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금융감독원이 시끄럽다. 금감원과 김기식 신임 원장은 떨어진 금융당국의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차게 닻을 올리는 듯 했지만 갖가지 논란에 삐걱대고 있다.

김 원장의 개인적인 의혹을 비롯해 지난 6일 불거진 삼성증권 사태 등 금감원이 마주한 악재는 산적하다. 저격수 김 원장과 금감원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논란의 시작, 김 원장의 해외출장

김 원장은 내정 직후부터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 인사”, “칼 춤추는 금감원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취임 후인 현재도 논란이 뜨겁다. 논란의 중심은 김 원장의 해외출장이다. 김 원장은 피감기관 및민간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총 세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2014년 한국거래소의 지원으로 우즈베키스탄을 2박 3일 다녀온 것을 이어 2015년에는 우리은행과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지원으로 두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통해 “해외 출장은 공적인 목적이며 적법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못미치지만 해임할 이유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 원장 또한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9대 국회까지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일”이라며 “국민의 눈 높이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은 인정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문제가 된 점은 2015년 9박 10일 미국, 유럽 출장 시 동행한 여직원이 정책비서가 아닌인턴으로 밝혀진 것이다. 야당은 “통상 인턴을 대동하지는 않는다”며 이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해당 여직원은 2015년 6월, 9급 비서로 국회사무처에 등록된데 이어 2016년 2월, 7급 비서로 승진됐다. 야당은 이를 특혜라며 지적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에 “정무위 의원 시절 비서, 인턴을 구분하지 않고 소관부처별로 담당자를 두고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승진 특혜에 대해선 “국회의원 임기 후반 때 결원이 생길때 마다 내부승진을 시켰다”며 “다른 인턴들도 승진을 시켰고 기존 비서도 결원이 생길때마다 9급에서 7급, 7급에서 6급으로 승진시켰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해명에도 갑론을박이 여전히 치열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블랙코미디”, “위헌적 견해”라며 여전히 김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검찰 고발 의사까지 비쳐 김 원장의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증권 사태, 저격수의 첫 총탄 될까

김 원장이 이러한 논란에 서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전례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원장은 사퇴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악재를 또 품에 안은 셈이다.

지난 6일, 증권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황당무계한 일이 발생했다. 삼성증권의 배당 실수로 인해 삼성증권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실무자의 기입 실수에서 시작된다. 1주당 1000주의 우리사주를 발행해야 하는 실무자는 1주 대신 1000주를 기입했다. 이에 수십억주의 유령주식이 발행된 것이다.

삼성증권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 일부는 이 물량을 매도하기도 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삼성증권은 5일, 우리사주 배당 최종 결재까지 마쳤으며 6일 오전, 배당착오를 파악하고 직원들에게 이를 매도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이를 매도한 것이다.

6일 오전 9시 30분, 유령주식 28억주가 직원들의 계좌로 입금됐다. 삼성증권은 1분 뒤 오류를 파악하고 내부 직원이 9시 39분 각 부서에 사고 사실을 알린 뒤 45분에는 매도금지를 공지했다.

삼성증권은 9시 51분과 56분, 10시 1분 세차례에 걸쳐 사내망에 매도를 금지하는 팝업창을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9시 35분에서 10시 5분 사이에 직원 16명이 501만주를 매도했다.

금감원 조사결과 삼성증권이 배당 사고를 파악하기 까지에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앞서 5일 최종결재를 마친 후 6일 오전 9시 30분 사고를 파악하고 10시 9분 전체 임직원 계좌에 주문정지를 하기 까지에도 무려 39분이 걸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긴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고”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상식에 부합하는 의심에 대한 것을 참고하고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삼성증권이 김 원장의 첫 저격 상대가 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 사태는 김 원장의 첫번째 테스트 과제로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김 원장의 저격수라는 별칭 답게 그동안의 솜방망이 처벌 대신 강력한 처벌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반면 사퇴압박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삼성증권 조사 업무에 있어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철저하게 조사할 것으로 본다”며 “국민 여론이 들끓는 만큼 조사는 확실히 이루어 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다른 증권사들에도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사는 향 후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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