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춘분이 지나고 입하가 다가오는 시기다. 기온이 점차 올라감에 따라 친구와의 만남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는 실내에서 실외로 옮겨지고 있다. 실외 데이트 코스 중 MZ 세대에서 필수 코스로 불리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시장이다.

먹거리 구매 장소로만 치부되었던 전통시장이 이제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하나의 콘텐츠화 돼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

그러한 전통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바로 '망원시장'이 있다.

서울 마포구 포은로 일대에 위치한 망원시장.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서울 마포구 포은로 일대에 위치한 망원시장.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홍대에서 시작된 상권이 합정과 망원까지 확장되며 생성된 소품샵과 카페 및 식당들로 인해 소위 '망리단길'이라는 명칭이 망원시장 근처에 붙게 됐다. 망리단길의 인기는 망원시장의 인기로까지 이어졌다.

망원시장은 서울 마포구 포은로 일대에 위치한 전통시장이다. 1975년쯤 소규모 점포들이 모여 집단상권으로 점차 발전해 현재 시장의 모습을 형성하게 됐다.

망원시장은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대략 도보로 5분이면 갈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한강시민공원과 월드컵경기장도 인접한 거리에 위치해 한강을 찾거나 경기장을 찾는 이들에게도 잠시 먹거리나 놀거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용이하다. 이러한 좋은 위치가 젊은 세대들이 망원시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요인 중 하나다.

망원시장 내부 풍경.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 내부 풍경.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은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사업이 잘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시장 초입부터 천장에는 길이 215미터의 아케이드가 확인된다. 해당 아케이드는 손님들이 우천 시에도 걱정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2008년도에 망원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마친 뒤 기존 골목형 재래시장의 모습에서 통로형 시장으로 변신했다. LED 입체조명, 환기창, 에어쿨러 등을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통일된 간판 역시 기존 전통시장과 비교했을 때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망원시장 내부 풍경.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 내부 풍경.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시장 안에 입점된 가게 중 '우이락', '봉쥬르 와인'과 같이 2030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가게들도 엿보인다.

망원시장에서는 인기 있는 먹거리를 파는 가게에는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보통 전통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는 편의시설의 부족이다.

다만 망원시장에는 몇몇 분식점에 내부에 취식 가능한 장소를 만들어 손님들이 편하게 앉아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최대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 내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의 장소를 빌려 손님들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도록 공동체 경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망원시장 내에는 '카페엠'이라는 이름의 마포공동체경제모아가 만든 카페가 있다.

카페엠의 간판에 시장음식 취식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카페엠의 간판에 시장음식 취식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카페엠은 시장에서 취식이 어려운 시장 손님들을 위해 시장에서 구매한 제품에 대해 반입이 가능하다. 카페 내에서 음료 구입시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시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싱싱한 식재료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식재료 구매시 중간 단계 없이 유통되므로 싱싱한 상태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다만 소위 저울치기(바구니 무게를 속이거나 저울의 무게를 속이는 방식)와 같은 비도덕적 행위로 인해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기피하게 됐다.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망원시장의 상인들은 자신들이 파는 음식에 가격표가 매겨 정찰제를 시행했다. 시장 방문시 흥정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도 정찰제는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전통시장의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카드 사용이 어려운 점을 꼽는다. 이에 기자도 여러 가게에 들러 카드 사용에 대해 문의했다.

현재 망원시장의 많은 가게들은 현금과 카드 결제 금액이 동일했다. 물건을 살 때 카드 결제 가능 여부를 문의했을 때도 현금 결제를 유도하거나 카드 결제를 꺼리는 모습은 없었다.

망원 시장내 입점된 가게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크게 기재해놨다. 사진=현유진 [뉴스락]

실제로 망원시장은 신용카드 가맹률이 100%이며 티머니 결제시스템까지 갖춰놔 현금 외에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제로페이, 온누리 상품권, 마포사랑 상품권, 농할 상품권 등을 사용하기에도 용이하며 몇몇 가게에는 해당 내용을 크게 기재해두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에 따라 진입로와 소방도로, 소방시설 등 기반시설 정비 역시 잘 운영되는 편이었다.

망원시장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화재 대응 체계를 현대식으로 개선하며 스마트 화재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후 같은해 9월과 2021년 11월 점포에 원인불명의 화재가 났을 때 해당 시스템은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도록 도왔다.

꾸준한 현장 안전 점검을 통해 화재와 안전을 대비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 마포소방서는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망원시장과 인근 월드컵시장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망원 1-2 공영 주차장의 입구.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 1-2 공영 주차장의 입구.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다만 망원시장에도 다른 전통시장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난이다.

현재 인근 공영주차장으로는 망원 1-2 공영 주차장, 망원노상 공영주차장, 망원유수지체육공원 공영주차장, 망원나들목 A동 공영주차장 등이 있다. 특히 망원 1-2 공영 주차장은 시장과 가까워 가장 인기 많은 주차장으로 꼽힌다.

망원시장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주차장이 대부분 만석이거나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특히 주말에는 주차난이 심각해 주변 지역이 혼잡하다. 이에 마포구에서는 망원시장 주차장 앞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교통정리 봉사를 실시했다.

다만 관광객들과 방문자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차난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택 거주자 및 상가 밀집 지역과 재래시장 주변은 골치를 앓고 있다.

망원시장 내 배송센터 운영 종료를 알리는 공지내용. 사진=현유진 기자[뉴스락]
망원시장 내 배송센터 운영 종료를 알리는 공지내용. 사진=현유진 기자[뉴스락]

망원시장을 둘러보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가 바로 '배송센터 서비스 운영'의 종료다.

'망원시장 배달서비스'와 '동네시장 장보기'는 망원시장 근처에 살지 않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서비스였다.

다만 '망원시장 배달서비스'의 경우 망원시장상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에서 지원이 끊겨 더 이상 시장 내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어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네시장 장보기'는 네이버와 연계한 서비스로 과금되는 수수료가 많은 상인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져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망원시장이 현대화된 전통시장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만큼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가 종료되는 부분은 아쉬울 따름이다.

특히 온라인 판매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전통시장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망원시장을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가게에서 과일을 파는 상인들과 길을 걷는 사람들.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을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가게에서 과일을 파는 상인들과 길을 걷는 사람들.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은 타 시장들과는 다른 독특한 문제도 가지고 있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이다.

망리단길과 망원시장의 인기가 SNS를 뜨겁게 달구는 만큼 핫플레이스 인근에 거주하거나 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임대료를 걱정하는 원주민 내쫓김 현상을 겪고 있다.

사실 망원시장 부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많은 이들이 홍대거리의 임대료가 오르면서 떠밀려왔다. 홍대에서 장사를 하던 이들이 임대료가 오르는 바람에 연남동과 상수동으로 지역을 옮겼고, 이후 그 지역들마저 임대료가 올라 망원동쪽으로 오게됐다.

그러나 망원시장의 흥행은 지역 활성화를 일으키는 큰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임대료에 몸살을 앓는 입장이 됐다.

현재 망원시장 내에 건물의 75% 정도는 입주한 상인들이 매달 수 백만원씩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망원시장 내에 위치한 망원시장상인연합회.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시장 내에 위치한 망원시장상인연합회. 사진=현유진 기자 [뉴스락]

망원동이 많은 인기를 얻자 기획부동산까지 가세하며 몇몇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터무니없이 올리려는 조짐을 보였다. 이에 망원시장상인회는 임대료대책위원회를 꾸려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불러오는 문제는 시장 내 상인 뿐 아니라 망원동에 거주하는 거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상권의 임대료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의 집세도 상승된다.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발생하는 소음이나 교통혼잡,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문제도 여전히 동반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투어리피케이션까지 이어지고 있어 망원동의 인기는 사실상 주민들에게는 웃음 나오는 상황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망원시장은 여전히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붐빈다.

망원시장의 인기가 순간에 끝날 게 아니라 영구 지속돼 주변 상권을 살리고 거주민들의 삶에 활기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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