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 남구로 시장을 찾았다.

남구로 시장은 구로구 730번지 일대(구로고대병원 옆)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남구로역에서 걸어서 30분, 버스를 갈아타면 20분 걸린다. 기자는 햇살도 따뜻하고 걷는 것을 좋아해서 30분 동안 걸어갔다.

자가용이 있다면 자가용 타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남구로 시장 주차공간은 타 전통시장과 비교했을 때 널찍한 편이다. 게다가 남구로 시장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들고가면 무료 주차권도 준다니 쇼핑도 하고 무료 주차도 하고 일석이조다.

△남구로 시장 동연문이다. 남구로 시장은 자잘한 골목 없이 일직선으로 쭉 이어져있어 쇼핑하기가 아주 간편하다. 다만 골목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니는 재미는 없다. 기자도 동연문을 지나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끝자락에 도착해 아쉬운 마음에 3번은 왔다갔다 했다.

동연문을 지나기 전까지의 거리 이름은 견우거리, 동연문 지나서는 오작교거리, 오작교 거리를 지나면 별자리 조형물이 나오는데 그 뒤로는 직녀거리다.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지만 남구로 시장의 거리 이름이 특별했다는 것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 여기가 오작교거리다. 양쪽으로 쭉 늘어선 상점들도 상점에 놓여있는 과일, 생선, 물건들도 정갈했다.

이 날은 평일 오전 11시경이었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 정도로 보였다. 요즘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한 상점이 몇몇 있기 마련인데 구로구시장에는 장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차 보였다. 구로구 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장보기에 바빠보였고 같은 거리를 몇번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기자밖에 없었다.

△ 빼빼로데이를 맞아 빼빼로 대신 팥 도넛츠를 찾으러 들렀는데 저기 붙어있는 번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상점마다 번호가 붙어있어서 장보기가 더욱 편리하다.

△ 오작교거리 중간에 은하수거리도 있다. 은하수거리로 들어서면 화장실과 함께 상인회사무실이 보이면서 주차장과 이어진다. 상인회사무실에는 작은 방송국도 있는데 미아를 찾거나 동행하던 사람을 잃어버렸을 때 사용된다고 한다.

△ 상인회 사무실 한켠에는 북, 장구, 기타 등이 악기들이 놓여있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지만 코로나 전에는 저녁 기타동아리, 북/장구 동아리, 합창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남구로 시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추첨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을 증정하거나 경품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시장 이용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시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이용객들의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이벤트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남구로 시장에는 필요한 식재료나 물건을 살 목적으로 오는 이용객들이 많기 때문에 온누리상품권이 요긴하게 쓰이겠다.

 △ 은하수거리를 나와서 도넛츠 가게를 찾으러 가던 길에 순대가 보였다. 딱 봐도 직접 만든 것 같아 보였지만 최근 순대가 위생 문제로 논란이 많아서 직접 만드신 것인지 굳이 확인을 했다. 가끔 순대가 생각날 때 이제는 전통시장을 방문해야겠다. 매일 잘려져 있는 순대만 보다가 통으로 돼 있는 순대를 보니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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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로 시장에서 가장 특별했던 점은 중국 음식이 많았고 중국 손님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덕분인지 중국 음식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음식과 물건들에 한글과 함께 중국어도 표기돼 있었다. 남구로시장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시는 사무장님에 따르면 남구로시장 점포 200개 중 10%는 중국 식품이며 중국인이 운영하고, 시장 이용객 70~80%가 중국인이다. 실제로 기자가 오작교거리를 건너면서 중국어를 하는 사람들과 우리나라 말을 하지만 억양이 어딘가 다른 말을 여러차례 들었다. 마라탕 등 중국음식이 생각나면 남구로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집에서 해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두리안도 판매한다. 전에 임신한 아내가 두리안을 먹고 싶다고해서 고생을 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은 것 같은데 남구로시장에 두리안을 이렇게나 많이 판매하고 있다.

△ 방문자 70~80%가 중국인이니 남구로 끝자락에서는 중국 신문도 나눠준다. 기자도 호기심이 생겨 하나 챙겼다. 

남구로 시장을 몇 번 왔다갔다 했지만 계속 돌아가고 싶을 만큼 정감있는 분위기였다. 그렇지 않아도 한산하던 전통시장이 코로나로 더 한산해졌다는 것은 기정 사실인 줄 알았는데 남구로 시장만큼은 예외였다.

지금까지 기자가 방문했던 전통시장은 골목 사이사이를 들어가야 맛집을 찾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남구로 시장은 일직선 쇼핑 루트여서 신선했다. 코로나로 문을 닫은 상점도 보이지 않았다. 

이용객들을 배려한 넓은 주차장, 간판 옆에 붙여놓은 번호, 정갈하게 정리된 상점들과 식재료와 물건들, 지금은 잠시 중단됐지만 언젠가 다시 시작될 악기 동아리 등 남구로 시장에는 한 번 왔던 사람들을 두 번, 세 번 다시 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여기에 중국 음식이 많다는 것 또한 매력 포인트다.  

중국인이 많고 중국 문화가 많으면 중국에 와 있는 기분이 들 법도 했지만 전통시장의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여기저기서 중국어가 들리면서도 남구로시장은 한국스럽다. 전통시장은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구로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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