걸린다"며 "해외에 도착한 토레스를 활용해서 현지 론칭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관심도·호감도 르쌍쉐 3사 중 최저... '부진한 마케팅'

쌍용차, 르노, 쉐보레 온라인 포스팅 수 및 호감도. 데이터앤리서치 제공 [뉴스락]

쌍용차의 실질적인 경쟁사로 볼 수 있는 르노·쉐보레와 쌍용차에 대한 입지를 알아봤다. 

<뉴스락>은 빅데이터 분석기업 데이터앤리서치에 쉐보레와 르노, 쌍용차에 대한 관심도 및 호감도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최근 1년의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SNS 등 채널에서 3사의 온라인 포스팅 수를 집계한 결과 르노가 327만 건으로 1위, 쉐보레가 307만, 쌍용차가 38만으로 르노와 8.6배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으로 낮았다.

타사에 비해 쌍용차의 관심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광고·홍보 등의 마케팅이 부족한 것으로 읽혀진다.

특히 호감도에서 더 심한 차이를 보였는데, 타 사들의 긍정률이 85% 이상인 반면 쌍용차는 41%에 그쳤다. 부정률도 35%로 극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건수로 살펴보면 르노의 부정적인 포스팅 건수가 13만9477건, 쉐보레 2만9032건, 쌍용차 13만7286건으로 사실상 르노와 비교했을 때 적다.

실제 시장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이는 앞서 언급했듯 부진한 마케팅으로 인한 전체 포스팅 건수 자체가 적어 비율이 높게 집계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BYD와 전동화 협력중... 유럽판 IRA '원자재법' 제동 걸리나

중국 BYD와 배터리 개발계약 체결식. 쌍용차 제공 [뉴스락]
지난해 12월 21일, 중국 BYD와 배터리 개발계약 체결식. 쌍용차 제공 [뉴스락]

쌍용차는 지난해 12월에 중국 전기차 기업 BYD와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달에는 모트렉스를 전기차 배터리 패키징 파트너사로 선정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최근 EU가 유럽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원자재법'을 시사하면서 유럽의 탈중국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쌍용차의 해외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토레스 기반 전기차 모델 'U100'에 BYD의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원자재법'의 향후 움직임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원자재법 등 유럽 동향을 주시하며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최대한 피해가 적은 방향으로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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