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청량리시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상인들은 다가오는 설날에 소비가 더 늘 것을 기대하며 장사에 매진하고 있다.

청량리시장은 1960년대 경춘선 철도가 운행되고 중앙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물자유통과 여객수송의 요충지가 된 청량리역을 바탕으로 전국 각지의 보따리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서울에서 가장 먼저 시장의 모습을 갖췄다.

청량리역부터 제기동역 사이에 있는 재래시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 되어있는 청량리시장은 ▲청량리전통시장 ▲청량리청과물시장(동서시장) ▲청량리농수산물시장 ▲청량리수산시장 ▲청량리종합시장 ▲청량리먹자골목 ▲경동시장 등, 이외에도 수많은 시장들을 포함한다.

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청량리청과물시장은 정겨움이 가득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청량리청과물시장은 정겨움이 가득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쌀쌀한 날씨에도 청량리시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쌀쌀한 날씨에도 청량리시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4일 오후, 기자는 청량리역 1번 출구로 나오면서 유난히 활기찬 시장 풍경을 만났다.

1번 출구와 가까운 청량리청과물시장에 도착하자 "귤 한 바구니에 3000원!", "부사 사과 7개 10000원!" 등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비자와 흥정하거나 "어머님 과일 좀 보고 가세요"라는 등의 정겨운 말들도 오가고 있었다.

파라솔을 핀 노점 매대와 리어카 노점 매대도 눈길을 끌었다. 시장과 시장을 연결하는 통로 곳곳에는 노점 매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활기찬 시장 분위기에 기자도 덩달아 신나 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윤기가 흐르는 족발의 비주얼과 공간을 가득 채운 군옥수수 향기는 소비자들의 발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윤기가 흐르는 족발의 비주얼과 공간을 가득 채운 군옥수수 향기는 소비자들의 발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청량리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기자의 눈과 코를 자극한 것은 족발과 옥수수다. 윤기가 흐르는 족발의 비주얼과 공간을 가득 채운 군옥수수 향기는 소비자들의 발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화재 예방을 위해 전봇대와 가게 기둥마다 걸어 둔 소화기가 눈에 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화재 예방을 위해 전봇대와 가게 기둥마다 걸어 둔 소화기가 눈에 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화재 예방을 위해 전봇대와 기둥마다 걸어둔 소화기도 눈에 띈다.

청량리시장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화재 사고를 겪었다.

밀집된 점포, 좁은 통로, 샌드위치 패널과 함석지붕 구조로 이뤄진 청량리시장은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채들이 얼까봐 (가게에) 난로를 틀고 집에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며 "이번 겨울에는 불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일을 판매하는 상인 B씨는 "최근에도 (동대문) 소방서에서 (화재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며 "다른 상인들도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생각하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량리시장 상인들과 주변 인근 소방서는 지난날의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화재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청량리청과물시장과 청량리종합시장 사이에 있는 공영주차장의 모습.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청량리청과물시장과 청량리종합시장 사이에 있는 공영주차장의 모습.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청량리전통시장을 지나 청량리청과물시장과 청량리종합시장을 연결하는 통로로 향했다. 이곳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통로 가운데 위치한 공영주차장은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듯했다.

그러나 북적이는 사람들 틈으로 주차하기 위해 차량이 시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위험해 보였다.

실제로 청량리시장 일대는 여러번 교통사고 위험 1순위로 꼽혀왔다.

2018년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노인 보행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1위는 청량리청과물시장이다. 

2022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1년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30곳)' 통계에서도 경동시장과 청량리청과물시장 일대는 각각 상위 1, 2등을 차지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소비자 C씨는 "사람들이 북적이다 보니까 공영주차장에 주차할 때는 항상 조심한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되면 시장 이용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량리종합시장은 '종합'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청량리종합시장은 '종합'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공영주차장에서 청량리종합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량리종합시장은 경동시장과 연결돼 있다. 쌀상회부터 인삼도매상가, 건어물상가 등 청량리종합시장은 이름처럼 '종합'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경동시장에는 한약재 상점과 한의원이 가득한 서울약령시가 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경동시장에는 한약재 상점과 한의원이 가득한 서울약령시가 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이어지는 경동시장에서는 한약재가 눈에 띈다. 경동시장에는 한약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울약령시'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서울약령시는 우리나라 한약재 거래량의 70%를 차지하는 대형 한약재 전문 시장이다.

효종 2년에 형성되기 시작한 서울약령시에는 현재 1000여곳이 넘는 한의약 관련 전문 업소가 모여있다.  

경동시장에서 한약재를 판매하는 상인 D씨는 "한약재는 경동시장이지"라며 "서울약령시에는 한의약박물관과 서울한방진흥센터도 있다"고 방문해보길 권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청량리시장은 규모가 큰 시장이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화재 사고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