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도깨비 시장은 카페거리로 유명한 공리단길과 접해있다. 그러나 시장 내부는 북적이는 공리단길 카페들과는 달리 사람이 많지 않았다. 늦은 오후 시장에 방문했지만 팔리지않은 과일이며 채소가 좌판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프렌차이즈 빵집 등에 밀려 젊은이들은 잘 찾지않는 시장빵집.
빵집도 여느 가게와 다를 바 없이 꽤 많은 빵들이 팔리지않은 채 진열돼있었다.
다양한 빵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것을 보고 말을 건넸다.
빵집 사장님은 사실 빵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며 "사실 밀가루며 가격이 모두 올라 가격을 더 올려도 남는게 없는데 연령대가 높은 노인 손님들은 500원 올린것도 불편해하신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외에도 먹거리를 파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가격 인상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인기가 많아보이는 닭강정 가게도 마찬가지다.
만두집의 메뉴판에서도 가격인상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만두집 사장님은 밀가루도 오르고 양파 부추도 다 올랐다며 안오른게 없다고 가격을 안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한 가격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양파 가격은 1.5kg 기준 작년 동월 2954원에서 2022년 7월 4011원으로 올랐다.
칼국수면을 직접 뽑는 칼국수집에 자리를 잡았다.
물가가 올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린지 꽤 됐다는 칼국수집.
저렴한 가격에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인지 저녁시간으로는 이른 5시였음에도 손님으로 북적였다. 시장 내에서 가장 손님이 많았던 가게 중 하나다.
손님 A씨는 요즘 이런 가격에 칼국수 먹을 수 있는 집이 없다면서 특히 수타면은 요즘 정말 찾기힘들다고 도깨비 시장에서 소문난 맛집이라며 칭찬을 거듭했다.
시장을 나가는 길, 이것 좀 들여가라는 채소상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요즘 좀 어떠시냐는 질문에 사장님은 "상황이 말도 못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물건 떼어오는 가격이 장마때문인지 더 올랐고 그렇게 들여와도 팔리지도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토요일이 장사가 가장 잘 되는 날인데 비가 오는 탓인지 손님도 없고 얼갈이와 열무도 잔뜩 사왔는데 팔리지않는다"는 말에 얼갈이 배추를 샀다. 오후 5시 30분이 넘은 시간임에도 얼갈이 배추는 처음 팔린다며 개시가 늦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나이가 지긋한 사장님의 표정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코로나19, 물가상승 등 어려운 상황임에도 공릉동 도깨비시장은 고객 유치에 힘쓰고있다.
공릉동 도깨비 시장은 시장의 시작과 끝 지점에 시장 지도를 배치해 놓는 등 고객의 편의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으며 일정한 거리의 기둥마다 소화기를 배치해 혹여나 있을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하는 모습이 시장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높은 지붕이 설치돼있어 비가 오거나 햇빛이 강할때에도 날씨의 영향을 받지않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공릉동 도깨비시장 홈페이지 뿐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고객층의 유입을 위한 것이다. 이외에 어린이날 행사, 할로윈 행사를 하는 등 각종 문화행사도 하고있다.
네이버 시장보기 서비스에서도 공릉 도깨비 시장을 만날 수 있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싶으나 여건이 되지 않는 고객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차장과 화장실이다.
공릉 도깨비시장의 임시 주차장은 약 1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주차장이였다. 주 고객이 근처에 사는 고객이지만 젊은 고객층 유입이나 타지역 고객들에게는 감점요소가 될 수 있다.
화장실도 아쉬운 점이였다. 경춘선 숲길과 시장이 맞닿아있는 깨끗한 화장실이 있지만 시장을 나와야만 이용할 수 있었고 시장 내 화장실은 고객지원센터 화장실 뿐이여서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단위 방문객은 난감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끝나니 손님이 늘었냐는 질문에 상인들은 별 변화가 없다고 말하며 손님이 늘지 않아 걱정이라며 입을 모아 우려를 표했다.
이미 많은 노력을 하고있는 공릉동 도깨비 시장이지만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주차와 화장실 문제는 아직 해결하기 전인 듯 하다. 지자체와 상인회 등이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면 주민 뿐 아니라 공리단길 젊은이들도 전통시장의 매력을 더 잘 알아주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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