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BHC가 자사의 권유·요구에 따라 가맹점주가 점포 환경 개선을 실시했음에도 부담해야 할 금액의 일부만을 부담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은 가운데 BHC가 가맹점협의회를 만들고 결국 거리로 뛰쳐나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8일 BHC의 ‘가맹사업법 위반행위 제재’에 대한 공지를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BHC는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기간 동안 사측의 요구 또는 권유에 따라 27명의 가맹점주가 점포 환경 개선에 소요한 비용 총 9억6900만원 중 가맹거래법상 사측이 부담해야 할 3억8700만원의 일부만 부담하고 나머지 1억6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본부가 권유·요구해 가맹점주가 점포 환경 개선을 실시하는 경우, 소요된 비용의 20%(점포의 확장·이전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 또는 40%(점포의 확장·이전을 수반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한다.

BHC는 가맹점의 점포 환경 개선을 자사의 주요 경영 목표로 설정·시행하고, 자사 직원에 대한 성과 평가시 점포 환경 개선 실적을 평가하는 등 점포 환경 개선을 조직적으로 독려했다.

또한 BHC는 2016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실시한 광고·판촉행사별 집행 비용(22억7860만원) 및 가맹점주가 부담한 총액(20억6959만원) 등 광고·판촉행사 관련 집행 내역을 법정 기한(2017년 3월 31일) 이내에 가맹점주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현행 법상 광고·판촉행사에 대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경우 그 집행 내역을 해당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가맹점 사업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에 공정위는 점포 환경 개선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BHC에 지급명령(1억6300만원), 향후 동일한 법 위반 행위 금지명령,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의 통지명령, 과징금 1억4800만원의 납부명령을 결정했다.

광고·판촉행사 집행 내역을 통보하지 않은 행위에는 향후 동일한 법 위반 행위의 금지명령과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의 통지명령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점포 환경 개선 비용 미지급 건은 법리적 해석이 다소 차이가 있어 한 달 뒤 나오는 서면의결서를 토대로 불복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광고 및 판촉 비용의 집행 내역 미공개 건은 단순 절차상 오류였으므로 보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이전부터 가맹점 우대를 외쳐왔던 점주들은 협의회를 결성해 지난 23일부터 거리에서 시위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전국 가맹점주 1400여명의 절반가량인 780여명이 참석했다.

가맹점협의회는 크게 ▲ 공정위 조치에 대한 후속 입장 발표 ▲ 주요 공급품 원가 내역과 품목별 마진율 공개 ▲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한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 주요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 공개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는 “갈등의 핵심은 지난해 27%라는 BHC의 영업이익률”이라며 “타 치킨업체도 6~9%인데 이는 점주 착취에서 비롯된 수익이며 외국계 사모펀드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BHC는 매출 2391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7%인데 같은 기간 교촌치킨은 6%, BBQ·굽네치킨은 각각 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BHC 측은 “외국계 사모펀드는 경영의 방향과 연관 없으며 높은 영업이익은 전문경영인을 두고 공급 및 유통과정에서 계열사로 인해 발생하는 중간 마진을 없앤 투명경영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협의회 측은 “투명경영을 한 결과가 공정위 징계”라면서 “외국계 사모펀드의 수익을 공개하라”고 맞서고 있다.

협의회는 생닭과 기름의 원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치킨 판매의 기본이 되는 생닭과 기름의 원가가 타 치킨업체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BHC는 이에 대해서도 “BHC의 해바라기유는 고올레산으로 만들어 원가 차이가 원래 상이하다”며 “생닭은 염지방법 및 절단방법이 브랜드마다 다르고 시세에 유동적인데, 업체마다 가격의 변동 폭이 다를 때가 있어 BHC 닭이 더 저렴할 때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BHC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얼마 전부터 박현종 회장과 임금옥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네 차례 간담회를 열고 점주들과 원가 인하 등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협의회를 결성해 단체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간담회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대화의 장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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