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종근당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종근당은 기존 주력상품과 신규 제품의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3분기 외형과 수익성 모두 키우는 데 성공했다. 종근당의 매출액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2014년 이후 감소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구역량 강화와 일자리 창출 및 메타버스팩토리, 파머징마켓 등 여러 방면으로도 선두하고 있어 업계에서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만 종근당의 이러한 순항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종근당은 연 매출 2위 품목 케이캡의 공동판매 재계약 여부가 남아 있다. 국정감사에서 제약업계 전반에 지적되고 있는 불법 리베이트 관리 여부도 업체 실적과 연관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이에 <뉴스락>에서는 종근당의 여러 면모와 현황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로 순항할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종근당 충정로 본사. 종근당 제공. [뉴스락]
종근당 충정로 본사. 종근당 제공. [뉴스락]

종근당, 업계 예상 깨고 3Q 어닝서프라이즈...처방의약품 시장서 선방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잇따른 전쟁 까지 불확실성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 역시 비상구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중 업계 맏형인 종근당(회장 이장한)이 시장을 선도하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3분기 매출 3962억 원, 영업이익 531억 원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33.8%, 매출액은 4.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3분기에 올린 485억원을 3년 만에 뛰어넘은 수치다. 매출은 2분기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종근당의 호실적 배경에는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자체개발 제품과 도입 신약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점이 자리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약은 크게 신약과 복제약으로 분류되는데 종근당이 판매하는 약은 모두 신약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뇌기능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은 3분기 외래 처방금액이 2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6%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임상재평가 논란이 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견고한 실적을 선보였다.

골관절염 및 치주질환 출혈과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이모튼은 급여재평가 후 지난해 말 보건당국으로부터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 받은 뒤 처방실적이 더욱 개선됐다.

이에 이모튼의 3분기 외래 처방금액은 전년동기대비 9.0% 높아진 150억 원으로 조사됐다. 해당 금액은 지난 2분기 153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분기 처방액이다.

두 개의 고혈압약 성분을 결합한 복합신약 텔미누보의 3분기 처방액 역시 전년보다 3.6% 증가한 134억 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기존 품목인 종근당 프롤리아도 2017년 9월 암젠코리아로부터 도입한 이후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최근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면서 호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

주력 품목 뿐 아니라 신규 제품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신규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과 황반변성 치료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 바이탈 프로그램 비타민C 등도 고루 성장해 실적을 견인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서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등 기존 주력 제품들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또, 연구개발비 축소로 인한 비용 감소도 꼽을 수 있다.

종근당의 3분기 R&D 비용은 전년 동기대비 29% 줄어든 270억원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임상 개발계획 변경에 따른 R&D 비용 감소와 샤리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이 미국 2상 진입이 아직 개시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많지 않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종근당건강' 통한 사업다변화...소비자 '눈길' 

종근당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불확실성 시대 속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의약제품 외에 사업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종근당은 계열사 종근당건강을 통해 기존 전통 제약사의 틀에서 벗어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른 MZ세대가 선호하는 친근하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종근당건강이 자사몰 '종근당건강몰' 론칭 후 매출액이 이전 대비 36배 상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종근당건강 제공 [뉴스락]
종근당건강이 자사몰 '종근당건강몰' 론칭 후 매출액이 이전 대비 36배 상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종근당건강 제공 [뉴스락]

이에 종근당건강은 최근 종근당건강몰을 리뉴얼했다.

리뉴얼 후 종근당건강몰의 일 평균 신규가입 회원수는 이전보다 670%, 일 평균 매출액은 270%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급증했다.

이같은 사업다변화의 결과로 종근당건강의 베스트셀러 상품인 유산균 '락토핏'은 2020년 '1초에 1통씩 판매'를 신기록을 수록했으며, CKD '괄사 목주름크림'은 출시 1년 만에 33만 개를 판매하기도 했다.

또 종근당건강은 소비자에게 보다 의미있게 다가 가기위해 디자인도 변경해, 프리미엄 비타민 브랜드 아임비타로 '2023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패키지 디자인 부문 우수디자인을 수상했다.

종근당건강 패키지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종근당그룹의 심볼 '종'을 모티브로 종근당그룹의 '기원'과 건강에 대한 '기원'에 착안해 종의 울림을 전파한다는 컨셉으로 표현했다.

종근당건강 관계자는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아임비타가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고려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를 중심에 둔 사업다변화를 통해 종근당은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포스팅 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데이터앤리서치가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상위 제약 10개사에 대해 지난 2분기 정보량을 분석한 결과, 종근당은 지난 2분기 총 3만7485건의 정보량을 기록하며 제약업계 중 관심도 1위를 기록했다. 

도입 신약 '케이캡', 재계약 여부가 관건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이미지. HK이노엔 제공. [뉴스락] 

다만 종근당의 호조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종근당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종근당의 실적 변수로 케이캡 계약 연장 여부를 지목한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해 종근당과 공동으로 판매 중인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현재 케이캡은 연간 약 1,2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품목으로 이번 3분기 처방실적에서도 전년보다 20.6% 늘어난 400억 원의 금액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에는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올해는 3분기만에 1141억 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에서 계약한 케이캡의 국내 공급권의 기한은 올 연말에 종료될 예정이다.

11월 말로 예상되는 재계약 시기 이후 재계약 여부에 따라서 종근당 상댱량의 이익이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연장 이후에도 세부적인 조건들이 달라질 수 있어 수익성의 감소도 예측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2024년 실적 변수는 2023 년 말 계약 종료를 앞둔 케이캡 공동판매계약의 연장 여부가 될 전망이다"며 "현재 계약 연장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연장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국, 불법 리베이트, GMP 규제 강화...종근당 선제적 대응

종근당은 지난 14일 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규범준수∙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통합인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이사(오른쪽)와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 이원기 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뉴스락]
종근당은 지난 14일 서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규범준수∙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통합인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이사(오른쪽)와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 이원기 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뉴스락]

불확실성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전 산업군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스멀스멀 고개를 다시 내밀고 있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됐지만,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불법과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지난 25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제약업계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날 국감에서는 리베이트, 제조관리 및 품질관리(GMP) 위반 등 제약사의 불법행태에 대해서 안국약품과 휴텍스제약 등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이 자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리베이트는 완전한 불법이니 관행이라는 이유로 허용될 수는 없다"며 근절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런 만큼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당국의 한층 강화된 감시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제약사로는 큰 실적 리스크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종근당에서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운영과 준법경영시스템 'ISO 37301'과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 통합인증을 통해 리스크 방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통합인증으로 전 임직원이 규범 준수 서약과 교육을 통해 준법·부패방지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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