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작지만 아주 알찬 시장.'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화곡본동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1969년 개설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점포 수는 약 50여개뿐이고 크기는 끝에서 끝까지 150걸음으로 굉장히 작지만 유서가 깊다.  

<뉴스락>은 새해 첫 전통시장 탐방기이자 스물두번째 편인 '화곡본동시장'을 통해 올 한해 전통시장을 전망해본다.  

1월 4일 오전 9시 화곡본동시장 1문 전경.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1월 4일 오전 9시 화곡본동시장 1문 전경.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화곡전통시장은 맛집의 비율이 높은 시장이다. 다양한 야채, 과일, 수산물 포함 점포는 50개 정도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꼭 가봐야 할 6개 맛집리스트가 떠돌아다닐 정도로 맛집이 많다. 

  누리꾼 추천 화곡본동시장 맛집리스트 

1. 화곡영양족발

2. 칠복닭강정

3. 부산어묵

4. 개성순대국

5. 조선제일빵

6. 꿀복이 찹쌀꽈배기

시장 상인협동조합 관계자는 "우리 시장의 장점은 맛집이 많이 있다"며 "우리 시장은 최근 디지털특성화시장 사업에 뛰어들어 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요 몇년간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화곡본동시장은 2020년 유명 포털업체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고,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잇츠'를 운영을 통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를 통해 구매가능한 모습 - 왼쪽, 직접 시장에서 튀김소보로를 구매한 모습. 네이버 제공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를 통해 구매가능한 모습 - 왼쪽, 직접 시장에서 튀김소보로를 구매한 모습. 네이버 제공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시장의 작은 규모는 오히려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고 상인들은 스마트스토어 진출 이전보다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인들은 작지만 오랜 기간을 버텨온 것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과일을 판매하는 시장 상인은 "작아도 오래된 것은 이유가 있다"며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장내에 임대를 내놓은 점포는 한곳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후 장사가 잘 되냐는 질문에는 "장사가 잘되서 하나 그냥 하는 거지 가만히 있으면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다른 시장 상인들도 '화곡본동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내가 잘되면 다 같이 잘 된다. 내가 잘되지 않더라도 잘 되는 가게 보러 왔다가 우리 가게도 들린다"며 시장 상인과의 유대감을 드러냈다. 

아마도 몇 백, 몇 천 단위씩 점포가 존재하는 큰 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인들 간의 끈끈한 정이 빠른 변화 대응과 유대감을 키운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화곡본동시장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고객들의 모든 문제를 캐치한 듯 보였다. 

시장 어느 점포를 가도 볼 수 잇는 가격표와 원산지 표시.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시장 어느 점포를 가도 볼 수 잇는 가격표와 원산지 표시.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어딜 가나 어느 종류나 빠짐없이 원산지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현금을 유도하는 곳도 볼 수 없었다. 한 가게에서는 카드 결제를 하는 도중 카드 결제기가 고장이 나자, 사장님은 고개를 연신 숙이며 사과했고 빠른 조치를 통해 카드 결제를 마쳤다. 

'화곡본동시장'은 자칫 사람들이 꺼릴수도있는 오래된 시설이나 안전, 청결문제도 완전히 해결했다. 

왼쪽부터 깨끗한 모습의 국밥집, 안전을 생각해 입구부터 비치된 소화기, 손님들이 편히 다닐 수 있는 깨끗한 도로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왼쪽부터 깨끗한 모습의 국밥집, 안전을 생각해 입구부터 비치된 소화기, 손님들이 편히 다닐 수 있는 깨끗한 도로 사진=황민영 기자 [뉴스락]

왼쪽 사진에 있는 개성순대국은 개성 출신 시어머니가 하던 사업을 며느리가 이어받아 50년 넘게 이어진 식당이다. 

자칫 오래된 음식점이 놓칠 수 있는 청결문제도 이 식당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안전을 위해 소화기는 우리 눈높이에 누구나 찾을 수 있도록 비치돼 있었다.

조합 관계자는 "중기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업에 참여했다"며 저희가 나서서 이것저것 신청하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은 시장의 작은 규모 때문에 직접 운영하는 곳은 없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공원 화장실이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화곡본동시장은 화곡역 3번 출구에서 350걸음 정도에 위치해 교통도 편리했다.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마련된 '볏골공영주차장'도 성인 남자 150걸음의 위치에 있었다. 

바로 옆에 있지 못한 점이 아쉬었지만 조합 관계자는 "현재 예산은 확보됐는데 장소를 구매 못해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부지가 구매 되는대로 시장 전용 주차장을 지을계획이다"며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도 설명했다. 

작지만 오래된 시장에는 비결이 있는듯했다. 작은 수의 점포들끼리 코로나19, 디지털전환사업 등 한마음으로 변화에 대응한 부분은 다른 전통시장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좋은 예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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