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찬바람이 불고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지는 가을. 전통 시장에도 계절 변화에 따라 절기 상품으로 내놓고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긴 옷과 두툼한 이불을 내놓고,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어묵 가게와 국밥 가게마다 손님들로 북적인다.

코로나 시절을 겪으며 도심 속에 자리잡은 전통 시장은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빠른 현대화의 바람이 일어났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영등포전통시장>이다. <뉴스락>이 찬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햇살 가득한 어느날 오후 찾아가봤다.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5가에 위치한 영등포전통시장 입구.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5가에 위치한 영등포전통시장 입구.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전통시장이 첫 문을 연 때는 1956년. 서울 도심 속 골목형 상설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시장이다.

6.25를 겪으면서 피난민들의 생활터전으로 자리잡은 시장이 크게 발전하게 됐고, 한강 이남에서 최대의 유통 시장으로 자리잡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현재는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1, 2구역과 새단장한 3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하고 있다.

영등포시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제2공영주차장.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인 북문에는 주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제2공영주차장.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인 북문에는 주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은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1호선 영등포역에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장 앞에 위치한 지하쇼핑센터를 통하면 지하철과 타임스퀘어 등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도 영등포시장만의 장점이다.

차량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경우, 인근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에서 시장까지는 각각 도보로 약 5분 정도가 소요됐다.

제2공영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시장 출입구인 북문에서 이어지는 시장 상가는 현재 보행자 통로가 연결돼 있다.

그러나 주변으로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면서 차량의 통행은 어려운 만큼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하다.

공사로 인해 시장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던 탓인지 공사장 가벽에는 시장이 영업 중이라는 내용과 함께 방향 안내 표시가 붙어 있었다.

두꺼운 옷들로 새단장해 손님을 기다리는 영등포시장 1구역의 모습.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두꺼운 옷들로 새단장해 손님을 기다리는 영등포시장 1구역의 모습.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은 입구가 뚫려 있음에도 아케이드형 천장으로 찬바람을 막아주고 있어 시장 내부는 포근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시장의 1구역과 2구역은 의류와 잡화 등이 주로 판매되며 정겨운 시장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특히 의류 매장과 신발 매장 등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두꺼운 방한복과 부츠 등이 진열되기 시작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을 끌었다.

인근의 이불 매장에서도 두꺼운 솜이불이 나오면서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판매되고 있는 모든 상품은 카드결제와 온누리상품권, 농할 상품권 등으로 결제가 가능했고, 현금 결제만을 유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용연한을 준수해 비치돼 있는 소화기.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사용연한을 준수해 비치돼 있는 소화기.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화재 예방을 위해 가게 기둥마다 비치해 둔 소화기가 눈에 띄었다.

시장 곳곳에는 화재 예방을 위한 포스터와 현수막이 붙어 있기도 했는데, 화재 예방을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엿보였다.

화재 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소방통행로 확보를 준수를 위해 노력하는 가게들도 다수 볼 수 있었다.

화재예방 외에도 눈에 띄었던 포스터는 코로나19 예방 포스터다.

더 이상 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시장 곳곳에는 여전히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떼어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걸리는 사람이 아예 없지도 않은 만큼 예방 차원에서 붙여 뒀다"며 "시장뿐만 아니라 인근을 다니는 사람들조차 없었던 만큼 상인들에게는 악몽과도 같던 시절"이라고 전했다.

향기로운 꽃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향기로운 꽃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 2구역과 3구역 사이에 자리한 영신상가 지하의 꽃 도매상가 또한 영등포시장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힌다.

일반 소매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풍성한 꽃다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도매상가의 장점이다.

보통의 꽃시장은 새벽 시간대에만 운영하는 만큼 방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오후 5~6시경까지 운영이 이어지는 만큼 이용이 편리하다.

꽃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원하는 가격대를 말하면 그 가격에 맞춰 꽃다발을 제작하고 있다"며 "일반 꽃집들보다 저렴해서 낮에는 학생들이 구매하러 오는 경우도 있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꽃을 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3구역에 들어서자 정상 영업 중이라는 현수막 아래 정돈된 간판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3구역에 들어서자 정상 영업 중이라는 현수막 아래 현대화식으로 재펀된 깔끔히 정돈된 간판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이 들어찬 순대국밥 식당.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이 들어찬 순대국밥 식당.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3구역에 다다르자 시장 내부 리모델링과 주변 공사를 거치면서 통일된 모습으로 정돈된 간판들이 늘어서 있었다.

특히 영등포시장의 명물 순대거리 식당가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가게마다 가마솥에서 흰 김을 피워내고 있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가게마다 뜨끈한 국물로 몸을 데우려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순대국밥을 판매하는 상인 C씨는 "점심시간에는 주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식사를 위해 많이 방문한다"며 "손님들이 많이 방문할수록 힘이 나는 만큼 시장이 전체적으로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순대거리 인근에는 새단장한 화장실이 위치해 있어 시장을 방문해 식사를 마친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영등포시장에 위치한 온라인 배송센터.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에 위치한 온라인 배송센터.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의 동문 인근에는 온라인 배송센터가 위치해 있다. 배송센터의 냉장고 안에는 배송을 기다리는 상품들로 한가득이었다.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 중 시장 부문인 '놀러와요시장' 앱을 사용해 영등포시장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주문하면 수도권 전역으로 배달이 가능하다.

실제 앱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인근에서 주문할 경우에는 2시간 이내 바로 배송이 가능해 영등포시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신선한 식품 등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었다.

채소를 구매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채소를 구매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안세진 기자 [뉴스락]

영등포시장의 아쉬운 점은 내부 안내도가 없다는 점이다. 영등포 중심의 도심 속 시장인 만큼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 방문객도 적지 않은데, 편리한 시장 이용을 위해서는 다국적의 안내도나 표지판이 곳곳에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또한 가게에 따라서는 가격 표시가 명확하지 않은 곳들이 일부 눈에 띄었다.

가격을 표시하게 되면 주변 가게들과의 경쟁이 심해진다며 주변을 의식하는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고, 가격 표시 이후로 손님들이 더 안심하고 방문한다는 의견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또, 이날 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D씨는 "젊은 사람들이 쉽게 방문하기에는 특별한 놀거리나 볼거리가 있지 않다"며 "인근 타임스퀘어까지 걸어가는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끔 있지만,  젊은이들이 자주 이용하기에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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