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ESG 정보공시는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ESG 공시는 기업들에게 쉽지 않은 과제다.

기업들은 ESG 공시를 위해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며, 규제와 감독도 강화된다고 우려한다.

이런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정부는 최근 ESG 공시 의무화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2025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ESG 공시 의무화를 2026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뉴스락>은 ESG 공시 의무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ESG경영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철민 대한상의 실장. [뉴스락]

ESG 공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요소와 기준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증 취득이 중요

ISSB(국제 지속가능성보고기준)에 따르면 공시 품질제고를 위해서 공정한 표시, 보고기업(연결기준), 재무정보와 연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보공시의 핵심요소는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와 목표가 있는데, 거버넌스는 기업이 기후관련 위험 및 기회를 모니터링하고 통제하는 절차를 포함한다.

전략은 기후관련 위험에 대한 기업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정보를 의미한다. 

위험관리는 기업이 기후관련 위험을 어떻게 식별, 평가 및 관리하는지에 대한 정보다.

지표 및 목표는 기후관련 위험 및 기회를 기업의 성과와 연결하여 평가할 수 있는 정보를 의미한다.

그리고 기업의 ESG 정보공시가 객관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으로부터 제 3자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SG 공시 의무화가 국내 기업의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기업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 가능할 것

단기적으로 보면 기업 내부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ESG 공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체 협력사에 대한 공급망 실사를 준비해야 해서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는 만큼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ESG 공시의무화에 선제적으로 잘 대응하고 준비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고, 투자확대나 거래선 확대 등의 사업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선진국들에 비해 ESG경영의 시작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제적으로 잘 대응해 나간다면 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제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ESG 공시를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장점과 기회는

신규 거래와 해외 기관의 투자가 늘 수 있다

ESG 공시를 통해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이 리스크 요인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을 통해 투명하게 E, S, G 분야의 성과를 공개함으로써 ESG 우수기업과 거래를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신규 거래를 시작할 수 있고, 투자를 고려하는 해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리고 ESG 활동의 공시를 통해 제품구매에 민감한 소비자들로부터 매출 확대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SG 공시 의무화 시대에 기업이 마주할 주요 도전과 위험은

경영 목표와 경영 활동에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

ESG는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위해 기업들에게 탄소배출량과 같은 비재무 정보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국내외에서 ESG 공시 의무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을 통해 ESG 정보공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ESG 자체가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E, S, G분야의 리스크 요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기존에 ESG 경영을 잘 하고 있던 기업들에게는 ESG가 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가치를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ESG 공시 관련 구체적인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완전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시 의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기업들에게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영 목표와 경영 활동에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상의 제공. [뉴스락]
대한상의 제공. [뉴스락]

 

ESG 공시와 관련해 국내 기업이 많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점은

ESG 공시, 협력업체 데이터와 가이드라인 문제

가장 큰 애로사항은 협력업체들의 데이터 측정 및 취합 어렵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협력업체들이 수백개에 달하는 탄소배출량 데이터 받기도 힘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데 받은 데이터도 신뢰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ESG 공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최종적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아울러 ESG 공시 관련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내부에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대한상의가 지난 8월 시행한 ‘국내 ESG 공시제도에 대한 기업 의견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ESG 공시 관련 애로사항으로 ‘협력업체 데이터 측정 및 취합 어려움’(63.0%)과 ‘구체적인 세부 가이드라인 미비’(6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내부 전문인력 부족’(52.0%), ‘외부 전문기관 활용에 따른 비용 부담’(46.0%), ‘공시 위한 IT/전문시스템 부재’(37.0%) 등 순이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을 위해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가이드라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ISSB 최종안이 발표돼 이를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종별 특성이 고려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실무 의견이 많다.

데이터의 경우 이를 취합할 수 있는 전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평균 배출량 등 데이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배출량 등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SG 공시를 위해 산업계와 정부가 해야할 역할과 협력 방안은

세부적인 기준 마련이 필수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산업계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아직 세부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가들에서도 의무공시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 사례를 찾기도 어렵다,

추후 정부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과 세부 기준을 정해 줘야 하는데, 이 때 우리 기업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다수의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ESG 정보를 거래 대기업들에게 여러번 중복해서 제출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어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ESG 공시 통합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뢰있는 ESG 정보공시를 위해서는 제3자 인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만큼 인증분야의 전문인력 양성과 자격증 제도 운영 등도 필요하다.

현재 탄소배출량 측정의 경우, 전문업체가 13개, 전문인력이 200여명에 불과해 인증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ESG 공시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사회적 지원은

포상과 인세티브 제도 필요

ESG 공시를 포함해 기업이 ESG를 잘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기술도 개발해야 하고 신재생에너지도 사용해야 하고 지역 구매도 활성화해야 한다.

분야별로 다양한 지원방안이 있겠지만 정부에서 ESG를 잘하는 기업들에게 세제지원이나 금융지원, 정부 조달 분야에서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ESG를 열심히 잘하는 기업에 포상제도를 통해 세무조사 유예나 과징금 경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

사회적으로도 기업의 ESG 캠페인에 동참하는 방법으로 시민들이 기업의 ESG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준다면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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