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동인 205동 앞 진입로 미포장된 모습(왼쪽), 세대 내 방에 시멘트 등 자재가 쌓여있는 모습(오른쪽). 사진=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뉴스락]
전면동인 205동 앞 진입로 미포장된 모습(왼쪽), 세대 내 방에 시멘트 등 자재가 쌓여있는 모습(오른쪽). 사진=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뉴스락]

[뉴스락]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고급 주택단지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이하 힐라송)이 ‘날림 사전점검 논란’에 휩싸였다.

불과 한 달 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재가 그대로 쌓여있는 미완공 주택에 입주예정자들을 입장시킨 까닭이다.

힐라송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오는 2월 말 입주를 앞두고 지난달 28~29일 이틀간 1ㆍ2단지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방문행사(사전점검)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입주예정자들은 현대건설이 안전 문제에 소홀했다며 곳곳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사점점검 진행 세대에 난방이 되지 않아 자녀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오른쪽 위), 세대 내부에 쌓인 건축자재 계단 시공, 사진 = 입주예전자협의회 제공 [뉴스락]
 사점점검 진행 세대에 난방이 되지 않아 자녀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오른쪽 위), 세대 내부에 쌓인 건축자재 계단 시공, 사진 = 입주예전자협의회 제공 [뉴스락]

현장 여기저기엔 쌓아둔 자재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일부 공사 진척이 느린 세대엔 집 안에 타일, 변기, 문짝 등이 안전장치 없이 비치돼있었다. 수도와 난방이 가동되지 않아 어린 자녀들이 추위에 떨기도 했다.

또한 행사에 참여했던 입주예정자들 중에는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와 주차장 단차로 일부 차량의 아랫부분이 긁혀 파손되는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안전과 직결되는 계단에 대한 민원도 잇따랐다. 계단 난간 높이가 법적 기준인 120cm에 미달하는 경우도 있었고, 마감이 되지않아 난간이 손쉽게 흔들리기도 했다.

이날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잇따랐던 까닭은 사전점검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주택이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 사전점검 업체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사전점검 대행업체에서 체크하는데 보통 한 두시간 걸리는데, 다섯 시간 이상 걸린 집도 있다"며 "한 세대 하자가 삼백 건 이상 나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점검업체분들은 이 경우 완공된 후 하자가 넘치는 게 아니라 완공 자체가 안된 것이라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비한 사전점검 준비 상태에 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힐라송 현장에서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안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한 시행사 RBDK와 시공사 현대건설에 항의하고, 고양시 및 국토교통부에 민원 릴레이도 벌이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애초에 사전점검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완성도가 아닌데도 준공기일에 맞추기 위해 추운 날 입주예정자들을 공사판 한 가운데로 끌어들인 셈"이라며 "추가 사전점검을 비롯해 시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이 이번 사전점검에서 더욱 분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힐스테이트'의 이름을 단 고급 주택단지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최소 9억에서 최대 11억에 육박했던 만큼 이같은 날림점검에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원자재 수급난을 비롯해 레미콘·화물 연대·노조 파업 등 공사기간 동안 여러 대내외 악재때문에 입주일자를 한 번 연기했음에도 공사판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미흡한 부분에 대해 입주자분들께 죄송한 말씀 드린다"며 "역량을 총동원해 입주 지정일까지 완전히 공사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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